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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품질경영 위기, 품질논란에 국내차별 논란까지 겹쳐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6-10-10 16: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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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력히 추진해온 현대차의 품질경영이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YF쏘나타 엔진결함으로 신뢰도가 추락한 데 이어 국내에서 싼타페 에어백결함 은폐의혹, 국내 소비자 역차별 논란까지 불거져 곤혹을 치르고 있다.

◆ 현대차 품질논란, 여기서 끝일까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최근 YF쏘나타의 엔진결함과 싼타페의 에어백결함 은폐 논란이 제기되면서 현대차 품질논란이 앞으로 더욱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품질경영 위기, 품질논란에 국내차별 논란까지 겹쳐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는 9일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에서 생산된 YF쏘나타의 세타2 엔진결함과 관련해 수리비용 전액과 집단소송 비용을 보상하기로 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10일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지난해 6월 생산된 싼타페 조수석의 에어백 미작동 사실을 알고도 은폐한 혐의로 고발됐다.

품질논란으로 현대차 품질에 대한 신인도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대차 품질논란이 여기서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타2 엔진결함과 에어백결함 은폐와 관련된 내용은 표면화하기 전부터 현대차그룹 내부고발자를 통해 퍼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고발 내용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내부고발 내용에 담긴 다른 품질결함 의혹들이 사실일 수 있다는 말들이 확산되고 있다.

내부고발 내용에 따르면 세타2 엔진결함은 설계결함 탓으로 비단 미국서 생산된 YF쏘나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국내외 할 것없이 그랜저와 기아차의 K5와 K7와 같이 같은 엔진이 적용된 차량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대차 아반떼, 기아차 쏘렌토와 프라이드 등 차량의 테스트에서 에어백이 펼쳐지지 않는 결함이 발견된 점도 내부고발을 통해 제기됐다. 현대차는 올해 4월 에어백 제어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아반떼 리콜을 실시했으나 같은 제어소프트웨어가 탑재된 i30는 리콜하지 않았다.

현대차의 버스 차종인 ‘그린시티’도 2015년 유로5 엔진에서 유로6 엔진으로 교체된 뒤 설계결함으로 구동벨트가 끊어지거나 이탈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점도 내부고발 내용에 포함돼 있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에서 생산된 YF쏘나타 47만 대에 대한 리콜을 실시했다. 그런데 이번 보상결정에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에서 생산된 YF쏘나타 차량까지 보상대상에 포함시키면서 보상대상 차량은 총 88만5천여 대까지 늘어났다.

이를 놓고 현대차가 세타2 엔진결함과 관련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관측과 함께 세타2 엔진결함이 미국공장의 일시적인 생산불량이 아닌 엔진 자체의 설계결함 때문에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현대차는 이날 공식 블로그를 통해 미국산 세터2 엔진의 리콜은 현지 공장의 생산공정 청정도 관리문제로 발생한 사안이며 국내에서 생산되는 엔진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진화에 주력했다.

◆ 역차별 느끼는 국내고객 달랠 수 있나

국내 소비자를 중심으로 세타2 엔진이 탑재된 국내 생산차량도 안전할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점도 심각하다. 현대차가 보상대상을 미국생산 차량으로 한정하면서 국내고객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차의 국내 역차별 논란은 품질논란이 크게 일 때마다 제기됐지만 최근 현대차의 내수부진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현대차 품질경영 위기, 품질논란에 국내차별 논란까지 겹쳐  
▲ 현대차 '어드밴티지' 프로그램 TV 광고의 한 장면.
현대차가 세타2 엔진결함 사태를 진화하기 위해서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현대차의 품질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품질경영을 앞세우며 특히 미국에서 현대차 품질의 신뢰도를 높여왔다. 그러나 국내 현대차 고객에게는 그야말로 딴 나라 이야기였다.

현대차는 1999년 경영난을 겪던 중에도 미국에서 ‘10년 10만 마일(약 16만 km)’ 무상보증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미국 판매량 끌어올리기에 성공한다. 이번에 보상대상으로 결정된 미국 YF쏘나타의 보증기간도 ‘10년 12만 마일’로 확대됐다.

그러나 현재 국내 무상보증 기간은 ‘5년 10만 km’로 미국에 한참 못 미친다.

현대차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떨어지자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도입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고객이 차량 구매 후 1년 이내 실직할 경우 현대차가 차량을 되사주는 프로그램이다.

현대차는 2011년에도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신차 구매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중고차 가격을 보장해주는 새로운 형태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올해 9월에서야 새 차를 산 뒤 일정기간 내에 차량을 교환하거나 차량 반납을 통해 할부금을 대체할 수 있는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이 도입됐다. 미국과 비교하면 7년이나 늦은 셈이다.

현대차 글로벌판매에서 국내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15%, 미국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16%다. 국내판매 비중이 점차 줄고 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YF쏘나타의 엔진결함 사태를 해결하는 데 국내 고객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국내 소비자들은 국내에서 싼타페의 에어백결함 은폐 논란과 시기가 맞물리면서 미국 YF쏘나타 보상결정을 같은 엔진을 쓰는 차량이 미국에서만 리콜되면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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