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유한양행이 국내 항암 신약으로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품목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유한양행은 얀센과 함께 최근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히는 미국 임상종양학회에서 내놓은 렉라자 병용요법의 임상 결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허가가 이뤄진다면 이후 성장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사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얀센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8월 중에 미국 FDA 품목 허가 여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FDA는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과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제 병용요법의 승인 여부를 8월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존슨앤드존슨이 신청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얀센의 이중항체 폐암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에 대한 우선심사 신청을 FDA가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FDA의 우선심사 제도는 의약품이 심각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판단되거나 해당 의약품을 승인했을 때 중증 질환의 치료나 진단 예방의 안전성 또는 효과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지정된다. 일반적 허가 심사 기간은 10개월이지만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면 기간이 6개월 이내로 단축된다.
두 약물이 이미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단독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만큼 병용요법의 FDA 허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얀센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 요법 임상 결과는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히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에서 우수 성과에 수여하는 ‘베스트 오브 아스코’에도 선정됐다.
구체적으로 유한양행의 파트너사인 얀센이 실시한 '레이저티닙-피하주사제형의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정맥주사제형의 아미반타맙'의 비교 임상3상인 ‘팔로마-3’이 학회에서 주목을 받았다.
세계 3대 암학회에서 임상 연구 결과가 우수 성과로 인정받은 만큼 추후 품목허가를 받으면 유럽 등에도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는 해당 연구 결과와 관련해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존 정맥주사 제형과 비교해 우수한 임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베스트 오브 아스코에 선정됐다”며 “얀센이 팔로마-3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유럽 의약품기구(EMA)에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티맙 피하제형(SC) 병용요법 승인 신청을 완료함에 따라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도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바라봤다.
유한양행 임직원이 최근 자사주 매입 행렬을 보이는 배경에도 렉라자의 미국 FDA 승인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열홍 유한양행 R&D총괄 사장이 5월28일 장내매수를 통해 200주를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김재용 기획재정부문장 상무가 6월4일 440주, 7월4일 이병만 경영관리본부장 부사장과 유재천 약품사업본부장 부사장이 각각 1천 주씩 자사주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나 책임경영 등을 위해 임직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는 많다. 현재 유한양행의 상황을 보면 이러한 상황이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 만큼 렉라자 병용요법의 FDA 승인에 대한 자신감이 자사주 매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유한양행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제품 이미지. <유한양행>
유한양행이 이번에 미국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게 되면 국내 항암 신약으로서는 처음으로 승인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물론 국내 의약품이 미국 FDA에서 국내 신약이 인정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주류로 꼽히는 항암제 시장에서 신약으로 처음이 된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이 승인된다는 것은 곧 렉라자의 미국 판매 길도 넓어진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글로벌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으로 약 40조 원에 이른다. 비소세포폐암은 소세포폐암이 아니라는 말로 크기가 작은 소세포폐암과 달리 암세포 크기가 비교적 큰 폐암을 이르는 통칭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허가를 받게 되면 메인 스트림에서 국내 신약이 해외 기술수출에 성공해 품목허가를 받게되는 첫 사례”라며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트렌드인 만큼 폐암치료제 시장도 규모가 커지고 있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단일 의약품 매출 1조 원 이상)’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