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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0월10일 아시아나항공 저비용자회사인 에어서울의 국제선 첫 취항식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 <뉴시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에서 벗어나게 될까?
검찰은 앞으로 대기업들이 미르와 K스포츠에 거액을 기부하는 과정에서 대가성 청탁이 오갔는지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미르에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7억 원을 출연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을 되찾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건이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 미르재단 기부와 한국메세나협회 회장 선임
3일 업계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검찰수사가 미르와 K스포츠에 거액을 출연한 기업들로 확대되면서 박 회장이 금호산업 되찾기에 나서는 와중에 최순실씨가 주도한 미르에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7억 원을 낸 점이 부각되고 있다.
박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청와대에 기업 총수들을 불러 문화체육사업에 대한 기업들의 후원을 당부한 다음날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이 자리에는 박 회장뿐 아니라 구본무 LG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3세 경영인들도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총수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자금 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박 대통령이 10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직접 재단 설립과정을 설명하며 “지난해 2월 문화체육 활성화를 위해 기업인들을 모신 자리에서 투자 확대를 부탁드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회장은 한국메세나협회장으로 활동하고 문화사업을 담당한 미르에 기금을 출연하는 등 박 대통령의 뜻을 충실히 따른 셈이다.
박 회장이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에 선임된 날은 금호산업 인수의향서 제출이 마감되면서 본격적으로 금호산업 인수전이 시작된 날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금호산업을 되찾았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난해 7월 금호산업 인수가격으로 1조213억 원을 제시했는데 박 회장이 처음 내놓은 가격은 6503억 원이었다. 긴 줄다리기 끝에 박 회장은 7228억 원에 금호산업을 품에 안았다.
◆ 금호타이어 노조 "출연 의사결정 공개해야"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미르에 낸 금액은 7억 원으로 다른 기업과 비교해 그리 많은 액수는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두 회사 모두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드시 그렇게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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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015년 2월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초청 문화체육 활성화를 위한 기업인 오찬에서 조윤선 당시 정무수석과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
금호타이어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4년의 40% 수준에 그쳤고 순손실도 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저비용항공사와 경쟁심화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기부 결정을 놓고도 논란이 빚어진다.
당시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을 되찾기 전이었던 만큼 박 회장의 지위는 대주주가 아닌 단순 관리인에 그쳤다. 그러나 기부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채권단과 논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최근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관리하는 입장인데도 4억 원을 미르에 기부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정확한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연세대 동문 인맥을 동원해 미르와 K스포츠 기금 출연에 도움을 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이 두 재단에 모두 3억 원을 냈는데 연세대 동문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도 돌고 있다. 박 회장은 연세대 총동문회장이고 서경배 회장은 연세대 상경·경영대 동창회장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