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투자 대비 성과를 확인하기 어려워진다면 투자를 대폭 줄여 엔비디아 실적과 주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H100' 제품 이미지. <엔비디아>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의 가파른 주가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은 다소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를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뚜렷한 사업 성과를 거두지 못 한다면 투자를 대폭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2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를 바라보는 월스트리트 증권가의 시선은 여전히 대체로 매우 낙관적인 수준으로 파악된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550%에 가까운 주가 상승폭을 나타냈다.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증가가 가파른 성장세로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엔비디아 제품 수요를 크게 늘린 결과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당 기업들은 지난해 엔비디아 전체 매출에서 약 3분의1을 책임진 것으로 추정된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고객사들의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구매를 줄이기 시작한다면 자연히 실적에 큰 타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해 사업화하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이러한 계획이 원활하게 흘러가지 않는다면 결국 인공지능 투자 대비 성과를 고려해 추가 투자에 소극적으로 돌아서게 될 공산이 크다.
블룸버그는 “반도체는 근본적으로 업황 변동이 심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빅테크 기업들의 구매 감소는 엔비디아 실적과 주가에 큰 폭의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AMD와 인텔 등 경쟁사가 엔비디아와 경쟁을 노려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잠재적으로 엔비디아에 부담을 키울 수 있는 요소로 꼽혔다.
투자기관 에드워드존스는 “엔비디아의 수익성이 지나치게 높아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을 강력하게 자극하고 있다”며 앞으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을 예고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 전망과 비교해 지나치게 고평가된 수준으로 상승했다는 점도 주가에 리스크로 자리잡고 있다고 바라봤다.
2000년 전후 주요 IT기업 주가가 미래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해 큰 폭으로 오른 뒤 단기간에 일제히 떨어졌던 ‘닷컴 버블’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2023년 초부터 시작된 엔비디아 주가 상승은 지나치게 갑작스럽고 강력했다”며 “자연히 주가가 얼마나 상승할 여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