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선 현대해상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 전무가 12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서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사회적 기업과 대기업이 사용하는 ‘다른 언어’를 넘어서 협력해야 합니다.”
정경선 현대해상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 전무는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회적 가치를 연결하고 협력하며 성장하자는 의미로 대한상의에서 마련한 행사다. 올해 처음 열렸다.
정 CSO는 이날 개막행사 이후 정부와 민간, 학계, 협단체, 사회적 가치 생태계 등 다양한 분야 리더들이 모여 논의하는 ‘리더스서밋(Leaders Summit)’ 토의 좌장을 맡아 행사를 이끌었다.
정 CSO는 자신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임팩트 생태계’에서 오래 일한 점을 내세우며 사회적 기업과 대기업의 협력을 강조했다.
임팩트 생태계는 사회적 기업과 소셜벤처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협력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뜻한다.
정 CSO는 “대기업과 비영리단체, 사회적 기업, 국가 기관 등 다양한 협업 주체 사이 언어적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며 “여기서 말하는 '언어'는 기업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인 ‘이익’과 사회적 가치 창출 중심에 있는 ‘당위성’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기업이나 단체는 대기업과 협업할 때 구체적으로 이해관계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전달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대기업 입장에서도 왜 이 사업이 필요한지 당위성 중심으로 설득하는 등 협업하는 데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정경선 현대해상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 전무가 토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정 CSO는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으로 비영리단체와 대기업이라는 두 영역에 모두 몸담은 경험이 있는 만큼 행사 전부터 이번 토의 좌장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 CSO는 1986년 태어나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거쳤다.
대학 졸업 뒤 공익재단인 아산나눔재단에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2012년 비영리법인 ‘루트임팩트’를 설립하고 2014년에는 지속가능가치 관련 투자를 주로 하는 벤처캐피털(VC) ‘HGI’를 창립하는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꾸준한 관심을 보였다.
올해 초 현대해상에 입사해 본격적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데 여기서도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를 맡아 사회적 가치 창출 등 현대해상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략을 이끌고 있다.
현대해상은 정 CSO가 합류한 올해 1월 지속가능경영부문을 새롭게 만들었는데 이후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12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 현대해상 부스가 마련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현대해상은 주관사 가운데 하나로 이번 행사를 같이 준비했는데 현대해상의 사회적 가치 확대를 향한 노력은 이날 행사장 곳곳에서도 확인됐다.
현대해상은 행사에 정 CSO가 설립한 루트임팩트, HGI 등과 함께 행사장 가운데 큰 부스를 꾸몄다.
부스에서는 다양한 이벤트와 체험 가능 영역이 준비돼 사람들이 눈길과 발길을 끌었다. 부스 한편엔 대교에듀캠프와 연계한 아동 학습 관련 체험형 공간도 따로 마련돼 있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현대해상이 어린이보험 등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아동·청소년 연계 사회공헌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오후에는 각각 ‘저출생 시대의 사회적 책임’과 ‘지역에서 사람이 성장하려면?’이라는 주제로 2개의 소그룹 토의도 진행했다.
현대해상은 현재 청소년 학교폭력 예방 프로젝트, 장애아동 및 가족 지원, 초등학교 정규 수업 연계 환경 교육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보험업 중심 가치에 무게를 두고 아동과 청소년 관련 사회적 환원 활동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 정경선 현대해상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 전무(가장 왼쪽)가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관계자와 강연을 듣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이날 행사를 주최한 대한상의를 이끌고 있는
최태원 회장도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해 정부와 대기업, 시민단체, 학계 등 여러 사회적 주체가 함께하는 ‘협력의 힘’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개회사에서 “사회적 가치는 ‘같이’ 할수록 임팩트가 커진다”며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치고, 시민단체와 학계와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영역의 주체들의 힘을 모아야, 이른바 콜렉티브(집단적)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개회식 이후 ‘대한미국의 주요 사회문제와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리더스서밋 기조연설도 진행했다.
정 CSO는 개막식부터 리더스서밋, 행사장 참관, 점심 식사까지 오전 내내 재계에서 사회적 가치 전도사로 평가되는 최 회장과 함께 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