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첫 진출 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가스·화학 등 화공플랜트 수주를 본격 추진한다.
홍현성 대표는 10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순방길에 동행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경제사절단에 86개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0일 ‘2024 중앙아 3개국 경제사절단’에 참가해 투르크메니스탄의 주요 국영기업들과 가스 및 석유화학 등 화공플랜트 관련 2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본격적 성과 쌓기에 나섰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중앙아시아에 처음 진출한 인연이 있는 나라다. 이후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홍 대표는 대규모 수주를 위해 적극적으로 뛴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09년 당시 투르크메니스탄 역사상 최대규모인 14억8천만 달러 규모 가스탈황설비를 수주하며 중앙아시아 지역 진출을 알렸다. 이후 투르크멘바쉬 정유 플랜트 현대화사업, 원유처리 플랜트 확장사업, 에탄크레커 및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PE/PP) 플랜트 건설사업 등을 따냈다.
홍 대표는 취임 첫 해인 2022년 11월 ‘한-투르크메니스탄 기업 간담회’에서 투르크메니스탄 산업기업인연맹과 14억 달러 규모의 ‘투르크메니스탄 암모니아 요소비료공장’ 프로젝트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투르크메니스탄은 천연가스 수요가 높아지면서 노후화한 가스전을 개발하고 이를 수출하기 위한 가스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이 현대엔지니어링에 신뢰를 지니고 있어 대규모 수주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09년 가스탈황설비 수주 이후 2013년 에탄크래커 및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플랜트사업을 수주했다. 이는 현대엔지니어링이 2013년 수주한 단일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인 30억 달러였다.
당시 공사기간 무재해 7천만 인시를 달성해 주목을 받았다. 1천 명의 직원이 매일 10시간씩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7천 일 동안 아무 사고 없이 공사를 진행해야 얻을 수 있는 기록이다.
이에 2017년 1월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이 이 현장을 직접 찾아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2012년 9월 가스탈황설비 프로젝트 현장을 찾은 뒤 현대엔지니어링의 현장을 다시 찾은 것이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사업을 성공시킨 사례가 많은 만큼 홍 대표는 자신있게 수주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현대엔지니어링은 투르크메니스탄 국영가스공사 투르크맨가스와 ‘갈키니쉬 가스전 4차 개발사업에 관한 기본합의서(FA)를 체결했다. 기본합의서 체결로 기본설계(FEED)를 포함한 EPC(설계·구매·시공)에 관한 본계약 수주에 한발 다가서게 됐다.
갈키니쉬 가스전 4차 개발 사업은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최우선 순위로 선정한 사업으로, 수도 아쉬하바트에서 동남쪽 약 350km 지점에 위치한 갈키니쉬 가스전 내 30개의 가스정 개발과 연 100억 입방미터(10BCMA) 규모의 천연가스 처리시설 및 부대시설 공사 등이 포함됐다.
홍 대표는 지난 3월29일 투르크메니스탄에 방문해 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인도(TAPI) 국제 가스관 프로젝트 협력을 요청받았다. 당시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은 갈키뉘시 가스전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협력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갈키니쉬 가스전 개발을 위한 밑그림이 그려진 셈인데 홍 대표는 TAPI 가스관사업 수주도 잇따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TAPI 가스관은 투르크메니스탄 갈키니쉬 가스전을 시작으로 1814km의 가스관으로 천연가스를 파키스탄, 인도로 수출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2015년 시작으로 현재는 아프가니스탄 구간 건설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투르크메니스탄 국영화학공사 투르크멘히미야와 ’키얀키 폴리머 공장 정상화사업 2단계‘에 관한 협력계약(CA)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본계약 체결과 3단계 유지·운영보수(O&M)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키얀리 폴리머 공장 정상가동을 위해 1단계 사업인 기술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술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복구사업 2단계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이 2017년 1월 준공행사가 열린 에탄크래커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생산시설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한 모습. <현대엔지니어링>
홍 대표는 이번 순방을 통해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에서도 사업협력을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1년 6월 9천만 달러 규모 우스튜르트 가스케미칼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우즈베키스탄에 처음 진출했다. 같은 해 2억4천만 달러 규모 칸딤 가스 처리 공장 프로젝트를 수주한 뒤 가스액화처리시설, 타키하타쉬 복합화력발전소도 따냈다.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는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개발수요가 높다. 이 가운데 투르크메니스탄은 세계 4위 가스 부존량을 지니고 있지만 소비지까지 멀고 사방이 다른 국가로 막혀 가스관 프로젝트가 절실하다.
특히 이들은 국영기업을 통해 직접 석유와 가스를 개발하려는 폐쇄적 태도를 보여 외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홍 대표는 이미 신뢰를 얻은 투르크메니스탄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에서 수주를 추가해 해외수주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신규수주 목표치로 국내 6조1천억 원, 해외 5조5천억 원 등 11조5천억 원을 제시했다. 2023년 해외수주 실적 5조1720억 원보다 더욱 높여 잡은 것이다.
1분기에만 국내 목표의 40.3%, 해외 목표의 58.4%를 채우면서 전체 달성률 49.3%를 기록했다. 홍 대표는 목표 초과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중앙아시아는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경제성장을 도모하고 있어 기회의 땅이라 불리고 있다”며 “노후화한 가스전들로 신규 가스전 개발이 과제로 떠오른 만큼 현대엔지니어링의 강점인 가스전 프로젝트 역량을 발휘하고 석유화학,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