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일감확보를 위해 신규수주를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림산업은 그동안 이란과 신뢰관계를 오랜 기간 쌓아왔는데 이해욱 부회장이 이를 바탕으로 이란에서 대규모 수주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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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3분기 실적을 냈지만 여전히 해외 신규수주가 저조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림산업은 3분기에 매출 2조4574억 원, 영업이익 1307억 원을 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92.1% 늘어났다. 3분기 연속으로 깜짝 실적을 냈다.
하지만 신규수주가 부진하다. 대림산업은 3분기에 신규수주액 1조816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신규수주 규모가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특히 해외수주가 문제다. 대림산업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해외에서 2800억 원을 수주했다. 대림산업이 올해 해외수주 목표로 세운 4조8천억 원의 5.9%에 불과하다. 다른 경쟁건설사들의 해외수주 규모와 비교해도 30-40% 수준에 머문다.
신규수주는 앞으로 실적을 결정한다. 대림산업은 올해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신규수주가 부진할 경우 앞으로 외형이 위축될 수 있다.
대림산업이 3분기 말 보유하고 있는 수주잔량은 29조2823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9조5137억 원의 매출을 냈던 점을 감안하면 3년 치가 조금 넘는 일감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수주잔량 내용을 보면 앞으로 상황을 낙관할 수는 없다.
대림산업은 3분기 말 기준으로 국내 주택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건축부문의 수주잔량이 18조9045억 원이나 된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건축부문의 수주잔량은 1조3120억 원 늘었다.
하지만 해외에서 대부분의 수요가 발생하는 토목과 플랜트부문의 수주잔고는 10조377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1.4% 줄었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주택시장이 향후 공급과잉의 덫에 걸려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감안할 때 이해욱 부회장에게 해외에서 수주를 회복하는 일은 더욱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4분기에 이란에서 대규모 수주를 따내 수주부진을 만회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5월에 박근혜 대통령이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이란을 방문했을 때 동행했다. 최근 저유가 탓에 중동 발주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시장을 수주가뭄을 끊어낼 수 있는 기회로 여긴 것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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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5월2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우리은행 이란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 |
특히 대림산업이 이란과 오랜 기간 신뢰관계를 두텁게 쌓아왔던 점을 고려하면 다른 건설사보다 수주경쟁력에서 앞서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대림산업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먼저 이란에 진출했다. 현지에서 ‘이란 터줏대감’으로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강하다. 특히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 공군기의 폭격 탓에 다른 건설사들이 사업을 중단하고 이란을 떠난 반면 대림산업은 현지지사를 철수하지 않고 공사를 계속해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은 이미 가계약 체결을 마친 2조 원 규모의 박티아리댐 건설공사와 2조5천억 원 규모의 정유화학플랜트 건설공사의 본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건설사들이 이란에 진출하기 위한 제도들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대림산업은 이란과 가장 가깝게 닿아 있는 건설사로 향후 3~4년간 이란에서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