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아이폰을 비롯한 제품에 인공지능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맥북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기술 '애플 인텔리전스'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자체 인공지능(AI) 기술 ‘애플 인텔리전스’를 음성비서 서비스 ‘시리’에 본격적으로 적용하는 시기가 내년 상반기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미 ‘갤럭시AI’를 앞세워 인공지능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는데 내년 초 선보일 갤럭시S25 시리즈도 애플 아이폰에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애플은 시리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신기술과 관련해 내년 초까지 충분한 시간을 들여 베타테스트를 진행하며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 기기 사용자가 실제로 새 버전의 시리를 사용할 수 있는 시점은 일러도 내년 봄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은 최근 개발자회의를 통해 시리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신기술을 공개했다. 시리가 현재 실행중인 앱을 인식하고 이와 관련한 여러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시리는 사용자가 보는 화면에 맞춰 실시간으로 다음 작업을 예측해 제안하거나 일부 앱에서 사진 편집, 공유 등을 자동으로 실행한다.
그동안 시리 서비스가 사용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등 단순한 기능을 구현했던 것을 넘어 편의성을 크게 높이는 진정한 인공지능 비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새 기능은 내년 상반기가 되어서야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이폰이 인공지능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시기도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시리를 통해 오픈AI ‘챗GPT’ 등 챗봇을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은 올해 안에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지만 이는 별도의 앱 실행 과정을 생략해 편의성을 높이는 차원에 그친다.
따라서 애플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미 본격화된 인공지능 기술 경쟁에 참전하는 시기도 그만큼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를 앞둔 갤럭시S25 시리즈 판매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에 적용된 인공지능(AI) 기술 사용 예시. |
삼성전자는 이미 올해 선보인 갤럭시S24 시리즈를 인공지능 스마트폰으로 적극 홍보하며 구글 기술 기반의 인공지능 ‘갤럭시AI’를 핵심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갤럭시AI는 자동 사진 편집이나 이미지 인식 후 검색, 실시간 통화 번역 등 차별화된 기능으로 호평을 받으며 출시 초반부터 양호한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다.
차기작인 갤럭시S25 시리즈의 인공지능 기능은 이보다 더욱 발전할 공산이 크다.
구글도 하반기 출시하는 신형 ‘픽셀’ 시리즈에 인공지능 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다양한 편의기능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결국 진정한 인공지능 아이폰을 이들 경쟁사보다 훨씬 늦게 선보이면서 경쟁에서 더욱 뒤처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하반기 출시되는 아이폰16 시리즈의 인공지능 기술은 소비자들의 교체수요를 대거 자극할 가능성이 높은 요소로 주목받으며 증권가에서 낙관적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시리에 적용되는 핵심 기능 업데이트가 내년으로 미뤄지면 아이폰16 출시 초반에 판매 기여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애플이 삼성전자 등 다른 제조사에 맞서 인공지능 스마트폰 패권 경쟁에 참전하는 시기는 내년이나 그 이후를 기약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또한 인공지능 기술을 우선 미국 영어에만 적용하고 더 많은 언어는 순차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글로벌 시장에 기술 상용화 시기도 여전히 불투명한 셈이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애플의 시리 업데이트에 맞서 자체 인공지능 경쟁력을 더 끌어올릴 시간도 충분해졌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인공지능에 ‘올인’ 전략을 구체화한 만큼 삼성전자의 맞대응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이미 인공지능 스마트폰 선두업체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글이 하반기 출시하는 신형 픽셀 스마트폰을 애플 아이폰보다 먼저 선보이려는 점도 인공지능 기술에서 애플에 우위를 강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여전히 인공지능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