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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필요한 인재 영입하고 성과에 보상, 한진가에서 독립한 은둔형 오너 [2024년]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4-02-27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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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조정호는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다.

1958년 10월5일(음력) 인천에서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4남1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미국 보스턴에서 고등학교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한항공에 차장으로 입사해 구주지역본부에서 일하다가 한일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진투자증권을 거쳐 한진그룹 계열 동양화재해상보험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형제 가운데 가장 먼저 한진그룹에서 독립했다. 한진투자증권과 동양화재의 회사이름을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로 각각 바꾸고 메리츠증권 회장에 올랐다.

부친인 조중훈 창업주가 세상을 뜨자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한불종금 등 3개 금융회사를 계열분리한 뒤 이들을 묶어 메리츠금융그룹을 출범했다.

지주사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했으나 보수와 배당으로 136억 원을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일자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메리츠증권에서 상근회장을 맡다가 2014년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으로 복귀했다.

인재 영입에 적극적이며, 전문경영인에게 자율권을 보장한다.

인재영입에 적극적이고, 성과를 거둔 만큼 보상을 해주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경영활동의 공과
[Who Is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메리츠금융지주 실적.
△2023년, 메리츠화재 중심 실적 개선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고금리 기조에 따른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2조1333억 원을 냈다. 2022년과 비교해 30.1% 증가한 수준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2조 원을 넘겼다. 이는 우리금융지주 2023년 실적(2조5167억 원)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이다.

2023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으로는 2조9440억 원을 냈다. 2022년보다 33.8% 늘어난 것이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메리츠화재의 호실적이 메리츠금융지주의 ‘2조 클럽’ 등극을 이끌었다.

메리츠화재는 2023년 연결기준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84.2% 증가한 1조5750억 원을 냈다. 메리츠화재는 우량계약 중심의 질적 성장과 보수적인 자산운용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메리츠증권은 28.8% 감소한 5900억 원을 순이익으로 거뒀다. 파생상품 평가와 거래이익 감소로 순익이 감소했다.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반영된 덕분에 4분기에 순이익 1110억 원을 내면서 24개 분기 연속으로 순이익 1천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은 2018년 1분기부터 연속으로 매분기 1천억 원 이상 순이익을 낸 점을 두고 안정적인 이익창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메리츠금융지주는 2022년에 높은 실적 성장세를 나타냈다.

메리츠화재는 2022년 별도기준 매출 10조7193억 원, 순이익 8683억 원을 거뒀다. 2021년보다 매출은 6.9%, 순이익은 30.9% 증가했다.

메리츠증권도 2022년 매출 57조375억 원, 영업이익 1조925억 원을 거뒀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145.4%, 영업이익은 15.1%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이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긴 것은 2022년이 처음이다. 메리츠증권의 영업이익은 2017년부터 6년 연속 증가하면서 최대 실적을 매번 새로 썼다.

△성과보상주의 인사 원칙 이어가
조정호는 성과를 낸 임직원을 승진 대상으로 삼는 철저한 성과보상주의 원칙을 이어가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2023년 11월20일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과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모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며 메리츠증권 대표이사에 장원재 Sales&Trading 부문장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에 김중현 경영지원실장을 선임했다.

김용범 부회장과 최희문 부회장은 지주사로 옮겨 그룹경영의 전반을 맡기로 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실질적 통합으로 지주 중심 효율적 자본배분이 가능해짐에 따라 그룹 전반의 재무적 유연성을 도모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해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진출 기회를 적극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메리츠금융그룹의 세대교체 차원에서 단행된 것으로 바라본다.

금융감독원이 메리츠증권 임원의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자 활용 사례를 적발하는 등 내부통제 실패 사례도 발생한 만큼 리더십 교체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김용범 부회장은 2024년 2월 컨퍼런스콜에서 “3~4년 전부터 최희문 부회장과 승계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는데 메리츠화재와 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하면서 현재의 구조를 생각하게 됐다”며 “계열사 CEO들이 안착할 때까지 현재 체제를 유지해 의사결정의 질과 승계의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이전부터 파격 인사를 통한 젊은 리더십 수혈에 나서왔다.

