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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AI 디지털교과서 '졸속 논란', 도입 6개월 남았는데 아직도 실체 확인 불가

이동현 기자 smith@businesspost.co.kr 2024-09-23 15: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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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교육부는 2023년 6월 학생 1:1 맞춤형 교육시대를 위해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2028년까지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체육 등 특수성이 있는 과목을 제외한 대부분 과목에 AI 디지털 교과서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부터 초등학교 3~4학년과 중·고교 1학년에 일괄 도입되는 ‘AI 디지털 교과서’를 두고 ‘졸속 도입’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효과성이 검증되지 않은 학습 도구를 충분한 준비 없이 섣불리 적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 AI 디지털교과서 '졸속 논란', 도입 6개월 남았는데 아직도 실체 확인 불가
▲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의 교육부 부스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는 학교 교육, AI 학습, 인적 자원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학습 관련 IT기술과 제품이 전시됐다.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디지털교육협회,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가 주최한 이 행사에서는 다양한 사기업의 AI디지털교과서와 함께 교육부의 AI디지털교과서가 큰 주목을 받았다.

사기업의 AI 디지털 교과서들은 AI 기능을 탑재한 학습 자료와 함께 그동안 축적된 자체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별 학습자의 성취도를 측정할 수 있는 통계 분석 기능 등을 지원하고 있었다.

반면 교육부 부스에서 확인한 AI 디지털 교과서는 대부분의 기능이 사기업체보다 미흡했다. 부스 명칭 그대로 ‘시제품’으로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만 알 수 있었다.

교육부 부스 관계자는 “전시된 제품은 말 그대로 견본일 뿐”이라며 “검정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사기업의 제품이 검정을 거쳐 적용될 것이기 때문에 이해를 돕기 위해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교육부의 위탁을 받아 2024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제품들의 검정 심사를 하고 있다. 교육현장에 투입될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은 검정 과정이 끝나는 오는 12월쯤이다.

하지만 현장 교육부 관계자들과 AI 디지털 교과서의 실효성과 관련된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명확한 답변이나 정책 추진의 구체적 근거를 제시되지 않았다.
 
[현장] AI 디지털교과서 '졸속 논란', 도입 6개월 남았는데 아직도 실체 확인 불가
▲ 2025년까지 영어, 수학, 정보, 국어 등이 도입되고, 2028년까지 체육 등을 제외한 대부분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과목에 AI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계획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교육부 관계자는 “국가 단위로 AI 디지털 교과서를 적용하는 사례가 거의 없어 특정 사례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각계 각층의 전문가가 검정에 참여하는 만큼, 기준을 통과한 제품들을 통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종이 교과서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또 다른 교과서를 추가하는 것”이라며 “교사들이 여러 가지 학습 자료를 활용하는 것처럼 학습에 도움이 되는 도구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미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상당한 수준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광주시교육청 등 지방교육청들은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대비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스마트기기를 보급하고 있다. 교육부도 AI 디지털 교과서 관련 학습 환경 조성에 2024년 약 963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교육계에서는 도입 시기 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8월23일 성명서를 내고 “심사와 제품 검토 기간이 각각 2개월 남짓”이라며 “특히 현장 적합성 검토에 6개월이라는 기간을 책정했지만, 그것이 3개월로 축소된 상황에서 관련 사업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이 지난 9월11일 1794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4%의 교사가 디지털 교과서 전면 도입에 반대했다. 76%는 디지털 기반 수업이 공교육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80%는 디지털 기반 수업의 혁신성 자체에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AI 디지털 교과서를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전까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지난 8월20일 발간한 ‘AI 디지털 교과서의 법적 성격과 입법 과제’ 보고서를 통해 모든 학교가 AI 디지털 교과서를 선정·공급해야 하는 정책이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며, 중장기적 대안을 바탕으로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 지적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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