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기업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중국산 전기차를 비롯한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변경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바이든 정부가 전기차를 포함한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늦추거나 수위를 완화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관세 인상이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업들의 불만이 커지자 이를 수습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는 26일 “바이든-해리스 정부가 이른 시일에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안을 최종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며 “이는 처음 논의된 것보다 약한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5월 발표한 관세 인상안에서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세율을 기존 25%에서 100%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와 태양광 제품, 배터리 등에도 수입 관세가 높아졌다.
관세 부과 계획은 당초 8월부터 시행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미국 정부는 이와 관련한 의견을 면밀하게 검토하려는 목적으로 시기를 9월까지 늦췄다.
로이터는 미국 자동차 제조사와 전력장비 기업 등이 정부의 관세 인상안을 완화하거나 늦추는 대안, 예외 조항을 확대하거나 계획을 아예 철회하는 방안 등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이 원가 인상으로 이어져 경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의 선택이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출마 이후 처음으로 나오는 무역 관련 정책적 행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미국 정부가 기업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중국산 수입품 관세율을 낮추거나 미룬다면 공화당의 거센 공세를 받게 될 공산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호무역 정책을 전면에 앞세우고 있는 만큼 민주당 정부와 차별점을 부각하는 전략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바이든 정부의 계획대로 고율 관세 인상안을 강행한다면 기업들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쉽지 않은 선택을 앞두고 있다며 정치적 난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바라봤다.
미국 기업들은 철강과 흑연, 배터리와 컨테이너용 크레인 등 바이든 정부가 관세 인상을 계획한 여러 품목을 두고 기준을 완화하거나 시행 시기를 미뤄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