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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묻고 따블로 가', 김범석 쿠팡 3조 투자로 물류 초격차 입지 굳힌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4-03-27 14: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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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묻고 따블로 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78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범석</a> 쿠팡 3조 투자로 물류 초격차 입지 굳힌다
▲ 쿠팡이 앞으로 3년 동안 3조 원을 투자해 전국을 '쿠세권'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쿠팡의 ‘경제적 해자’를 더 높게 쌓는다.

김 의장은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3년간 1조5000억 원 투자 계획을 내놓자 3조 원을 풀어 전국을 로켓배송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이 계획대로라면 국내외 경쟁사와 물류 인프라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쿠팡이 3년 동안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을 쿠세권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은 경쟁자의 추격을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는 ‘초격차 전략’을 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현재 쿠팡의 로켓배송 가능 지역은 전국 시군구의 약 70%다.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을 비롯해 주요 광역시 등에는 이미 쿠팡의 물류센터가 있다.
 
'알리 묻고 따블로 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78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범석</a> 쿠팡 3조 투자로 물류 초격차 입지 굳힌다
▲ 사진은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

하지만 인구가 적은 일부 지방에서는 아직 쿠팡의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없다. 쿠팡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구의 절대적 숫자가 적기 때문에 쿠팡이 인근에 물류센터를 짓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3년 뒤에는 양상이 달라진다.

쿠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소멸지역 위주로 물류 인프라를 늘려 로켓배송을 가능하도록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지방 소멸 위험지역으로 꼽히는 ‘인구 3만 명 이하’의 지역에도 로켓배송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쿠팡이 세운 전략이다.

언뜻 보면 쿠팡의 이런 투자는 비효율적 결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인구소멸지역의 대부분은 젊은 인구 유입이 거의 없어 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된 지역이다. 일부 지역은 65세 이상의 고령화 인구 비중이 40%를 넘는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온라인 접근성이 상당히 떨어질 수 있어 쿠팡을 활용하려는 인구가 적을 수 있다.

지역은 넓지만 인구가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수도권의 경우 대형 아파트 단지를 보면 촘촘한 지역에만 인구가 최소 1만 명 이상이 거주한다. 하지만 인구소멸지역의 경우 상당히 넓은 면적에 수 만 명의 인구가 분산돼 있다.

쿠팡이 대규모 자금을 들여 물류센터를 짓는다고 해도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김범석 의장이 쿠팡의 대대적 투자를 다시금 진행하는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경쟁사를 압도하는 수준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경제적 해자(경쟁기업이 넘볼 수 없는 압도적 경쟁우위 요소)를 더욱 높게 세우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다.

쿠팡은 이미 국내 물류 인프라 분야에서 다른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전국 30개 지역에 크고 작은 물류센터를 모두 합쳐 100여 개의 물류 인프라를 만들었다.

이 물류 인프라를 만드는 데 투입한 비용만 6조 원이 넘는다는 사실은 김 의장이 쿠팡의 물류 인프라 구축에 얼마나 진심으로 투자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김 의장은 결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쿠팡의 자리를 위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경쟁사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는 점도 김 의장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는 최근 한국 정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며 앞으로 3년 동안 모두 1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이 가운데 2억 달러는 18만㎡ 규모의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데 쓰인다.

쿠팡이 물류센터 구축에 지출했던 금액과 비교하면 작은 수준이지만 알리의 물동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알리의 투자가 가속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알리는 이밖에도 한국 고객들을 위한 1천억 원 규모의 보조금 프로모션, 한국 상품 전용관 K베뉴에 대한 입점 수수료 면제 혜택 등을 제공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분야의 경쟁자로 꼽히는 컬리 역시 쿠팡의 빈자리를 노리고 있다.

컬리는 2월부터 영남권의 샛별배송(컬리의 새벽배송) 권역을 경주시와 포항시까지 확장했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가운데 경주와 포항에서 신선식품을 새벽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컬리가 최초였다.

쿠팡이 미처 챙기지 않았던 지역에 먼저 진출함으로써 잠재 고객들을 먼저 흡수하는 전략을 통해 시장 장악력을 높여놓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알리 묻고 따블로 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78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범석</a> 쿠팡 3조 투자로 물류 초격차 입지 굳힌다
▲ 쿠팡은 최근 6개 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내며 투자와 관련한 기초체력을 키우고 있다. 사진은 쿠팡 배송차량. <쿠팡>

김 의장 입장에서 보면 쿠팡의 지배력을 확고하게 만들려면 경쟁사들을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일으켜 1위와 2위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것만이 해답이라고 봤을 수 있다.

김 의장은 이미 지난 10년여 동안 물류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면서 물류센터 구축이 쿠팡에 얼마나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는지 확인했다.

그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우리는 로켓배송에 대한 선택의 증가가 일반적으로 쿠팡에 대한 고객 지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을 관찰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의장이 지난해 4분기부터 대규모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쿠팡의 안정적 흑자 구조가 있다.

쿠팡은 2022년 3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낸 연간 영업이익만 6200억 원가량이다.

김 의장은 쿠팡의 흑자 기조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글로벌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파페치 인수(5억 달러), 대만사업 확장, 쿠팡플레이·쿠팡이츠 프로모션 확대 등 전방위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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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팡맨
어차피 물류센터만 지으면 그 넓고 돈 안 되는 똥구역 위탁 배송기사가 담당해서 배송할테니... 누가 하려고 할라나 모르겠다.   (2024-03-27 16:0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