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가 희망퇴직 카드를 꺼냈다.
이마트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전사 희망퇴직을 받는 것인데 감원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가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들었다. |
25일 이마트는 사내게시판을 통해 4월1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신청 대상은 2009년 3월1일 이전 입사한 수석부장부터 과장 직급 가운데 근속 15년 이상인 직원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법정퇴직금 이외에도 월 기본급의 40개월치가 특별퇴직금으로 지급된다. 생활지원금 2500만 원과 함께 전직지원금도 직급별로 1천만~3천만 원 지급된다.
한 대표는 CEO 메시지를 통해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희망퇴직 카드를 꺼낸 것은 지난해 9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3사 통합대표에 오른 뒤 6개월 만이다.
한 대표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이마트가 그만큼 위기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사상 첫 영업손실을 봤다. 자회사인 신세계건설 이슈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지만 별도기준 실적도 좋지 않았다.
이마트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총매출 16조5500억 원, 영업이익 1880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보다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27.4%가 각각 줄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며 “희망퇴직을 선택한 직원에게는 합당한 보상과 함께 새로운 출발에 대한 최선의 지원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본업인 이마트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자 판관비 관리를 통해 고비를 넘기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1년 사이에 직원 수가 1100명이 줄었음에도 직원들에게 지급된 총급여는 2022년 1조904억 원에서 2023년 1조1175억 원으로 271억 원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성장하는 분위기에 신규 매장 출점이 많다면 필요 인력도 많겠지만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당장에는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효율화 해나가는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희망퇴직 조건이 좋아보기는 하지만 요즘 15년차 이상된 인력이 이직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신청자가 얼마나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