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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플 노조 '본사 넥슨과 차별대우'에 파업 예고, 스튜디오 문제 곪아터진다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4-06-05 15: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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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PC게임 '던전앤파이터' 개발사이자 넥슨 자회사인 네오플 노동조합이 본사와 처우차별이 심하다며 파업을 예고했다. 

넥슨 영업이익의 70% 가량을 책임진 네오플 노조는 자사 직원에 대한 임금 등의 처우가 본사 직원보다 못하며, 초과근무 등 노동근무 환경도 열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오플 노조 '본사 넥슨과 차별대우'에 파업 예고, 스튜디오 문제 곪아터진다
▲ 네오플 노조가 본사인 넥슨과 차별대우에 반발해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 대부분은 개발진을 모두 본사에 두고 여러 게임을 개발하다 실패할 경우,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개발진을 산하 여러 스튜디오 자회사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스튜디오 체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업황이 나빠지거나 본사 실적이 악화할 경우 자회사 스튜디오와 본사 직원의 자별이 발생하고, 심할 경우 스튜디오 자체를 스핀오프(분사) 시키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게임 업계 불황 속에서 그나마 가장 실적이 좋다고 평가되는 넥슨 자회사 네오플이 이같은 문제로 갈등을 빚는 것을 고려하면 다른 주요 게임사 역시 산하 스튜디오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넥슨 외에도 카카오게임즈의 산하 스튜디오 엑스엘게임즈가 임금 차별을 겪고 있는 등 국내 게임 업계의 스튜디오 체제의 오래된 문제가 곪아터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게임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네오플 노조는 지난 4일 오후 사측과 임금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노동위 조정까지 결렬되면 네오플 노조는 6월 중 합법적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네오플 직원들의 노조 가입률이 70%를 넘는 만큼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네오플은 넥슨 100% 자회사로 인기 PC게임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회사다. 네오플 노조는 사측과 지난 1월부터 5개월 동안 11차례 임금단체협상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노조 측은 네오플 임직원이 넥슨 직원들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낮은 처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넥슨그룹 전체 직원의 20% 이하인 네오플 직원의 2022년 기준 총 초과근무 시간은 나머지 넥슨그룹 전체 직원들 평균 초과근무 시간보다 많을 정도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네오플은 최근 4년 동안 넥슨 영업이익(5조4천억 원)의 70%(3조8천억 원)를 담당할 정도로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네오플 임직원 평균연봉은 모회사인 넥슨코리아에 비해 500만 원 가량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네오플 노조 '본사 넥슨과 차별대우'에 파업 예고, 스튜디오 문제 곪아터진다
▲ 네오플의 최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5월21일 중국에 출시돼 출시 보름 만에 2천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네오플 직원이라고 밝힌 이용자는 "제주도 거주에 따른 비행기값 지원 등을 제외하고 보면 실수령액은 더 낮아진다"고 하소연했다.

네오플 직원 처우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게임업계 전반의 개발 스튜디오 직원들의 처우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핵심 스튜디오 임직원의 처우가 본사보다 낮은 사례는 또 있다. '아키에이지 워' 개발사인 엑스엘게임즈 스튜디오 임직원의 평균연봉은 5800만원 수준으로, 모기업인 카카오게임즈(1억 원 이상)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게임 기업들은 분사와 신규 법인 설립 등을 통해 산하 스튜디오 설립과 분사를 서두르고 있다.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가 스튜디오 체제를 적극 도입해 왔다. 2023년 크래프톤이, 2024년 엔씨소프트가 본사 중심에서 스튜디오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게임 기업이 당초 스튜디오 자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이유로 내세운 것은 개발자의 독립성과 창의성을 보장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해 성공적인 게임 출시를 장려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개발한 게임이 실패하고 사업성이 떨어지면 언제든 갈라서 본사 경영리스크를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게 스튜디오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넷마블은 올해 1월 자회사 메타버스월드를 폐쇄하고 직원들을 내보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월 엔트리브 스튜디오를 폐쇄하면서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본사와 게임 개발 스튜디오 체제로의 전환이 기업 생존과 발전을 위한 안전한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한 근무시간과 열악한 임금 처우에 시달리는 작은 규모의 스튜디오들이 즐비하다"며 "특히 지금처럼 게임 시장이 불황일 때 이같은 스튜디오 체제의 내재된 문제가 밖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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