메리츠금융그룹은 2021년 연말 인사를 통해 부사장 4명을 포함해 총 30명에 대한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메리츠화재에서 김종민 메리츠화재 최고투자책임자가 40대의 나이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40대 부사장이 나온 것은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이 10년 전 48세에 메리츠종금증권 부사장에 취임한 것에 이어 두 번째다.

2020년 연말 인사에서는 메리츠증권에서 전무 1명, 상무 3명, 상무보 4명이 나왔고 메리츠화재에서 전무 1명, 상무 3명, 상무보 6명이 새로 선임됐다.

메리츠증권은 준수한 실적을 이끌었던 주식운영본부 및 트레이딩본부를 중심으로 임원 승진인사가 났고 메리츠화재는 영업과 장기 보상, 현장 등에 주로 근무했던 임직원들이 승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정호의 인재경영방식을 놓고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은 한 언론인터뷰에서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와는 몸값 흥정을 하지 않는다”며 “연봉은 달라는 대로 주고 업무는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9년 연말 인사에서는 메리츠증권에서 부사장 3명, 전무 4명, 상무 3명, 상무보 4명이 탄생했고 메리츠화재에서는 부사장 2명, 전무 1명, 상무 5명, 상무보 3명이 나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9년 투자금융(IB)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 분야에서 특히 높은 성과를 보이면서 해당 사업분야 임원 3명이 부사장 승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Who Is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서울 강남에 위치한 메리츠타워의 모습.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완전 자회사 편입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4월12일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마무리지었다.

앞서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2월8일 메리츠화재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완료했다. 메리츠화재는 2023년 2월21일 상장폐지했으며 메리츠증권은 같은해 4월25일 상장폐지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2022년 11월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금융지주 아래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해 자본 재분배와 의사결정 과정을 간소화하겠다고 이유를 밝혔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계열사 통합 결정이 경영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미 조정호는 기업을 자녀에게 승계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밝힌 바 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2022년 컨퍼런스콜을 통해 “메리츠금융지주의 대주주인 조정호 회장이 기업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며 “이번 조치로 조 회장 지분율이 오히려 낮아지기 때문에 경영권이 현저히 약해진다"고 말했다.

실제 조정호의 지분은 2022년 말 75.81%에서 메리츠화재와 진행한 포괄적 주식교환 이후 67.69%로 감소했다. 메리츠증권 편입 절차를 마친 뒤에는 46.94%로 낮아졌다.

조정호와 친인척 등 특별관계자를 포함한 지분은 75.90%에서 47.20%로 줄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완전자회사 편입을 통해 주주환원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2023회계연도부터 배당과 자사주 매입 소각을 포함해 연결기준 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3년 동안의 주주 환원율 평균을 웃도는 이러한 주주환원 정책을 3년 이상 지속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메리츠자산운용 매각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자산운용을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운용사 KCGI에 매각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1월 KGCI 컨소시엄에 메리츠자산운용 지분 100%를 매각했다. 거래대금은 410억 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이후 2023년 8월 사명을 KCGI자산운용으로 변경하고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자산운용의 신뢰도가 악화하면서 조정호가 자산운용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보고 있다.

2008년 5월 출범한 메리츠자산운용은 존리 전 대표를 2013년 영입한 뒤 메리츠코리아펀드 등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2021년 6월 존리 전 대표가 금융당국의 제재 대상이 되면서 사의를 표명한 데다 실적도 악화하면서 메리츠금융지주가 자산운용사 매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메리츠금융지주 주가 급등해 주식부자 10위권에 이름 올려
조정호가 한국 주식부자 순위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에 따르면 조정호는 2023년 한국 주식부자 순위에서 9위에 올랐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12월29일 공시를 통해 조정호가 9774만7034주(지분율 46.94%)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분가치는 약 5조8천억 원에 달한다.

