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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채상병 특검법안' 시간표 21대 국회로 앞당겨, 윤석열 '거부권' 시험대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4-04-15 13: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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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채상병 특검법안' 시간표 21대 국회로 앞당겨,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열</a> '거부권' 시험대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 가운데)등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채상병 특검법안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의원 총선 압승의 기세를 몰아 21대 국회 임기 막판에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법' 통과를 추진한다.

채상병 특검법은 대통령실이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어 윤석열 정부가 가장 부담을 느낄 사안으로 여겨진다.

국민의힘이 총선 참패를 안긴 민심을 의식해 채상병 특검법안에 명확히 반대의사를 밝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두고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박주민, 정청래, 박찬대 등 민주당 의원들은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채상병 특검법안 수용 여부가 총선이 끝난 뒤 윤석열 정부의 국정쇄신 의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에는 민주당 의원 116명이 이름을 올렸고 최민희, 부승찬, 채현일, 윤종근, 박희승 등 4.10 총선 당선인 등도 참석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채상병 특검법 수용여부는 국정쇄신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라며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윤 대통령이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지 못할 것이고 (특검법안을) 거부할 아무런 명분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안을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기 전인 5월2일에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채상병 특검법안은 2023년 10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상태로 언제든지 표결에 부칠 수 있다.

민주당이 5월2일에 법안을 통과시키면 윤 대통령은 15일 안에 거부권을 행사할지 결정해야 한다. 21대 국회 임기는 5월29일까지다.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안을 처리하기로 한 배경에는 현재 의석수 분포 상 특검법안 본회의 통과가 어렵지 않은 데다 총선을 통해 민심이 정권심판론으로 향한 것을 확인한 만큼 법안 처리에 대한 부담이 적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재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들께서는 대한민국의 상식이 무너지는 장면을 목도하시고 투표로 심판했다”며 “21대 국회도 이러한 민심을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총선 전보다 거부권 행사를 결정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시각이 많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특검법안 반대로 당론을 모으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노란봉투법 등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때 ‘국민의힘 반대→여야 합의 실패→ 국민의힘 거부권 행사 건의’ 등의 과정을 거쳤었는데 국민의힘이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지 불분명하다.

국민의힘은 채상병 특검법을 반대했을 경우 총선 민심을 거스른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내부적으로 찬성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최근 공개적으로 채상병 특검법안 도입에 찬성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6선 조경태 의원도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채 상병 사건이 이번 총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특검법안 처리에 반대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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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과 윤재옥 원내대표 검 당대표 권한대행이 15일 4선 이상 중진의원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이런 상황을 고려한 듯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도 이날 중진의원 간담회가 끝난 뒤 백브리핑에서 민주당의 채상병 특검법안 추진에 관해 “국회의장이 해외출장을 마치고 오면 양당 원내대표와 만남이 있을 것”이라며 원론적 답변을 내놓는데 머물렀다.

만일 채상병 특검법안을 의결할 때 국민의힘에서 다수의 찬성표가 나온다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가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재 21대 국회도 민주당이 단독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고 정의당 등 다른 야당과 야권 성향의 무소속 의원까지 고려하면 175~180석 이상이 채상병 특검법안에 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국민의힘에서 찬성하는 의원들이 더해져 찬성이 200표 이상 나온다면 사실상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다만 채상병 특검법의 수사대상이 국방부와 해병대사령부, 경북지방경찰청 뿐 아니라 대통령실까지 포함돼 있는 만큼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윤 대통령이 결국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윤 대통령 임기가 3년 남아있는 상황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통과됐을 때 각종 민생현안이 뒤로 밀려나고 야당에 더욱 끌려다니는 모양새가 연출되는 것에 거부감이 들 수 있어서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1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특검법의 내용이 어떻게 되느냐,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인한도를 지키느냐가 가장 우선”라며 “용산(대통령실)도 입장이 있는데 무조건 받으라고 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14일 KBS일요진단에 출연해 “일단은 수사와 재판을 기다려보는 게 순서가 아닌가”라며 채상병 특검법안 도입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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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오는 5월30일에 정식으로 개원하는 22대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안이 재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22대 국회는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192석인데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 등 국민의힘에서 채상병 특검법안에 찬성할 의원이 더욱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와 만나 “설마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안) 거부권을 행사할 정도로 정신을 못 차렸겠나”라며 “만일 21대 국회에서 통과가 무산되면 22대 국회에서 최대한 빠르게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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