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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 유도로켓·로봇 들고 첫 미국 진출, 신익현 K-방산 새 전성기 연다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4-07-16 1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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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 유도로켓·로봇 들고 첫 미국 진출, 신익현 K-방산 새 전성기 연다
▲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진출로 방산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 LIG넥스원 >
[비즈니스포스트] LIG넥스원이 역대 최대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최대 실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가시화한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 진출을 통해 회사의 과거 전성기를 뛰어넘는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16일 LIG넥스원 IR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올 1분기 말 기준 19조2876억 원의 역대급 수주 잔고 쌓았다. 작년 매출 2조3086억 원 기준 8년치가 훌쩍 넘는 일감 확보한 셈이다.

LIG넥스원이 최근 수주잔고를 크게 늘린 데는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 지난해 4분기 사우디아라비아에 각각 약 2조7천억 원, 4조3천억 원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II 수출을 성사시킨 영향이 컸다. 2021년 말 8조3천억 원 규모였던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는 작년 말 19조5934억 원으로 배 넘게 증가했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은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수년간 두 자릿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IG넥스원의 올해 연간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실적전망 평균치)는 전년보다 29.3% 증가한 2409억 원으로 전망된다. 전망치대로라면 첫 영업이익 2천억 원 돌파와 함께 3년 연속 연간 최대 영업이익 신기록을 쓰게 된다.

회사는 2015년 영업이익 1122억 원을 낸 뒤, 방산비리 의혹에 휘말리고 대규모 개발사업 손실충당금을 인식하는 등 경영난을 겪으며 2017년 영업이익이 31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그 뒤 2020년 637억 원, 2021년 97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회복세를 보이다 해외 수출 확대에 힘입어 2022년 역대 최대 영업이익 1791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에도 1864억 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공군 준장 출신인 신 사장은 2017년 전략기획전문위원으로 LIG넥스원에 합류한 뒤 감시정찰사업부장, C4ISTAR(지휘통제통신·감시정찰·표적획득)사업본부장, C4ISTAR사업부문장 등을 거쳐 올해 1월 초 사장,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LIG넥스원 유도로켓·로봇 들고 첫 미국 진출, 신익현 K-방산 새 전성기 연다
▲ LIG넥스원의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회사는 12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 해역에서 시험 발사한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6발을 모두 명중시키며 해외비교시험(FCT) 최종 시험평가를 통과했다. FCT는 미국 국방부가 현지에서 생산되지 않는 동맹국 방산기업의 우수 기술을 평가해 미국이 추진하는 개발·획득사업으로 연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신 사장은 미국 현지에서 이번 최종 시험평가를 진두 지휘한 뒤 "방위사업 불모지였던 나라에서 약 반세기 만에 미국에 유도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비궁은 2019년 미국 FCT 프로그램 대상 무기체계로 지정된 뒤 이번 최종 시험까지 100% 명중률을 기록했다.

비궁은 해상 이동표적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고 LIG넥스원이 참여해 2016년 개발을 마무리한 2.75인치 유도로켓이다. 약 7cm의 작은 직경에 유도조종장치 등이 탑재돼 '발사 뒤 망각'(fire-and-forget) 방식으로 다수의 표적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다.

회사는 당초 북한의 공기부양정 등을 타격하기 위해 차량에 탑재해 발사하는 무기체계로 개발된 비궁을 수출하기 위해 소형 무인수상정에 탑재할 수 있는 2.75인치 유도로켓용 발사대를 자체 개발했다.

회사는 이번 시험발사 성공에 따라 미국과 수출 계약 체결에 주력하고, 이후 해외 다른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작년 10월부터 미 해군과 소요 제기 활동에 착수했고, 미 해군이 검토 중인 무인화 운용개념에 맞춰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실제 계약까지는 미 해군 소요 제기, 예산 확보, 계약 검증 등의 단계가 남아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비궁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수출 협상이 진행돼 내년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대한민국 유도무기 최초 미국 수출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달 말 미국 로봇 제조사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미국 로봇 방산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앞서 회사는 작년 12월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로봇업체 고스트로보틱스(GRC)의 지분 60%를 약 3150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LIG넥스원 유도로켓·로봇 들고 첫 미국 진출, 신익현 K-방산 새 전성기 연다
▲ 고스트로보틱스가 제작한 4족보행 로봇 '비전60'. <고스트로보틱스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LIG넥스원 관계자는 "고스트로보틱스 이달 말 인수 완료를 목표로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2015년 설립된 고스트로보틱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함께 글로벌 4족보행 로봇(로봇개)의 양대 업체로 꼽힌다. 

고스트로보틱스가 만든 4족보행 로봇 '비전60'은 수백대가 이미 미국 공군에 투입돼 기지 주변 순찰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비전60은 경쟁사 로봇과 비교해 긴 배터리 지속시간, 부품 모듈화, 뛰어난 기동성 등의 장점을 갖춰 군사적 활용에 가장 부합하는 4족보행 로봇으로 알려졌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의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로 비궁 외에 현재 미국 수출을 추진 중인 현궁, 천궁, 신궁 등의 미국 진출이 더 빨라질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센서 등이 LIG넥스원 제품과 결합돼 방산용 로봇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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