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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바이오 기술수출로 흑자 바라봐, 차상훈 '신약개발 플랫폼' 상업화로

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 2024-08-21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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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바이오 기술수출로 흑자 바라봐, 차상훈 '신약개발 플랫폼' 상업화로
▲ 차상훈 에이프릴바이오 대표이사가 상반기 흑자전환에 힘입어 SAFA 플랫폼 상업화에 시동을 건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신약개발 전문회사 에이프릴바이오가 기술수출에 힘입어 상장 2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을 바라보고 있다.

차상훈 대표이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적이 탄탄해지는 구간에 진입한 것을 계기로 삼아 2025년부터는 신약개발에 쓰이는 플랫폼 사업의 상업화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이프릴바이오는 신약후보물질 임상 진입에 따른 기술수출료 추가 유입으로 상반기에 이어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에이프릴바이오는 올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267억 원, 영업이익 66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 매출 207억 원, 영업이익 156억 원을 거뒀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보다 못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다만 연구개발비가 많이 소요되는 신약개발 회사의 특성상 흑자를 내기 쉽지 않다는 점과 수익을 위한 부가사업이 아니라 본업으로만 성과를 올리게 된다는 점에서 에이프릴바이오의 연간 흑자 전환에 의미는 적지 않다.
 
에이프릴바이오 기술수출로 흑자 바라봐, 차상훈 '신약개발 플랫폼' 상업화로
▲ 차상훈 에이프릴바이오 대표이사. 

에이프릴바이오가 올해 상장 이후 첫 흑자를 낼 수 있는 배경은 기술 수출이다. 정확히 말하면 SAFA 기술인데 이는 약효 단백질의 반감기(약물의 농도가 정점에서 절반까지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를 증가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항체에 약효물질을 붙여서 체내에 투여하면 약효물질이 체내 혈액에 있는 알부민에 붙어 몸속을 순환하며 타깃에 도달한다. 최대 4개의 약효 단백질을 결합할 수 있으며 결합 가능한 약효물질 종류도 항체, 싸이토카인 등 다양하다는 점에서 확장성도 있다. 

SAFA 기술로 발굴한 후보물질의 누적 기술수출료는 약 1조2천억 원에 이른다. 에이프릴바이오는 7월 에보뮨과 APB-R3를 약 4억7500만 달러(약 6558억 원)에, 2021년 룬드벡에 APB-A1을 총 4억4800만 달러(약 5400억 원)에 각각 기술이전했다. 

내년 전망도 밝다. 룬드벡은 2025년에는 새로운 적응증인 다발성경화증(MS) 환자 대상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APB-R3도 2025년 1분기 아토피 환자 대상 임상2상 진입을 앞두고 있어 추가 기술료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두 회사와 계약은 각각 3개 적응증을 놓고 이뤄진 만큼 후보물질 적응증이 4개 이상으로 확대된다면 신규 계약 체결도 가능하다.  

차 대표는 SAFA 기술을 적용한 신약 후보물질들이 잇달아 성과를 낸 덕분에 든든한 자금과 SAFA 연구 데이터를 손에 거머쥐게 됐다. SAFA 플랫폼 상업화에도 속도를 낼 수 있는 환경도 동시에 조성되는 분위기다.

플랫폼 수출은 파이프라인(후보물질)과 달리 여러 제약사에 중복으로 수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는 기술이전을 마치면 또 다른 후보물질을 개발해야 했으나 플랫폼 자체를 수출하면 임상 단계를 거칠 필요가 없어 시간과 비용, 인력을 절감할 수 있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플랫폼 수출 규모는 신약후보물질 기술수출과 단순비교하기 어렵다”며 “계약 방식은 기존과 비슷하게 계약금과 판매 로열티를 수취하는 구조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프릴바이오 사업구조는 글로벌 헬스케어기업 사노피에 인수된 벨기에 바이오기업 아블링스와 비슷하다.

아블링스는 알부민 바인딩 기술에 항체를 붙인 '나노바디' 플랫폼을 바탕으로 애브비, 머크, 노바티스, 사노피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업했고 2018년 사노피에 약 39억 유로(5조7천억 원)에 인수됐다. 나노바디 플랫폼을 적용해 개발한 대표 약물로는 상반기 매출 1억1300만 달러(약 1506억 원)을 올린 희귀혈액응고장애치료제 '카블리비‘가 있다. 
 
에이프릴바이오 기술수출로 흑자 바라봐, 차상훈 '신약개발 플랫폼' 상업화로
▲ 플랫폼 기술수출은 여러 제약사에 중복 수출이 가능하며 임상 단계가 필요없어 비용이 절감된다.

차 대표는 SAFA 플랫폼 사업이 아블링스처럼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업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라고 보고 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NASH(대사이상 지방간염) 치료제와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개발사를 겨냥해 SAFA 플랫폼을 확장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GLP-1 계열 치료제는 듀얼 및 트리플 아고니스트와 2주에서 한 달 제형 개발을 목표로, ADC는 다중 타깃에 반감기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비만치료제 삭센다는 매일 1회 주사해야 하며 위고비는 1주일에 1회 투여해야 해 SAFA 플랫폼을 통해 2주 제형이 개발된다면 투약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듀얼 아고니스트는 체내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인슐린 분비, 식욕 억제를 돕는 GLP-1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 NASH 신약을 말하며 트리플 아고니스트는 글루카곤, GLP-1뿐 아니라 인슐린 분비 촉진과 항염증 작용을 하는 GIP 수용체까지 활성화하는 삼중 작용 NASH 치료제를 의미한다.

에이프릴바이오가 유럽간학회(EASL)에서 발표한 APB-R3 연구결과에 따르면 NASH 대상으로 GLP-1과 병용투여할 때 단독투여 대비 높은 치료효과가 확인됐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 등 GLP-1 개발사들이 NASH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APB-R3의 가치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 대표는 현재 SAFA 플랫폼 사업 '개념입증(PoC)'에 한창이다. 그는 PoC에 성공하면 특허를 출원하고 2025년부터는 후보물질보다 플랫폼 수출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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