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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국서 TSMC와 파운드리 혈전 예고, 경계현 2나노로 빅테크 고객사 확보 승부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4-04-18 14: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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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을 중심으로 2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 대만 TSMC와 정면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테일러 공장이 완공되면 퀄컴, 엔비디아와 같은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를 비롯해 애플, 구글 등 현지 빅테크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삼성전자 미국서 TSMC와 파운드리 혈전 예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15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경계현</a> 2나노로 빅테크 고객사 확보 승부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2나노에서 대만 TSMC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 사장은 이미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만큼, 2나노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18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 당초 계획보다 2배 이상인 450억 달러(약 61조8천억 원)를 투자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은 TSMC와 격차를 좁히기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테일러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으나, 임금과 자재비 상승으로 공사비용 25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200억 달러를 추가해 제2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고, 첨단 패키징 공장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전자의 첫 번째 테일러 공장은 2026년부터 2나노 반도체를 양산할 것”이라며 “경쟁사인 TSMC를 넘어서기 위한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대만 TSMC도 미국 내 투자 규모를 기존보다 250억 달러 늘린 총 650억 달러로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내 2나노 반도체 양산은 삼성전자보다 2년 가량 늦은 2028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공장을 짓더라도 여전히 첨단공정은 대만을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에 첫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고려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기자단담회에서 “TSMC는 대만에 뿌리를 두게 될 것이라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전 세계에 생산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중심을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경계현 사장은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 반도체를 최대한 빠르게 양산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퀄컴, 엔비디아, 애플, 구글 등 미국 기업을 파운드리 고객사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미국 현지 생산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글로벌 팹리스는 대부분 미국 기업으로, 이들은 공급망 안정성, 운송 및 관세 비용을 고려해 미국에 위치한 공장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게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 사장은 지난해 서울대 강연에서 “테일러 공사 현장 직원이 ‘삼성전자는 오스틴에서부터 쌓아온 노하우를 가지고 미국에서 홈 경기를 하고 있고, 경쟁사는 어웨이 경기를 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며 “이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했다.
 
삼성전자 미국서 TSMC와 파운드리 혈전 예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15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경계현</a> 2나노로 빅테크 고객사 확보 승부
▲ 삼성전자는 TSMC와 차별화한 2나노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로 미국 현지 대형 고객사 확보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 패키징 공장 설립에서도 삼성전자와 TSMC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TSMC는 지난해 900억 대만달러(약 3조7천억 원)를 들여 대만에 패키징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반면 삼성전자는 새 반도체 공장과 함께 2.5차원(D) 패키징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설비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인근에 함께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위탁생산과 HBM, 패키징까지 한번에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일괄적으로 판매하는 '턴키'(일괄 진행) 방식은 맞춤형 AI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처럼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는 기업들에게 특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턴키 방식을 통해 제품 단가도 최대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과거 4나노 고객사를 확보할 때도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해 수주에 성공한 적이 있다.

경 사장은 지난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첨단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제조를 텍사스 중심부에 집중화함으로써 설계부터 완제품까지 미국에서 생산된 최첨단 반도체 제품을 고객에 직접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턴키 방식의 장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인 애플을 파운드리 고객사로 확보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당초 2025년에 출시하는 아이폰17프로 시리즈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TSMC 2나노 공정 생산공장에 맡길 계획이었지만, 이런 계획을 1년 더 미룰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2026년부터 2나노 AP를 채택하겠다는 것인데, 삼성전자와 달리 TSMC는 대만에서만 2나노 반도체를 생산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지정학적 이점을 살려 일부 애플 AP 물량을 수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 양산을 통해 향후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빅테크 업체들의 AI 칩은 현재 TSMC로부터 100% 생산되고 있지만, 삼성 파운드리로 공급선 다변화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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