조정호는 메리츠금융지주 주가가 2021년 들어 급등하면서 주식부자 순위 8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처음 10위권 안으로 들어갔다. 2022년에는 6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Who Is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맨왼쪽 앞)과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앞 가운데), 이동걸 KDB산업은행장(맨 오른쪽) 등이 2020년 9월3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판 뉴딜 참여
조정호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에 대한 금융지원에 나선다.

메리츠금융그룹은 2020년 9월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정책에 맞춰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모두 4조 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정호는 2020년 9월3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해 금융지원방안 등을 논의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스마트물류인프라 확충 및 혁신기업 지원과 관련된 디지털뉴딜에 1조2천억 원을 지원한다.

신재생에너지 및 친환경 모빌리티사업과 관련된 그린뉴딜에는 2조8천억 원을 투입한다.

기업금융의 강점을 활용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투자자에게는 효율적·안정적 투자처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메리츠금융그룹은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 정부와 금융권이 10조 원 규모로 조성한 증권시장안정펀드에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가 참여하는 등 정부정책 지원에 적극 협조해 왔다.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 펼쳐
조정호는 703억 원 규모에 이르는 메리츠금융지주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0년 5월 보통주 621만3020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소각 대상은 2019년 5월부터 1년 동안 취득한 자기주식이며 전체 보통주의 4.43%에 해당하는 규모다. 소각 예정금액은 703억 3624만 원 수준이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코로나19로 주가가 부진함에 따라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됐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1년 6월에는 NH투자증권과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취득 규모는 500억 원이며 계약기간은 2022년 6월16일까지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신탁계약을 통해 취득한 자사주는 향후 소각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활용하려 한다”고 밝혔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1년 3월에도 NH투자증권과 신탁계약을 맺고 429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이후에는 통합 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순이익의 50%를 자사주 매입·소각 및 배당에 쓰겠다고 공표하고 주주환원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왔다.

2023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6500억 원의 자사주를 소각했고 2023년 배당으로 4483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을 합친 주주환원율은 51%에 이른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부터 최소 3년 동안 연결기준 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메리츠증권으로 이름 변경, 실적 증가세도 지속
조정호는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의 이름을 '메리츠증권'으로 바꿨다.

메리츠금융그룹은 2020년 4월 메리츠종금증권을 메리츠증권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이번 회사이름 변경은 종합금융면허가 만료된 데 따른 것이다.

또 메리츠증권은 새로운 로고이미지(CI)도 선보였다.

메리츠증권은 새로운 로고이미지가 메리츠의 열정과 에너지, 자신감, 사랑을 상징하는 오렌지레드 컬러를 새롭게 적용했으며 영문 소문자를 사용해 친근하고 젊은 이미지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 뉴욕 투자금 상환 완료
조정호가 출범시킨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이 미국 부동산 선순위 대출 투자금을 모두 상환했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은 2023년 1월4일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트타워 선순위 대출 투자금 1억 달러를 모두 상환했다고 밝혔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은 코로나19로 공사가 미뤄지고 분양 가격도 낮아졌지만 대출 만기 전에 공사가 끝났고 최대 공사비를 미리 정해둬 비용 증가 폭도 낮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투자자들이 유입돼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은 투자금을 상환받을 수 있었다.

앞서 메리츠금융지주는 2016년 2월 주로 해외부동산 대체투자를 전담하는 메리츠부동산자산운용(현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을 설립했다.

메리츠부동산자산운용는 메리츠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다. 조정호는 자본금 50억 원을 출자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메리츠부동산자산운용의 수장으로는 현대자산운용에서 부동산투자본부장을 맡고 있던 신현준 대표가 내정됐고 현대자산운용 부동산투자팀 인력들도 대거 넘어왔다.

메리츠부동산자산운용은 출범 첫해부터 순이익 2억 원을 거두면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데 성공했다.

이후 2018년 10월에는 회사이름을 메리츠대체투자운용으로 변경하고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투자뿐 아니라 인프라투자로 영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은 미국 오피스인 245파크애비뉴빌딩을 담보로 한 중순위 대출채권 투자,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네덜란드 물류창고 지분투자, 미국 멀티패밀리(다세대 고급임대주택) 지분 투자, 미국 기숙사 및 학업시설 재개발사업의 지분 투자 등을 단행했다.

