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ST1 미디어 발표회에서 (왼쪽부터) 정유석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 민상기 현대차 PBV사업실 실장, 오세훈 현대차 PBV 디벨롭먼트실 상무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기아>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그룹사 최초의 목적기반차량(PBV)을 출시했다.
현대차는 새로운 전동화 비즈니스 플랫폼인 ST1의 물류 특화 모델 카고와 카고 냉동을 24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ST1은 샤시캡(차량의 뼈대인 샤시와 승객실인 캡만으로 구성돼 캡 뒤쪽에 적재함이 없는 차량)을 기반으로 한다.
사용 목적에 따라 최적화한 형태로 확장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융합한 차량이다.
민상기 PBV사업실 실장은 "ST1 카고와 카고 냉동은 PBV임과 동시에 외부로 생태계가 개방돼 있는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며 "ST1을 통해 비즈니스 플랫폼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ST1로 기아에 한발 앞서 현대차그룹 최초의 PBV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기아는 내년 첫 전용 PBV인 PV5를 출시하고 PBV 사업을 본격 전개한다.
PBV 시장은 기업고객별 맞춤형으로 설계 및 생산되는 상용차 시장으로 분류된다.
앞서 기아가 '니로 플러스'와 같은 승용모델의 파생형 PBV를 내놓은 적은 있지만 상용 PBV 모델 출시는 이번 현대차가 처음이다.
▲ ST1 샤시캡 모델 기반 경찰 작전차 실증 차량. <비즈니스포스트> |
ST1은 샤시캡, 카고, 카고 냉동 등이 주요 라인업이다.
샤시캡 모델을 바탕으로 고객 비즈니스에 맞춰 차량 개발이 가능해 경찰 작전차, 응급 구조차, 캠핑카를 비롯해 새로운 사업 창출을 위한 전기 바이크 충전차, 이동식 스마트 팜, 애완동물 케어 숍 등 다양한 특장 모델을 제작할 수 있다.
또 샤시캡 모델에는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 기술을 탑재했다.
플러그 앤 플레이는 ST1 내∙외부에 별도 커넥터를 구성해 고객사가 특장 차량에서 차량 전원, 통신 데이터 등을 비즈니스에 맞춰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기능이다.
▲ ST1 샤시캡 모델 기반 애완동물 케어 숍. <비즈니스포스트> |
현대차는 ST1에 최초로 데이터 오픈 API를 도입해 다양한 차량 데이터를 고객사에 제공하고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데이터 오픈 API는 고객사나 파트너사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통신 수단으로,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프로그래밍해 외부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사용자가 바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ST1에 적용된 데이터 오픈 API를 통해 실시간 차량 운행 정보(차량 위치, 속도, 시동 상태, 배터리 충전량 등)와 차량 운행 분석 데이터 등의 고객사 시스템으로 정보를 전달해 차량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ST1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ST1 카고와 카고 냉동은 샤시캡에 각각 일반 적재함과 냉동 적재함을 장착해 물류 및 배송 사업에 특화시킨 모델이다.
차량 출시에 앞서 현대차는 23일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송도 컨벤시아에서 ST1의 주요 라인업을 최초로 공개했다.
전면부는 충돌 안전에 강한 세미 보닛 타입의 디자인을 반영했고, 전면 범퍼, 측면 사이드 장식(가니시), 후면 범퍼 등 긁힘이 자주 발생하는 부위에 검은 색상의 프로텍터를 적용했다.
또 유선형의 루프 스포일러를 적용하고 캡과 적재함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외장 부품을 장착해 공력 성능을 높였다.
실내는 전자식 변속 버튼과 12.3인치 컬러 LCD 디지털 클러스터, 10.25인치 전용 내비게이션 화면을 탑재했다.
▲ ST1 카고 냉동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
대용량 센터 콘솔, 크래쉬패드 및 1열 상단 수납함, 24.8리터(ℓ) 용량의 프렁크 등 다양한 수납 공간도 갖췄다.
