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연결기준으로 상반기 24.5%에 이른다. 기존 평균 10~15% 수준과 비교하면 10%포인트가량 확대됐다.
동아에스티에서 자체적으로 개량신약 후보물질 2종의 임상3상을 진행하면서 신약 후보물질을 확대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외부 신약 후보물질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외부 투자 시계도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2023년 12월 말 동아에스티는 신약개발사 앱티스 지분을 새로 취득했다. 올해 5월에도 아이디언스에 250억 원을 투입하면서 지분을 확보했다.
아이디언스는 일동홀딩스의 신약개발 자회사로 국내 제약사들끼리 합작사 방식으로 신약 개발을 함께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동아쏘시오그룹의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지난해 진행된 앱티스 지분 추가 인수에서도 3주 이내에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쏘시오그룹 관계자는 “강 회장이 그룹의 사회적책임경영과 신약개발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해 의사결정 과정을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의 적극적 투자 기조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솔솔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강 회장이 지난해 경영에 복귀했던 시점에 증설에 들어간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 에스티팜은 미국 의회가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생물보안법안의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에스티팜은 2023년 9월 제2올리고동을 신축하는 기공식을 열고 초기에만 11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리보핵산(RNA) 치료제의 후기 임상단계 후보물질 증가와 상업화 제품의 성장은 에스티팜과 같은 위탁개발생산(CDMO)기업에 기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이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이유는 강 회장의 경영 복귀 덕분으로 여겨진다.
강 회장은 2023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되면서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지속가능위원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지속가능위원회는 강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다. 해당 위원회에서는 신약개발과 디지털헬스케어 등 미래먹거리 및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논의하고 있다.
▲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사진)를 포함해 핵심 자회사 동아에스티도 신약후보물질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강 회장은 2017년 경영권을 물려받았지만 횡령과 불법 리베이트 제공 등의 혐의로 실형을 받아 7개월 만에 2년6개월의 수감생활을 했다.
강 회장은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2020년 출소한 이후 5년 동안 취업제한을 받게 되면서 동아쏘시오그룹 경영 공백도 더욱 길어질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2023년 8월 윤석열 정부의 ‘경제 살리기’ 광복절 특별사면에 강 회장이 포함되면서 예상보다 빨리 경영에 복귀하게 됐다.
강 회장의 경영 복귀에 따라 동아쏘시오그룹의 신약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동아에스티는 국내 최다 신약을 보유한 제약사로 꼽혔지만 강 회장의 6년 경영 공백이 있던 사이 대웅제약에 밀리고 있다.
기존 동아에스티는 국내 신약 37개 가운데 3개 신약을 개발하면서 국내 최다 신약개발사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대웅제약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로 34호와 제2형 당뇨병치료제 엔블로 36호를 연이어 개발에 성공하면서 동아에스티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이 계열사 경영을 맡고 있지만 강 회장이 신약개발 등에 조언을 하면서 상호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6월 동아쏘시오홀딩스 신용등급을 유지하면서 “동아에스티의 연구개발 투자 기조가 확대됐다”며 “특히 앞으로도 계열사 지원 및 신규사업 추진 등에 따라 자금 소요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