폴란드 고속도로와 관련해 선순위 대출채권에 약 1천억 원을 투자하며 해외 인프라투자에 진출하기도 했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은 2020년 7월 운용자산(AUM) 규모가 3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2016년 출범 이후 4년여 만에 거둔 성과다.

2021년 1월에는 미국 부동산운용사 페어필드레지덴셜이 설정한 펀드에 1억5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등 활발한 투자 활동을 이어왔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유상증자 참여
조정호는 메리츠금융지주의 유상증자에 1175억 원 규모의 사재를 투입하면서 책임경영 의지를 내보였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14년 9월 사업 확대를 위해 1663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는데 조정호는 지분율 만큼인 1175억 원 규모의 사재를 넣었다.

이를 두고 조정호가 메리츠금융지주의 사업 확대를 놓고 자신감과 책임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시선이 나왔다.

또 조정호가 유상증자 참여를 계기로 경영 전면에 본격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면서 전문성을 더욱 높였다.

앞서 조정호는 2013년 6월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만들기 위해 메리츠금융과 메리츠화재 회장 자리에서 사퇴했다. 그러다 2014년 3월 들어 9개월 만에 메리츠금융지주 등기이사에 다시 올랐다.
[Who Is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을 대신해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가운데)이 2023년 12월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 대상을 대리 수상하고 심사위원장을 맡은 정운찬 전 국무총리(왼쪽)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 청산
조정호는 정보기술(IT) 자회사였던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를 청산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14년 6월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 청산을 완료했다.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IT인력을 합쳐 2008년 출범한 회사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2011년 계열사로 편입됐지만 3년 만에 청산됐다.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는 2012년 순이익이 5억 원에 불과했는데 이마저도 내부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자립성이 없는 회사로 평가됐다.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에서 일하던 IT인력 300여 명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으로 각각 복귀했다.

△리츠파트너스, 메리츠금융서비스로 회사이름 변경
조정호는 리츠파트너스 이름을 변경하면서 육성에 나섰지만 사업성이 저조해 결국 매각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13년 4월 계열사인 리츠파트너스 이름을 '메리츠금융서비스'로 변경했다.

메리츠금융서비스는 이름 변경과 함께 재무설계 상담을 주로 담당했던 리츠파트너스를 종합금융상품판매 전문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메리츠금융서비스의 전신인 리츠파트너스는 2009년에 설립된 자본금 140억의 GA(독립법인대리점)이다. 메리츠금융지주가 100% 출자했다.

하지만 이후 메리츠금융지주는 저조한 사업성을 이유로 메리츠금융서비스를 매각하기로 했고 2019년 3월 메리츠금융서비스 매각이 완료돼 자회사에서 제외됐다.

메리츠금융서비스는 매각을 통해 '인포유금융서비스'로 이름을 변경하고 새롭게 출범했다.

△메리츠금융지주회사 출범
조정호는 메리츠금융지주를 설립해 지주회사체제를 확립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2011년 3월 메리츠금융지주를 공식 출범시켰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그룹의 모회사였던 메리츠화재가 자기 주식, 자회사 주식, 현금성 자산 일부를 분할하는 인적분할 방식으로 설립됐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국내 최초의 보험사인 메리츠화재가 국내 최초로 보험지주를 설립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국내 금융지주사로는 은행 중심의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SC금융지주와 증권 중심의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이 있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당시 메리츠화재, 메리츠종금증권(현 메리츠증권),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 리츠파트너스, 메리츠비즈니스서비스 등 6개사를 자회사로 뒀다.

이후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는 2014년에 청산됐다. 메리츠비즈니스서비스는 2019년 1월, 리츠파트너스는 2019년 3월에 각각 매각돼 계열사에서 분리됐다.

