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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윤석열 사익 위한 거부권은 탄핵사유", 채 상병 특검법 토론회에 쏠린 눈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4-05-21 14: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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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윤석열 사익 위한 거부권은 탄핵사유", 채 상병 특검법 토론회에 쏠린 눈
▲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뒷줄 왼쪽에서 4번째)의 주관으로 21일 열린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위헌성을 논한다' 토론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뒷줄 오른쪽에서 3번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 자신과 측근을 위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는 대통령 탄핵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채상병 특검법의 경우가 그러하다.”

정태호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위헌성을 논한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아 "대통령이 자신이 받을 불이익을 막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하려는 것은 위헌성이 짙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인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경북 수해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작전 중 순직한 채상병 사망사고를 두고 해병대 수사를 정부가 방해하고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정부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이날 국무회의를 통해 의결했고 윤 대통령은 바로 재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금껏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률안을 놓고 정 교수는 ‘사적 이익에 기반한 것’과 ‘정책적 입장 차이에 기초한 것’ 등 2가지 범주로 분류했다.

정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과 가족 및 측근을 보호하려는 사적 이익을 위해 이태원참사특별법이나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과 관련해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채상병 특검법도 측근들에 대한 엄격한 수사가 진행돼 진상이 드러날 때 대통령 자신이 받을 불이익을 막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하려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양곡관리법개정안이나 간호법 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방송3법 개정안 등의 법률안에 대한 거부권처럼 정책적 입장 차이에 기반한 사안과는 결이 다른 문제"라고 바라봤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는 같은 당 조국 대표와 박은정·신장식 당선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하주희 변호사, 전필건 전 교육부 사학혁신위원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 탄핵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토론회 장소에는 취재진이 몰리며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채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했다가 항명죄로 기소된 박정훈 해병대 대령의 변호인인 김규현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을 거부할 법률적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거부권 행사의 조건과 관련된 학계의 의견을 크게 4가지로 정리했다.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안으로 ①명백히 위헌인 경우 ②국가재정의 건전성을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는 경우 ③국가의 독립 및 영토보전,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대통령의 의무에 현저한 어려움을 초래하는 경우 ④정책적으로 대통령의 입장과 배치되는 경우 등을 꼽았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채상병 특검법은 거부권을 행사할 법적 사유가 없다"며 "특검법에 위헌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법률을 시행하면서 소요되는 재정도 약 80억 원으로 전체 예산에 비춰 크지 않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법률적 이유가 없는데도 거부권 행사를 고수하는 것은 헌법재판소 판례에 비춰 볼 때 탄핵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헌법재판소는 탄핵사유의 요건으로 △대통령의 공익실현의 의무 위반 △이해충돌 방지의무 위반 △청렴의무 위반 △명백한 법률위반의 경우 등을 검토한다.

김 변호사는 "채상병 특검법은 특별한 거부권 행사 사유가 없고 오히려 대통령실의 사건 은폐 및 무마 의혹을 수사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탄핵사유를 충족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 "윤석열 사익 위한 거부권은 탄핵사유", 채 상병 특검법 토론회에 쏠린 눈
▲ '채상병 특검법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박은정 당선자(가운데)가 진행을 위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토론회에 참석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토론회를 주관한 황운하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처단하기 위해 벼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국 대표는 "채상병 사망사건은 왜 장병이 무고하게 숨져야 했는지, 책임자는 누구인지, 수사가 엉망진창으로 된 이유는 무엇인지, 누가 수사를 막았는지 진상을 알자는 것이다"며 "공직자는 직무수행에서 공평무사하게 처신하고 사적 이해관계가 있으면 직무수행을 피해야 하며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채상병 사망사건은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수사를 왜곡하고 진상규명을 방해했다는 의혹에 중심에 서 있는 사안인 만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위헌적 처사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며 조국혁신당에서는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선봉에 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황운하 의원도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직권 남용으로 규정하면서 위헌소지가 있음을 짚었다.

황 의원은 "대통령의 빈번한 거부권 행사는 국회의 입법권을 결정적으로 무력화시키는 직권 남용에 해당한다"며 "대통령 자신과 가족 및 측근의 수사를 막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주어진 헌법적 권한의 한계를 넘어선 위헌적 행위로 탄핵사유에 해당됨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윤 대통령은 이미 6공화국 출범 뒤 가장 많은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으로서 이런 행위가 대한민국 헌법에 부합하는 것인지 되새겨볼 시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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