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기의 주력 사업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의 사업 영역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MLCC 사업을 기존 IT기기 중심에서 벗어나 자동차 전기장치(전장)용으로 최근 공급 영역을 넓힌 가운데 앞으로 항공우주 분야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 김위헌 삼성전기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제품개발 상무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기술 설명회에서 MLCC 관련 기술과 사업 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위헌 삼성전기 MLCC제품개발 상무는 지난 17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기술 설명회에서 “집적회로(IC)가 사용되는 모든 전자기기에 MLCC가 적용된다”며 “MLCC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MLCC는 전자제품의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댐’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이 제품은 삼성전기 매출의 약 40%를 차지한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통상 쌀 한 톨(6mm)의 15분의1 크기에 불과하지만, 와인잔 한 잔(500cc)에 가득 담으면 그 가치는 무려 3억 원에 이른다.
김 상무는 “MLCC가 사용되는 활용처는 점점 늘고 있고, 제품 당 사용량도 늘고 있다”며 “MLCC 시장 규모는 2024년 131억 달러(약 17조8천억 원)에서 2028년까지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존 일반 서버에는 MLCC가 8500개 정도 탑재됐지만, 인공지능(AI)용 고성능 서버에는 2만 개 이상의 MLCC가 적용된다.
또 과거 내연기관 차량에 4천 개의 MLCC가 들어갔다면, 전기차에는 3만 개 이상의 MLCC가 탑재된다.
김 상무는 (같은 기간) 스마트폰과 PC 등에 들어가는 IT용 MLCC 시장이 연평균 5% 성장할 때, 산업용(서버 등)은 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장용은 연평균 12%로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는 올해 전장용 MLCC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전장 가운데 특히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쪽은 연평균 69%, 전기차와 파워트레인용은 138%로 성장률이 상당히 크다”며 “그런 만큼 이 분야에 집중해 양산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동안 MLCC 수요는 자율주행 차량과 AI 서버 확산에 따라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그 뒤 10년은 MLCC 적용 분야가 △휴머노이드 로봇 △항공우주(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원료(왼쪽)와 MLCC 본품(오른쪽). 오른쪽 와인잔에 담긴 MLCC의 가치는 3억 원을 넘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그는 로봇, 항공우주, 에너지 등 미래 MLCC 기술을 개발 중이며, IT기기의 소형화와 고용량 추세에 따라 고집적 MLCC 기술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 150도 고온과 제품에 가해지는 충격, 높은 습도(85%)를 견뎌야 하는 전장용 MLCC는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필요로 한다. 이런 만큼 전장용 MLCC 사업을 통해 진동과 내열, 내습 특성을 강화하는 재료 개발과 미세구조 설계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빠르게 쌓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다가올 메가트렌드 시장인 AI 서버, 공장 자동화용 로봇 등 산업용 제품시장에서도 전장용 고신뢰성 기술과 IT용 초고용량 기술을 바탕으로 앞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