2023년 1월에는 KCGI컨소시엄에 메리츠자산운용을 매각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9월 말 기준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메리츠캐피탈, 메리츠대체투자운용, 메리츠코린도보험 등 6곳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가운데)과 원명수 메리츠화재 부회장(왼쪽), 최희문 메리츠금융지주 사장이 2011년 3월28일 서울 역삼동 메리츠타워에서 열린 메리츠금융지주 출범식에서 기념떡을 자르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는 수익성이 뛰어난 알짜 금융지주사로 평가받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 중심으로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통합한 만큼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가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특히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가 최근 연달아 리더십 교체를 단행했던 만큼 새로운 체제가 빠르게 안착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을 중심으로 뛰어난 성과를 내면서 2018년 1분기부터 24분기 연속으로 1천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는 등 고성장을 이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채무보증비율을 자기자본의 100% 미만으로 제한하는 등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메리츠증권의 성장성이 둔화했다.

이에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을 축소하면서 투자금융(IB), 자산관리 등으로 사업구조를 다각화했지만 내부통제 이슈와 불건전 영업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수사를 받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2022년을 위기의 해로 전망하며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에 집중할 계획을 세웠지만 내부 임직원이 내부정보를 투자에 활용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더해 이화전기 등 이화그룹 주식 매매거래와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등 내부통제 이슈가 연달아 발생하기도 했다.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 매출과 순이익, 시가총액에서 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1년 7월 사내 CEO 메시지를 통해 2024년까지 손해보험업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현재 20% 수준인 법인보험대리점 채널 점유율을 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2023년부터 도입된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응해 자본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 국제보험회계기준은 부채를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해 평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부채가 늘어나 지급여력비율(RBC)이 낮아지는 상황을 대비해 모든 보험회사가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급여력비율이란 보험계약자들의 보험금 지급 요청이 한꺼번에 몰려도 제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다.

◆ 평가
[Who Is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포브스아시아 2015년 5월호 표지에 실린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사진. <포브스아시아>
외부에 노출되는 일이 거의 없는 은둔형 경영자로 꼽힌다.

조정호는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4남이다. 조중훈 창업주가 세상을 떠난 뒤 2005년 계열분리할 때 가장 규모가 작은 금융계열사를 물려받았다.

계열분리된 화재와 증권의 총자산은 당시 3조 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2021년 3분기에 77조 원을 돌파하면서 존재감이 커졌다.

한진가(家)의 막내가 메리츠가(家)라는 새 명문가문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정호가 회사의 외형을 확대하면서 실적을 견고하게 이어온 비결로는 인재경영과 성과보상을 통한 차별화된 경쟁력 구축이 꼽힌다.

평소 “메리츠는 사람과 문화가 전부인 회사”라는 말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를 총괄하고 있으나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이 소신경영을 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경영 전권을 맡긴다. 사람이 전부라는 경영철학에 입각해 채용한 인재들을 바탕으로 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

조정호의 인재중심 경영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가족중심 경영'과 비교된다.

필요한 인재로 판단되면 반드시 영입하려고 한다. “인재의 몸값은 절대 흥정하지 않는다”는 조정호의 말은 업계에서 유명하다.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형식에 얽매이게 하는 것들을 회사에서 없앴다. 전자결재, 자율복장제, 정시퇴근 등을 새로 도입해 고유의 기업문화로 정착시켰다. 이런 노력을 통해 이직률이 크게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원들이 성과를 낸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메리츠증권은 성과에 따라 수익의 절반을 인센티브로 되돌려주는 임금체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성과가 있는 곳에 파격적으로 보상하라’는 조정호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메리츠증권은 다른 증권사들과 마찬가지로 영업지점을 20개에서 5개로 확 줄였다. 하지만 영업직군 자리는 늘려 초대형 거점점포를 만들었다. 영업직군에 ‘신임금체계’를 도입하기도 했다.

