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명예훼손 고소와 관련해 강력히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화오션은 7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애초 불법적 방법으로 방위사업의 공정성을 해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 이익을 위해 (HD현대중공업을) 고발한 것이며, HD현대중공업과 범죄행위를 수행한 고소인들이 연루된 유사 사건에 대해서는 어떠한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고소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3일 한화오션 임직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했다. 고소장을 낸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한화오션 측이 지난 3월 언론에 공개한 수사기록 당사자들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3월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서울 중구 한화빌딩과 경남도청 등에서 3차례 기자설명회를 열고 10여 년 전 벌어진 군사기밀 유출 사건에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개입됐다고 주장하며 관련 수사기록을 공개했다.

한화오션은 기자설명회 당시 국방부 검찰단에 공개하지 않기로 서약하고 제공받은 수사기록을 제시하면서 “임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지시나 관여 없이 군사 기밀을 탈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임원 등 경영진의 개입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에 고소장을 낸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한화오션 측 주장이 허위사실이라며 반박했다.

한화오션 측이 기자설명회에서 제시한 문답 형태의 수사기록에는 수사관이 “군사비밀을 제공 받아 열람 후 불법으로 촬영해 탐지·수집했으며 이를 피의자, 부서장, 중역이 결재했느냐”고 묻자 “예”라고 답변했다고 기록돼 있다. 
 
한화오션 측은 이 내용을 근거로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개입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이것이 악의적으로 내용을 짜깁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화오션이 공개하지 않은 수사기록에는 수사관이 “당시 문서 결재자들이 어떻게 되느냐”고 질문하자, 피의자는 ‘과장인 저와, 부서장인 000부장, 중역인 000수석부장님이 결재를 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쓰여 있다고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주장했다.
 
사건 당시인 2014년 HD현대중공업에는 수석부장이 직원 가운데 가장 상위 직급이었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한화오션 측은 수석부장이 임원이 아닌데도 임원인 것으로 표현해 마치 방위사업청 입찰 참가제한 대상이 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했다고 주장햇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 측은 “해당 직원의 진술뿐 아니라 공개된 증거목록에서 나타난 군사기밀 보관용 서버 설치·운용 등을 종합해 임원의 개입 정황이 다양하게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최초 수사 당시 범죄행위를 수행한 직원이 지목한 ‘중역’뿐 아니라 그 윗선에 대해 전혀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상식적 의혹 해소 차원에서 고발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해당 범죄행위로 조사받을 당시 윗선으로 지목한 ‘중역’ 등에 대한 자료가 모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수사에 협조해 의혹을 하루 빨리 해소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어 “군사기밀 유출 관련 설명회를 진행한 한화오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일은 HD현대중공업과 범죄를 수행한 임직원들의 안타까운 도덕 관념을 보여주는 것이며, 나아가 국가의 해상 안보를 책임지는 업계에서 더욱 명명백백한 사법처리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