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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헌의 밴드게임, 카카오톡게임에 역부족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8-07 15: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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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헌의 밴드게임, 카카오톡게임에 역부족  
▲ 김상헌 네이버 사장

네이버가 야심차게 내놓은 밴드게임이 고전하고 있다. 게임개발사들이 잇달아 밴드를 떠나고 있다.

네이버의 밴드는 카카오톡 게임의 대항마로 게임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주목을 받았지만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인 모임을 기반으로 한 밴드의 장점이 게임에서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 하나둘 짐싸는 게임개발사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현재 밴드게임 인기 1~2위인 ‘역전! 맞짱탁구’와 ‘라바팅크’를 서비스하는 아프리카TV와 코카반이 최근 카카오와 계약을 맺었다. 이 게임들은 곧 카카오톡을 통해 다시 출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넥슨도 밴드게임 순위 3위인 ‘영웅의 군단’을 지난달 말 카카오톡 게임으로 재출시했다. 처음으로 밴드에 입성했던 ‘퍼즐푸’도 약간의 수정을 거친 뒤 카카오톡 게임으로 다시 나온다.

이처럼 인기게임들이 밴드를 떠나면서 모바일게임의 주도권이 완전히 카카오톡으로 넘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무료 인기게임 순위 100위권 내 밴드게임은 65위인 ‘퍼즐이냥’ 단 1개뿐이다. 매출액 순위 100위권에 하나도 없다.

반면 카카오톡 게임은 무료 인기게임 순위 10위권 내에 6개, 매출액 순위 10위권 내에 7개가 들어있다. 각각 1위도 모두 카카오톡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클릭이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밴드게임 이용자 1인당 월평균 이용시간은 3시간24분으로 카카오톡 27시간보다 훨씬 적다.

◆ 게임사들이 밴드를 떠나는 이유

밴드게임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이유로 까다로운 밴드 가입과 차별화 실패가 꼽힌다.

밴드는 특정 모임에 가입한 사람들을 기반으로 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30~40대 이상의 동창이나 지인 모임이 많다. 이들은 밴드에 모여 게시물과 사진을 올리고 일정을 공유한다.

밴드가 카카오톡과 다른 단체 위주의 SNS라는 점은 밴드가 내세울 수 있는 최대 강점이자 차별점이다.

밴드게임 역시 지인이나 친구 등 지인끼리 게임으로 경쟁하도록 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밴드의 이런 강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밴드에 가입하려면 해당 밴드에 소속된 지인의 초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가입부터가 번거롭다.

기존에 밴드를 이용하고 있는 40대 이상 중년층 역시 사로잡지 못했다. 밴드는 전체 이용자 중 40대 이용자 비중이 가장 높다. 그러나 이 중 밴드게임을 하는 사람은 9%에 불과하다.

40대 중년층이 게임과 친숙하지 않은 세대인데다 밴드가 그들에 맞는 게임도 내놓지 못한 것이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사람의 61.5%가 카카오톡 게임을 한다. 반면 밴드 이용자의 9.5%만 밴드 게임을 이용한다.

또한 밴드 성격과 맞는 신작게임이 나오지 않은 점도 밴드게임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단체 위주 SNS인 밴드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게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 그동안 밴드게임에서 출시된 게임들은 카카오톡 게임으로 나왔던 게임들이 그대로 출시된 것이 대부분이다.

밴드게임은 지난 5월 무심사 입점과 낮은 수수료라는 파격적 조건을 내세우며 출발했다.

밴드게임은 음란성이나 사행성 등만 심사해 카카오톡 게임 입점경쟁에 지친 다수 개발사들의 큰 환영을 받았다. 또 카카오톡 게임은 전체 매출에서 21%를 수수료로 가져가지만 밴드게임은 전체 매출의 14%를 거둬간다.

그러나 이런 점들이 처음처럼 게임개발사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수수료가 싸서 처음에 입점했다가도 장사가 되는 것이 중요한데 입점 후 실적이 좋지 않자 카카오톡으로 높은 수수료를 주고라도 되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밴드게임의 저조세가 계속되면 이탈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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