합리적이고 효율적 비즈니스를 추구한다.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아들 중 4남인 조정호와 차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은 장남인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사업권 등을 놓고 다투게 되면서 거의 얼굴도 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호는 모친 김정일 여사가 2016년 12월 별세해 서울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형제들과 함께 지켰다. 하지만 형제들이 조문객을 제각기 따로 맞이했고, 장례비용은 조양호 회장이 사비로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4월8일 조양호 회장이 별세해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빈소가 마련되자 조정호는 4월13일 조문했다. 두 시간가량 빈소에 머물며 조양호 회장의 가족과 대화를 나눴으나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 대답 없이 자리를 떠났다.

하영구 전 전국은행연합회장, 구자열 전 LS그룹 회장 등과 ‘월가(Wall Street)회’ 모임을 통해 교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워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모교인 대처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자택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으며 페라리 F8스파이더(약 4억 원), 롤스로이스 고스트(약 4억7천만 원), 벤틀리 뮬산(약 4억9천만 원) 등 고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사고
[Who Is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2019년 6월26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해외 상속계좌 미신고 혐의 선고공판에 출석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메리츠증권 임직원 부동산 대출 알선 의혹
메리츠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증권은 임직원이 서로 대출을 알선해 주고 대가를 주고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수사부(부장 박현규)는 2024년 1월 메리츠증권 본사와 전 본부장인 A씨의 주거지 등 5~6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메리츠증권 임원 A씨는 2014년부터 2015년 초까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한 혐의를 받았다.

부하 직원을 동원해 다른 금융기관의 대출을 알선받아 부동산 취득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23년 10월 메리츠증권 등 5개 증권사의 부동산PF 기획검사를 실시해 이와 같은 혐의를 포착했다.

2024년 2월 현재 검찰의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메리츠증권 이화전기 부당매도 의혹
메리츠증권은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투자에 활용한 혐의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 박현규)는 2023년 11월6일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 본사와 이화그룹 본사, 관련자 주거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거래정지 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신주인사권부사채(BW)를 매도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2021년 이화전기가 발행한 400억 원 규모의 BW에 투자했다. 이후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 2023년 5월11일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그런데 메리츠증권은 직전인 같은 해 4~10일 이화전기 보유지분을 거래정지 전 전량 매도했다. 이에 증권가에선 메리츠증권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금감원은 앞서 2023년 10월11일 메리츠증권 기획검사를 통해 이런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넘겼다.

당시 메리츠증권 대표를 맡았던 최희문 부회장은 2023년 10월18일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메리츠증권은 사전 정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차명투자 의혹에 사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가 2022년 6월 불법투자 의혹에 휩싸여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는 계열사 대표의 불명예 퇴진이라는 점에서 조정호의 인재중심 경영에 상처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메리츠자산운용이 개인 사이 거래(P2P) 사모펀드를 운용하면서 존 리 대표의 지인이 설립하고 존 리 대표 부인이 주주로 있는 P2P 업체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존 리 대표 부인은 이 업체가 설립될 때 2억 원가량을 투자해 지분 약 6%를 보유하고 있었다.

해당 업체에 존 리 대표가 차명으로 투자한 뒤 메리츠자산운용도 투자해 이해관계인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내용의 제보를 받고 수시검사에 나섰다.

존 리 대표는 2014년 취임한 뒤 3연임에 성공했으며 2023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금융당국 조사가 진행되는 데 부담을 느껴 사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존 리 전 대표는 2023년 5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해상충 관리 의무, 전문인력 유지 의무, 금융상품 광고 관련 준수 의무 위반 등을 이우로 직무정지와 총 10억여 원의 과징금·과태료 부과가 결정됐다.

그는 그동안 가치투자 전도사로 대중적 유명세를 떨쳐 ‘동학개미 선봉장’, ‘존봉준(존 리+전봉준)' 등으로 불리며 펀드시장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속세 불복 조세심판 청구 패소
조정호 등 한진가 2세들이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해외재산과 관련해 부과된 852억 원의 상속세를 두고 부당하다면서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다.

