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2024-08-16 15: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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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카드사 가운데 해외진출에 가장 활발한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상반기에도 해외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것인데 하반기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법인을 중심으로, KB국민카드는 캄보디아법인 2곳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 기회를 모색한다.
▲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줄어든 순이익을 거뒀다.
16일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반기보고서를 보면 두 곳 모두 상반기 해외사업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한카드는 해외법인에서 상반기 순이익 64억4100만 원을 냈다. 1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신한카드 해외법인 가운데 자산 규모가 가장 큰 베트남법인의 적자가 전체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KB국민카드는 순손실 26억7400만 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캄보디아법인 아이파이낸스리싱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적자 규모를 절반가량 줄였지만 나머지 3곳의 해외법인 실적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KB국민카드는 캄보디아 2곳(KB대한특수은행, 아이파이낸스리싱), 인도네시아(PT KB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 태국(KB제이캐피탈) 등 해외법인 4곳을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중국경기 둔화 등 동남아국가의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고객실질소득이 감소하면서 진출국의 금융환경이 악화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각국 정부 주도로 진행된 ‘채무재조정자산 상환유예 프로그램(특별금융)’이 종료되면서 신용리스크가 확대돼 해외법인 성장성에 제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국내 카드업계에서 글로벌부문 강자로 꼽힌다.
국내 카드사 가운데 해외법인 자산 규모가 1조 원을 넘기는 곳은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뿐이다.
하지만 두 곳 모두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해외사업에서 실적이 후퇴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지난해 해외법인 순이익이 2022년보다 각각 71.7%, 97.9% 줄었다.
다만 하반기에는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특히 카자흐스탄 자동차 금융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신한파이낸스의 성장세에 기대를 싣고 있다.
신한파이낸스는 이달 초 카자흐스탄 중고차판매 1위 딜러기업인 아스터오토와 손잡고 합작법인(JV)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이와 동시에 카자흐스탄 자동차판매 1위 기업 아스타나모터스와 업무협약도 맺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가 실적 개선세를 보인 점도 하반기 반등 기대감을 더하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맨 오른쪽)과 관계자들이 8월2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더리츠칼튼알마티에서 열린 '신한파이낸스와 아스터오토 합작 법인 출범식'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신한카드>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상반기 순손실 25억300만 원을 냈으나 2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순이익 27억6600만 원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적자에서 2분기 흑자전환한 것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베트남은 지난해 경기 침체로 건전성이 다소 약화했으나 자격기준 강화조치를 통해 올해 연체지표를 개선하는 등 턴어라운드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다소 주춤했던 영업력도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 실적전망에 긍정적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캄보디아에서 반등 기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를 목표로 캄보디아법인 2곳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담보대출과 신차 및 중고차 할부금융, 카드서비스 등을 취급하는 KB대한특수은행과 오토바이, 자동차 등의 리스를 취급하는 아이파이낸스리싱을 합병하면 사업영역 확장에 따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합병 뒤 하나의 법인으로 관리하게 되면서 비용 효율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캄보디아법인은 무리한 성장보다는 자산축소 방어와 연체·회수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해외 법인의 수익성 회복과 지속 가능한 내실 성장 기반 마련을 최우선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