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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터널 시공역량 고도화, 지하화 흐름 타고 해외 사업기회 적극 모색

김바램 기자 wish@businesspost.co.kr 2024-08-22 16: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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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건설이 국내를 넘어 중동, 남미, 북미 등 해외 곳곳에서 터널 공사에 도전한다.

현대건설은 터널 시공기술 역량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며 사업기회를 찾고 있다. 아직까지 터널공사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국내외에서 터널공사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 향후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터널 시공역량 고도화, 지하화 흐름 타고 해외 사업기회 적극 모색
▲ 현대건설이 국내외에서 쌓은 터널 시공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수주 기회를 적극 물색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싱가포르 전력 터널 프로젝트 NS3공구. <현대건설>

22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15일 파나마에서 TBM 공법을 활용해 파나마운하 아래로 해저 터널을 건설하는 공사에 돌입했다. TBM(터널보일링머신)은 원통형의 길고 거대한 굴착기를 활용해 암반을 깎으면서 터널을 굴착하는 공법이다.

해저터널 공사는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알부룩역과 파나마 파시피코역을 잇는 총연장 5.6㎞ 구간에서 진행된다. 사업 규모는 3억5천만 달러(약 47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파나마 정부는 3호선 철도의 파나마 운하 횡단을 위해 운하 위로 신규 교량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사업이 무산되면서 대신 해저 터널을 뚫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2021년 2월 착공한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건설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는데 추가 수주에 성공하면서 이 사업도 도맡게 됐다.

현대건설은 세계 최초로 TBM 공법에 ICT(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TBM 통합운전관리시스템(TADAS)를 개발하는 등 탄탄한 터널 시공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7월에는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 3호선 지하터널 구간공사에 TBM 공법을 적용해 3년 만에 공사를 재개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유일 지하터널실험실 보유 업체로 터널 기술력 확보에 많은 자원을 투입해 왔다.

1996년 NATM 공법 테스트를 위해 시험터널을 처음 준공했다. NATM 공법은 암반을 콘크리트로 고정한 뒤 암반에 작은 구멍을 뚫고 폭약을 터뜨려 굴착하는 방식이다.

TBM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고 암반에 충격을 준다. 그 뒤 2013년 TBM 공법을 연구하기 위해 터널실험실을 추가로 만들고 TBM 공법을 고도화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국내 최초로 지하 터널 무선 통신 기술과 안전 솔루션을 통합한 스마트 안전 시스템 HITTS를 구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HITTS는 터널과 지하 구간에서 와이파이 무선통신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

현대건설은 국내에서 다수의 터널공사 이력을 쌓아 왔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토목분야 턴키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인 남양주 왕숙 국도47호선 이설(지하화)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4.3㎞ 지하차도와 5.2㎞ 터널이 포함된 공사다.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 국내 최대 깊이이자 도심지 최장 지하터널인 서부간선 지하도로 등 터널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공사를 따낸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에는 해외 터널공사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삼성물산과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2022년 6월 사우디 네옴 런닝 터널공사 착공에 들어갔다. 완공예정일은 2025년 12월 말이며 기본도급액이 6551억 원에 이른다.

이 사업은 사우디 북서부 지역에 총연장 28km의 고속 및 화물철도용 터널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4‧5공구의 12.53km를 담당하는데 NATM 공법을 활용한다.

중동건설전문지 MEED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스파인(Spine) 프로젝트와 델타JCT(Delta Junction) 프로젝트에도 팀을 이뤄 입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스파인 프로젝트는 170km 길이에 이르는 ‘더라인’ 양 끝단을 지하에서 운송시단이 지나갈 수 있도록 하는 터널공사다. 델타JCT는 네옴 커넥터(더라인-옥사곤 연결철도)와 스파인을 연결하는 인프라사업이다.

현대건설은 선진 건설시장인 미국에서 뉴저지주 팰리세이드 터널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꾸리기도 했다. 8월1일자로 입찰에 탈락하며 고배를 마셨지만 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현대건설 이사회에서 신용공여를 의결할 정도로 의지를 보였다. 
 
현대건설 터널 시공역량 고도화, 지하화 흐름 타고 해외 사업기회 적극 모색
▲ 정부가 올해 세운 400억 달러 해외수주 목표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사진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핵심인 최첨단 친환경 미래도시 '더 라인' 조감도. <네옴 공식 홈페이지>

세계적으로 지하공간 수요가 커지고 있어 현대건설의 해외 터널 사업기회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연구원은 올해 2월 발간한 ‘지하도로 사업의 패러다임 변화’ 보고서를 통해 “교통시설 포화와 도시 토지가격 상승으로 도로의 수평적 확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이에 최근 국내·외 주요 도시에서는 지하공간을 교통시설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고 짚었다.

일례로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좁은 국토를 최대로 활용하기 위한 방책으로 하수처리시설, 유류기지 등 주요 인프라를 지하에 만들고 있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은 지하철과 지하도로 등 다수의 시공 사업을 발주했으며 우리 건설사들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도 싱가포르 남북 전력 터널 프로젝트 NS3 7.3km 구간 시공을 맡은 바 있다.

싱가포르 이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터널 및 지하도로 시공사업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센트럴 70’, 스웨덴 스톡홀름 ‘E4 바이패스’ 도로가 개통했다. 둘 모두 도시를 지나는 교통시설을 지하화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다만 아직까진 현대건설은 지난해 터널을 비롯한 토목 사업 비중이 9%에 불과해 건축/주택 부문 64.9%, 플랜트/전력 부문 22.4% 보다 크게 낮다. 

이와 관련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2024년 경영전략 일환으로 해외 사업분야 사업 강화 초점 맞추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주 조건에 맞는 우량 사업지 발굴 및 수주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토목은 건설 공사에서도 기초가 되는 핵심 사업 중 하나로 TBM을 이용한 국내외 다수의 사업 수행 경험 등을 토대로 터널 사업 확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바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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