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건설부문에서 실적을 회복하면서 삼성물산 실적이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에 놓여 있었지만 자체적인 실적이 부진해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최 사장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실적반등에 성공하면서 삼성물산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물산, 3분기에 건설부문 안정화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일 “삼성물산은 건설사업이 안정화하면서 3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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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삼성물산은 3분기에 매출 7조2960억 원, 영업이익 1910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분기보다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7.9%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건설부문의 역할이 돋보인다. 건설부문은 3분기에 영업이익 1270억 원을 내 전체 추정 영업이익의 3분의 2가량을 담당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건설부문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직후부터 3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내며 부진했다. 건설부문이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낸 적자만 모두 8500억 원이 넘는다.
하지만 건설부문이 해외 부실사업을 대부분 마무리하며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가면서 정상화궤도에 올라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 연구원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평균 5%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평택 삼성관계사 프로젝트의 효과를 봤을 것으로 분석했다. 평택 삼성관계사 프로젝트의 매출은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2배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평균 5% 이상의 양호한 영업이익률을 보여 전체실적을 견인하는데 큰 몫을 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공사가 취소된 카자흐스탄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 따른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이미 공사손실충당금(1500억 원)을 쌓아놨고 지분매각권리(풋옵션)을 행사하기로 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삼성물산은 8월 말에 카자흐스탄 발주처에 공사가 일부 진행된 발하쉬 화력발전소의 기본자산을 사전에 협의한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통보했다.
◆ “삼성물산, 지주회사 기대감 높아”
최 사장에게 삼성물산 자체실적을 정상화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물산은 지주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꼽히는데 자체실적이 부진해 그동안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건설부문이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등 저가수주 현장에서 계속 손실을 낸 탓에 부진이 길어졌다.
최 사장은 올해를 건설부문 경영정상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애를 써왔다. 최 사장은 4월에 전체 임원을 대상으로 ‘위기극복 방안’ 회의를 소집한 데 이어 건설부문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팀별 워크샵을 개최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이런 노력에 힘입어 건설부문은 2분기에 영업이익 1770억 원을 내는 등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만 해도 4350억 원의 적자로 크게 부진했는데 실적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건설부문이 2분기째 연속으로 흑자기조를 유지하면서 삼성물산이 지배구조 개편의 수혜를 보는 회사로 시장에서 가치를 재평가받을지 주목된다.
오진원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그동안 실적쇼크 상태에서 벗어나 이익을 정상화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이 진행하는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공감대가 더욱 두터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지주회사 전환에 따라 향후 기업가치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삼성물산은 자회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으로 기업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월 말에 주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임박했는데 성공적으로 상장될 경우 시가총액이 모두 7조4700억~8조9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9월까지 3공장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36만2천 리터 규모의 생산설비를 확보해 글로벌 최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으로 부상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