적재함의 측면에는 슬라이딩 도어를, 후면에는 개방감을 최대화한 양문형(트윈) 스윙 도어를 적용했다. 측면과 후면 도어엔 모두 전동식 잠김 시스템을 반영해 걸쇠 형태가 아닌 승용차의 도어처럼 전동으로 적재함 도어를 열고 잠글 수 있게 했다.
특히 후면 트윈 스윙 도어는 열림 작동 시 양쪽 도어가 90도로 고정고, 도어 고정 장치를 이용해 258도까지 열고 고정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적재함 후면 하단에 스텝 보조 발판을 추가해 적재함을 승하차 편의성을 높였다.
현대차는 승용 내연기관의 3세대 플랫폼을 화물 적재에 용이하게 저상화한 전기차 플랫폼으로 새롭게 개발해 ST1에 반영했다.
이에 ST1 카고와 카고 냉동은 물류와 배송 작업에 최적화된 제원을 갖췄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ST1 카고와 냉동 카고는 모두 76.1kWh(킬로와트시)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카고 317km, 카고 냉동 298km다.
350kW(킬로와트)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탑재해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2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ST1 카고와 카고 냉동의 모터 최고 출력은 160kW, 모터 최대 토크는 350Nm(뉴턴미터)로 두 모델이 동일하다. 전비는 카고 3.6km/kWh, 카고 냉동 3.4km/kWh다.
▲ ST1 카고 냉동 정측면. <비즈니스포스트> |
ST1 카고와 카고 냉동의 치수는 전장 5625mm, 전폭 2015mm, 전고 2230mm로, 전고를 낮게 구현해 지하 주차장을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적재고(495mm)와 스텝고(380mm)를 낮춰 짐을 싣고 내리기 편리하게 설계했다.
카고 적재함 실내고는 1700mm로 적재함에서 작업하는 사람이 허리를 크게 구부리지 않고도 편안하게 짐을 넣거나 뺄 수 있도록 했고, 적재함은 경쟁 모델보다 내부 폭을 넓혀 8.3m
3의 적재 용량을 확보했다. 적재함 전장은 2642mm, 전폭은 1810mm다. 냉동 카고는 실내고 1608mm, 전장 2562mm, 전폭 1750mm, 적재 용량 7.2m
3다.
현대차는 ST1 카고와 카고 냉동에 고객을 배려한 다양한 물류 차량 특화 사양을 적용했다.
카고 후방 충돌 경고 시스템은 적재함 후방 상단에 4개의 주차 경고 초음파 센서를 탑재해 저속에서 후진 시 주변 물체와 충돌이 예상될 경우 클러스터 화면과 경고음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카고 도어 열림 주행 경고는 운전자가 적재함 도어를 열어 놓은 상태로 주행을 시도하면 클러스터 화면과 경고음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이다.
빈번하게 승하차를 반복하는 배송 기사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기능도 있다.
스마트 드라이브 레디는 착좌 센서, 벨트 체결 및 도어 열림 여부 등을 차량 스스로 판단해 운전자가 시동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시동을 켜고 꺼 준다.
스마트 워크 어웨이는 운전자가 스마트 키를 소지한 상태로 차량에서 멀어질 때 카고 파워 슬라이딩 도어의 자동 닫힘과 잠김을 설정할 수 있게 지원해준다.
▲ ST1 샤시캡 모델 기반 움직이는 LP 바. <비즈니스포스트> |
ST1 카고와 카고 냉동에는 비즈니스 플랫폼 특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현대차는 ST1 카고와 카고 냉동에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하는 클라우드 기반 내비게이션을 탑재해 근처 전기차 충전소, 도착 예상 배터리 잔량, 주행 가능 거리 등 전기차 운행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차량 시스템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을 탑재해 서비스 거점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차량을 항상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ST1 판매 가격은 친환경차 구매보조금 혜택 전 기준 카고 △스마트 5980만 원 △프리미엄 6360만 원, 카고 냉동 △스마트 6815만 원 △프리미엄 7195만 원이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