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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프로 스마트폰에 맞설 활로 모색, '히어로13 블랙'부터 신제품 잇달아 출시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09-05 15: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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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프로 스마트폰에 맞설 활로 모색, '히어로13 블랙'부터 신제품 잇달아 출시
▲ 파블로 리마 고프로 제품 매니지먼트 부문 부사장이 5일 서울 종로구 누디트 익선A 스페이에서 열린 히어로13 블랙 출시 간담회에 참석해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고프로>
[비즈니스포스트] 액션캠 전문기업 고프로가 플래그십 모델 ‘히어로13 블랙’과 보급형 ‘고프로 히어로’를 잇달아 출시한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상향 평준화에 따른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프로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플래그십 모델 ‘히어로13 블랙’과 보급형 ‘고프로 히어로’ 출시 간담회를 열어 신제품을 글로벌 시장에서 같은 날 동시에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은 고프로가 대규모 구조조정과 사업전략 전환 계획을 발표 뒤에 내놓았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을 종합하면 고프로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이번 3분기부터 올해 연말까지 전체 직원의 15%인 140명 가량을 감원할 계획을 세웠다. 

고프로는 현지시각 8월6일 개최한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신제품 출시와 운영 비용의 대폭적인 절감을 통해 2025년에 흑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고프로는 올해 들어 1분기와 2분기 모두 순손실을 내고 있다. 히어로13 블랙이라는 신제품은 실적 반등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신제품에 쏠린 중요도를 반영하듯 간담회 현장에 마련된 40여 석의 취재진 좌석이 모두 들어찼다.

고프로는 2004년 첫 제품 출시 뒤 ‘액션캠’ 제품 카테고리를 개척한 뒤 현재까지 이 분야에서 부동의 글로벌 선두를 지키는 기업이다. 

그러나 생활 필수품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꾸준히 향상돼 촬영 기능만 갖춘 고프로가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중국 DJI나 인스타360 개발사 아라시비전과 같은 경쟁사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추격에 나섰다는 점도 최근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고프로 스마트폰에 맞설 활로 모색, '히어로13 블랙'부터 신제품 잇달아 출시
▲ 고프로가 선보인 플래그십 모델 히어로13 블랙(위쪽)과 보급형 고프로 히어로. 고프로 히어로 크기가 작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고프로의 분기별 매출은 2022년 3분기부터 2024년 2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yoy) 기준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고프로는 ‘정공법’을 선택한 셈이다. 

니콜라스 우드먼 고프로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이 제공할 수 없는 촬영 경험을 찾는 소비자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며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이번에 선보인 신제품도 고프로의 이러한 생존 전략을 반영하는 제품이다. 생존 전략을 담은 제품이라서 그런지 파블로 리마 고프로 제품 매니지먼트 부문 부사장이 직접 서울을 방문해 제품을 설명했다. 

이번에 발표한 플래그십 모델 히어로13 블랙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4가지 종류로 갖춰진 ‘HB-시리즈 렌즈’다. 

초광각이나 근접 촬영을 지원하는 렌즈를 고프로 본체에서 간단한 조작으로 갈아 끼울 수 있는 보조 부품이다. 스마트폰과 비교해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라 볼 수 있다. 종류별로 14만9천 원에서 19만9천 원까지 가격대로 형성됐다.

점점 비싸지는 스마트폰과 저렴한 중국산 액션캠 제품에 대응해 가격 경쟁력도 갖추는 방향으로 라인업을 늘리는 전략을 펼치는 점도 눈길을 끈다.

가성비로 고객을 늘리는 역할은 시작가 29만8천원 부터인 ‘고프로 히어로’가 맡는다. 히어로13 블랙보다 크기를 줄여 휴대성과 접근성을 높였다. 이날부터 예약 주문을 받아 9월22일 공식 배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른 보조 장비와 결합하는 부분인 마운트를 자석으로 탈부착하는 식으로 바꾼 점도 소비자 편의성을 고려한 부분이다.
 
고프로 스마트폰에 맞설 활로 모색, '히어로13 블랙'부터 신제품 잇달아 출시
▲ 간담회 현장 2층에 마련된 고프로의 한국 사업 연대기. 고프로는 니콜라스 우드먼이 친구들과 파도타기를 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자 2002년에 설립된 기업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프로는 여기에 더해 새로운 폼팩터인 스마트 헬멧 도입도 예고해 제품 다변화를 꾀하는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고프로는 올해 2월 호주 오토바이 헬멧 제조 기업인 포사이트를 인수한 뒤 2025년 새 제품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파블로 리마 부사장은 헬멧과 같은 신형 폼팩터 개발 진행 상황을 묻는 비즈니스포스트 질문에 ”다른 생산라인 관련 정보는 구체적으로 알리기 어렵다“라면서도 ”포사이트를 인수한 이유는 단순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뿐 아니라 안전성까지 고려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고프로가 신제품에서 확실한 차별화 요소를 증명해 주요 수요층인 영상 크리에이터를 넘어 일반 소비자 수요까지 이끌지 여부가 실적 회복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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