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스볼트 노동자들이 2022년 2월23일 스웨덴 스켈레프테오에 위치한 공장 주변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 배터리 희망으로 불리는 노스볼트가 비용 절감을 위해 배터리 소재 생산을 일부 중단하고 한국이나 중국 기업에서 구매할 가능성이 거론됐다.
노스볼트는 BMW에 납품하려던 배터리 물량을 맞추지 못해 최근 삼성SDI에 수주를 내줬다.
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노스볼트는 배터리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인 양극재 생산을 중단하고 이를 한국이나 중국 기업에서 구매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노스볼트가 배터리 소재 사업이나 에너지 저장장치(ESS) 관련 사업부를 아예 매각하거나 파트너사를 찾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와 함께 고용인원 7천 명 가운데 일부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피터 칼슨 노스볼트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핵심 사업에 집중해 고객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스볼트는 지역 내에 전략적으로 배터리 생산 기업을 육성하려는 유럽연합(EU)과 현지 완성차 기업이 투자해 만들어진 기업이다. 2021년 하반기 스웨덴에 유럽 최초 전기차 배터리셀 제조 공장을 짓고 생산을 시작했다.
노스볼트가 사업 축소와 비용 절감을 단행하는 이유로 전기차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배터리 제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노스볼트에서 배터리를 공급받던 독일 폴크스바겐이나 BMW 모두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면서 노스볼트 사업에도 어려움이 커졌다.
노스볼트가 자체적으로 생산량을 늘리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도 지적도 제기됐다.
스웨덴 스켈레프테오에 위치한 노스볼트 공장은 연간 생산 가능 용량이 16기가와트시(GWh)이지만 현재 생산량은 10%에 채 미치지 못한 1기가와트시 정도다.
이에 노스볼트가 BMW와 20억 달러(약 2조6800억 원)어치 계약을 지난 6월 취소당했는데 당시 계약 물량 일부가 BMW 협력사인 삼성SDI에 넘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스볼트가 기존 스켈레프테오 공장 생산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면서 스웨덴과 독일 그리고 캐나다에 생산 설비를 추가 건설하려던 계획도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피터 칼슨 CEO는 “어렵겠지만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방향이 유럽 배터리 산업을 구축할 수 있는 장기적 기반을 열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