그러나 조세심판원은 2021년 1월 한진가 2세들이 제기한 상속세 부과처분 불복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서울국세청은 2018년 5월 한진가 2세들이 고 조중훈 창업주의 스위스 비밀계좌 등 해외재산을 상속받으면서 신고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조정호, 조현숙씨 등 한진가 5남매에게 상속세와 가산세로 모두 852억 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한진가 2세들은 2018년 7월 상속세 누락분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으므로 상속세와 가산세 부과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불복심판청구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가 2세들은 상속세 납부 의무 기간은 고인이 사망한 지 6개월 뒤인 2003년 5월부터 10년이기 때문에 2013년 5월까지만 상속세가 과세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들이 처음부터 해외재산의 존재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세가능 기간이 15년이라고 봤다. 국세청은 조중훈 창업주가 사망하기 직전에 스위스 계좌에서 5천만 달러가 인출된 사실을 근거로 내세웠다.

국세청은 이들을 포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정호 등은 법원에서 20억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해외 상속계좌 미신고로 벌금형 받아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형인 조양호 고 한진그룹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함께 선친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2002년 사망하면서 남긴 450억 원의 스위스 예금 채권을 상속받고도 상속세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2018년 10월 상속세 신고 불이행 혐의로 벌금 20억 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2019년 4월 사망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혐의는 공소기각 처리됐지만 남은 두 형제는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2019년 5월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 김유정 판사 심리로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은 “그동안 형제간 여러 다툼이 있었다”며 “얼마 전 조양호 회장이 사망하고 나니 모든 게 아쉽고 허무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속재산 일로 형사법정에 서게 돼 죄송하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정호도 “저 역시 같은 마음”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재판부에 말했다.

법원은 2019년 6월26일 두 형제에게 벌금 20억 원씩을 선고했다.

벌금형이 선고됨에 따라 조정호는 메리츠금융지주 사내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금고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 한해 임원 자격을 박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와대 출신 낙하산 영입 논란
메리츠금융지주가 2019년 3월 한정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브랜드전략본부장에 임명하면서 조정호가 덩달아 구설에 올랐다.

한정원씨는 SBS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 청와대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그룹 차원의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언론홍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한 전 행정관을 영입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청와대 방패막이’로 영입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한 전 행정관은 금융 관련 경력이 전혀 없었다.

조정호가 2018년 6월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던 만큼 청와대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메리츠종금증권(현 메리츠증권)은 2018년 7월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2016년 8월1일부터 은행과 저축은행에 적용되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모든 금융회사로 확대되면서 조정호도 메리츠금융지주의 최대주주로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조정호와 함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등도 심사 대상에 올랐다.

조정호를 비롯한 재벌 총수들은 2017년 초 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고액연봉 논란으로 회장에서 물러나
조정호는 2013년 6월 수십억 원의 고액연봉으로 논란이 빚어지자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의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또 두 회사의 회장 자리도 사임했다.

고액연봉 논란과 관련해 김영주 민주당 의원 등에 의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50억 원의 성과급 수령을 포기하면서 증인 채택이 철회됐다.

김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금융지주 회장들이 경기 상황과 수익을 고려하지 않고 부당하게 고액연봉을 받는 것을 지적하려 했다”며 “하지만 증인 채택 후 미수령한 성과급 50억 원을 포기하고 연봉 제도 개선 의지를 보여줌에 따라 조 회장의 증인 채택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앞서 조정호는 메리츠금융지주의 2012년 순이익이 2011년(3095억 원)보다 68% 줄어들었음에도 2012년 연봉과 배당금으로 메리츠금융지주 순이익(960억 원)의 14%가 넘는 136억 원을 지급받았다.

조정호는 2012년 메리츠금융지주에서 11억 원, 메리츠종금증권에서 28억 원, 메리츠화재에서 50억 원 등 모두 89억 원을 보수로 받았을 뿐 아니라 이와 별도로 47억 원의 배당금도 수령했다.

이후 조정호는 사임 9개월 만인 2014년 3월 메리츠금융지주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메리츠금융그룹 관계자는 “메리츠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조정호가 등기이사직을 맡아 책임경영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복귀를 결정했다”며 “조정호는 지주에만 적을 두고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책임경영에 나설 것이며 연봉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기념관 소송
조정호는 2008년 2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정석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및 상속지분 이전소송’을 제기했다.

