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자체 게임 개발에 집중해온 국내 대표 게임 기업들이 소규모 게임 개발사 투자와 배급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게임 업계에 불황이 닥치자, 2022년까지 코로나 팬데믹 호황기 동안 쌓아둔 자금을 동원해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엔씨소프트는 2024년부터 국내외 게임 배급사업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
29일 게임 업계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대표적으로 자체 게임 개발 사업에 집중했던 엔씨소프트는 국내외 게임 배급사업을 확대해 연간 2조원 수준의 매출을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게임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새로운 장르의 지식재산(IP)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게임사 투자와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박 대표가 사실상 배급사업 진출을 시사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2023년 12월 기준 엔씨소프트는 3700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포함한 2조3천억 원의 유동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를 이을 차기 흥행 후보작 발굴을 위해 올해 기업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한다. |
크래프톤도 배급권 확보와 게임사 초기 투자,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2023년 1월 임직원 간담회를 통해 배급사업 진출 계획을 밝혔다. 3월 개발사 너바나나와 첫 배급계약을 체결했고, 그해 10월에는 한국 바운더리와 미국 스튜디오사이 등에 초기 투자를 했다.
올해부터는 소규모 게임 개발사 투자를 대폭 늘릴 예정이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부터 인수합병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2023년 세계 게임사 350곳을 인수 대상으로 검토하며 논의를 진행했고, 2024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인수합병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12월 기준 크래프톤은 7200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포함해 약 4조 원의 유동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기업으로 각각 '리니지'와 '배틀그라운드'라는 대형 흥행작을 보유하고 있다. 2020~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게임이용이 급증하며 막대한 현금 보유고를 쌓았다.
이들의 최근 움직임은 불황기에 리니지와 배틀그라운드를 잇는 차세대 게임 후보작을 물색하고, 배급사업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 위메이드는 성공 가능성이 큰 게임 개발사에 대한 초기 투자로 성과를 거둔 대표 기업 사례로 거론된다. |
초기 투자에 성공해 개발사가 흥행작을 출시하면 후속투자를 통해 자회사로 편입하거나 지분 매각을 통해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이와 같은 성공사례로는 위메이드가 많이 거론된다. 위메이드는 2018년 라이온하트스튜디오와 시프트업에 초기투자를 한 뒤 2023년 지분을 매각해 모두 2천억 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에는 매드엔진 초기 투자와 배급계약을 통해 '나이트 크로우'라는 흥행작을 확보하기도 했다. 회사는 이후 후속투자를 통해 매드엔진 지분을 42.73%(위믹스PTE 지분 20% 포함)까지 끌어올렸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