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사면복권을 위해 최순실 게이트의 주역인 차은택 감독이 주도한 각종 문화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혹해 하고 있다.
CJ그룹은 최순실씨가 주도한 미르와 K스포츠에도 수억 원을 출연해 검찰조사가 불가피한데 이런 의혹이 커질 경우 대대적인 수사를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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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현 CJ그룹 회장. |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경영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악재를 맞은 셈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이 제기되자 이런 의혹을 진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CJ그룹을 둘러싼 의혹의 핵심은 이재현 회장의 사면복권을 위해 최순실씨의 최측근인 차은택 감독이 추진한 문화사업에 조단위의 투자를 했다는 점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의 사면 등을 고려해 CJ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의혹”이라며 “문화사업 투자의 경우 이전부터 해당 사업을 관심있게 지켜보던 와중에 문화체육관광부 측에서 공식적으로 사업참여를 제안해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택씨는 나중에 들어왔을 뿐 정부주도사업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재현 회장은 2014년 9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12월 파기환송심에서도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공교롭게도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으로 선고돼 이 회장이 풀려날 길이 막힌 뒤 CJ그룹은 차은택 감독이 주도하는 문화사업에 뛰어들었다.
CJ그룹에서 문화사업을 맡고 있는 CJE&M은 경기도 고양관광문화단지에 한류 테마파크 ‘K컬처밸리’를 조성하는데 1조4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K-컬쳐밸리는 차은택 감독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문화창조융합벨트’의 핵심 사업이었다.
CJ그룹은 지난해 12월29일 K-컬쳐밸리 사업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문화창조벤처단지 개소식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손경식 CJ그룹 회장, 차은택 감독이 만난 직후였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세사람이 만난 뒤 CJE&M이 사업자로 선정된 것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곧 CJ그룹이 대통령 특사를 염두에 두고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인 셈이다.
CJE&M은 2월에 서울 상암동에 문화창조융합센터를 열기도 했다. 차은택 감독과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CJ헬로비전 커뮤니티사업본부장 출신 강명신 씨가 문화창조융합센터장을 맡았다.
CJ그룹관계자는 이에 대해 "강명신씨와 차은택씨는 아무 친분이 없는 관계"라고 해명했다.
CJE&M과 경기도가 6월 말 K-컬처밸리 용지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재현 회장은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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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은택 감독. |
CJ그룹은 이전에도 이재현 회장이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정부와 코드를 맞추려 한다는 말을 계속 들을 정도로 구명활동을 펼쳤다.
항소심 선고 전에도 CJ그룹 계열사들은 정부의 창조경제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또 CJ그룹 실세인 허민회 CJ오쇼핑 대표이사(당시 CJ그룹 부사장)가 최순실씨의 남편 정윤회씨와 만나기기도 했다. 물론 당시 CJ그룹은 우연히 마주쳤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회장 사면을 위해 선을 대려는 노력의 일환이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J그룹은 CJE&M이 8억, CJ가 5억 원을 미르와 K스포츠에 내는 등 모두 13억 원을 출연했다. CJ그룹이 이 돈을 출연할 당시 이재현 회장의 사면복권은 절대적 과제였다.
이와 관련해 CJ그룹 관계자는 “전국경제인연합 측에서 출연 요청이 들어왔다”며 “스포츠인재 육성 등 재단의 취지에 공감해 출연을 결정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