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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핵심' 에코비트 매각 흥행 조짐, 반포 PF도 정상화 기대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4-06-18 11: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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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핵심' 에코비트 매각 흥행 조짐, 반포 PF도 정상화 기대
▲ 에코비트 매각 흥행조짐이 보이고 태영건설의 반포 PF사업장도 사업이 다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순항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태영그룹이 마련한 자구안에서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에코비트 매각에 자금력을 갖춘 국내외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다수 뛰어들면서다.

에코비트 매각이 흥행에 성공하면 태영그룹의 자금 마련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여기에 문제가 됐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도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18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에코비트 매각 주관사 유비에스(UBS)·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은 7월 말 본입찰을 실시하고 8월 중순에 우선협상대상자를 뽑는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에코비트 매각은 4파전으로 진행돼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IMM인베스트먼트·IMM PE 컨소시엄, 칼라일, 거캐피탈, 케펠인프라 등 4곳이 포함됐다. 

태영그룹은 올해 1월 네 가지 자구안을 발표하며 회생의지를 나타냈다. 

태영인더스트리, 에코비트, 블루원, 평택싸이로 매각을 통해 1조5천억~1조6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태영인더스트리 1549억 원, 에코비트 지분 1조 원, 블루원 3천억 원, 평택싸이로 1천억 원 등이다. 

에코비트는 티와이홀딩스와 글로벌 사모펀드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가 각각 지분 50%를 보유한 종합환경사업체로 지분 100%가 매각된다. 

산업은행이 에코비트 인수자에게 5%대 중반 금리로 최대 1조5천억 원 규모의 매도자금융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투자업계의 관심이 커진 모양새다.

인수후보 가운데 국내에서는 IMM인베스트먼트와 IMM PE 컨소시엄이 눈에 띈다. 이들은 현대LNG해운 인수 만에 10여 년 만에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에코비트 유력 인수후보로 떠올랐다. 

에코비트 몸값이 2조5천억 원~3조 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어 이를 감당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를 성공적으로 매각한 경험이 있어 본입찰 때 진행되는 실사도 자력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EMK는 JP모건에셋매니지먼트가 한국환경개발, 비노텍, 다나에니지솔루션, 이엠케이승경 등을 2010년에 인수해 만든 폐기물 처리회사다. IMM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말 3900억 원을 들여 EMK 지분 100%를 인수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EMK를 인수한 뒤 볼트온(유사기업의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액상 폐기물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2018년 폐산, 폐알칼리 등 액상폐기물을 중화하는 에스티에코를 설립한 뒤 액상 폐기물처리 전문업체인 이엠케이울산을 인수했다. 

EMK는 IMM인베스트먼트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꾸준히 좋아졌다. 2017년 97억 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2020년 143억 원으로 늘었다. 이후 2022년 7월 케펠인프라스트럭처펀드로부터 7600억을 받고 매각해 5년 만에 2배가량 차익을 올렸다. 

세 곳의 해외 사모펀드들도 자금력을 갖춘 경험 있는 투자자들로 구성됐다.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EMK를 사들인 케펠인프라는 싱가포르 케펠그룹 소속으로 선박과 인프라 투자를 맡고 있다. 최대주주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다. 

케펠이 에코비트를 인수한다면 EMK와 시너지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족한 소각처리시설을 확보하고 매립사업 1위 위치도 공고히 할 수 있다.

에코비트도 EMK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 시너지를 기대하며 인수를 타진하기도 했다. 에코비트가 매립사업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고 수처리사업은 SK에코플랜트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소각사업 포트폴리오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EMK는 경기도 안산, 화성 등 수도권에 소각장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라, 충청도 등 전국단위 사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환경폐기물 업체들이 최적의 입지로 꼽는 충북 진천군에도 폐기물 매립장을 두고 있다.

거캐피탈은 부동산투자 위주로 집행하다 아시아 지역 인프라투자를 시작한 업체로 국내 인수합병(M&A) 첫 도전장을 냈다. 거 캐피탈은 최근 조현찬 전 IMM인베스트먼트 인프라부문 대표를 한국법인 대표로 선임하며 국내 사업 의지를 보이고 있다.

조 대표는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외손자로 쌍용건설에 입사했다 국제금융공사(IFC)를 거쳐 IMM인베스트먼트에서 일했다.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밴드 무한궤도에서 드러머로 활동한 이력도 있다.

칼라일은 2021년 투썸플레이스 지분 100%를 8750억 원에 인수한 뒤 3년 만에 국내기업 인수에 나선다. 세계 3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칼라일은 4개 인수 후보 가운데 자금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력과 환경사업 경험을 갖춘 투자자들이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태영그룹이 에코비트를 매각해 자구안을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태영그룹의 PF사업장 정리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59곳 PF사업장 가운데 유일하게 정상화 계획이 제출되지 않은 반포 주거복합시설사업도 다시 궤도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든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핵심' 에코비트 매각 흥행 조짐, 반포 PF도 정상화 기대
▲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은 반포 주거복합시설 조감도. <이스턴투자개발>

이 사업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에 지하 4층~지상 20층, 도시형생활주택 72세대 및 오피스텔 25실 등 주거복합시설을 짓는 것이다. 2022년 11월 착공해 2026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의 대주단인 과학기술공제회(과기공)은 선순위 1520억 원, 중순위 350억 원을 특수목적법인(SPC) 반포센트럴PFV에 빌려줬다. 반포센트럴PFV는 이스턴투자개발, 대우건설, KB증권, 한국투자부동산신탁, 에큐온캐피탈 등이 출자해 만든 프로젝트금융회사다.

반포센트럴PFV는 총 2380억 원의 대출금을 모아 이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과기공이 경공매로 채권을 회수하겠다는 공문을 지난 4월26일 보내면서 사업 지속 여부에 불확실성이 떠올랐다.

과기공은 강남 핵심 입지에 위치해 있지만 투자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공적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으로 추가 자금을 투입했다 손실을 보면 배임 소지를 두고 논란이 일어날 수 있어 보수적 태도를 취한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과기공은 최근 경공매 방침에서 돌아서 채권매입 의사가 있는 금융사들을 만나 대출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채권 매각이 이뤄진다면 3월4일부터 멈춰선 공사현장이 다시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티와이홀딩스 관계자는 "에코비트 매각 등 자구안 이행을 순조롭게 추진하겠다"며 "3년 안에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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