조정호는 조양호 회장과 정석기업이 부친 조중훈 창업주의 사가인 부암장을 기념관으로 조성한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면서 1억 원의 손해배상과 부암장의 상속지분 이전등기 이행을 요구했다.

앞서 조양호 회장은 2004년 ‘아버지가 생전에 흉상을 이곳에 세워달라는 유지를 남겼다’며 기념관 건립을 기정사실화했으나 당시까지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조정호와 조남호 회장은 “큰형(조양호 회장)이 약속한 기념관 사업과 관련해 선대회장 사후 5년이 넘도록 기본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며 “부암장을 사유재산화하고 고인의 유지를 훼손하는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법원에 하소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양측은 2011년에 서울고법이 제시한 화해 권고안을 수용했고, 이로써 소송이 일단락됐다. 화해안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부암장은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큰 한옥 건물로 2024년 2월 현재까지도 기념관으로 대중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브릭트레이딩’ 소송전
조정호와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은 2006년 “한진그룹이 삼희무역을 설립한 뒤 브릭트레이딩의 대한항공 독점납품권을 빼앗아 갔다”며 장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원종승 한진그룹 전무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조남호 회장 측은 “(아버지인) 고 조중훈 회장이 4형제가 순이익을 공평하게 분배받도록 설립한 브릭트레이딩을 제쳐두고 삼희무역을 내세워 이익을 독점하려 했기 때문에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고 조중훈 회장은 4형제에게 계열사를 각각 상속했고 형제들은 이에 합의했다”며 “대한항공에 의지해 운영되는 브릭트레이딩을 조양호 회장 몫으로 하는 것에 다른 형제들도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납품업체를 변경한 것은 통상적 경영권 행사로 볼 수 있다”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정석기업 지분 둘러싼 소송전
2002년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별세한 뒤 2005년 그룹의 지주회사인 정석기업 지분을 두고 소송전이 벌어졌다.

조정호와 차남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은 장남 조양호 회장을 상대로 유산 분배와 관련해 선친의 생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조정호와 조남호 회장이 정석기업 주식 일부를 증여받으며 일단락됐다. 숙부인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과 외숙부인 김성배 한진관광 고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6만9057주를 조남호 회장에게 3만4528주, 조정호에게 3만4529주로 나눠 증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당시 한진그룹 지배구조에서 정석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컸다. '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의 정점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었다.

이후 형제는 그룹의 사업권, 재산 등을 둘러싸고 여러 차례 소송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형제 사이도 완전히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부모님 장례 때도 불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Who Is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2019년 4월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1983년 대한항공에 구주지역본부 차장으로 입사했다.

1984년 대한항공 구주지역본부 부장으로 승진했다.

1989년 한일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1991년 한일증권 상무이사가 됐다.

1993년 한일증권 전무이사로 승진했다.

1995년 동양화재해상보험 전무가 됐다.

1996년 동양화재해상보험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997년 한진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1999년 한진투자증권 부회장이 됐다.

2000년 메리츠증권(옛 한진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았다.

2000년 동양화재보험 이름이 메리츠화재로 바뀌면서 이사를 맡았다.

2000년 메리츠화재 전무이사가 됐다.

2000년 메리츠화재 부사장을 지냈다.

2000년 메리츠종합금융이 출범하자 이사를 맡았다.

2003년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2007년 6월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상근회장과 비상근이사를 지냈다.

2011년 8월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됐다.

2013년 6월 고액연봉 논란을 의식해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회장에서 물러나고 메리츠증권 회장직만 유지했다.

2014년 3월 메리츠금융지주 사내이사로 선임돼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으로 복귀했다. 이때 메리츠증권 회장직에서는 물러났다.

◆ 학력

1978년 미국 보스턴의 사립학교인 대처(THACHER)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대처고등학교는 조지 워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졸업한 학교다.

1983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 가족관계
[Who Is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맨 왼쪽부터),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한진그룹>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자의 4남1녀 가운데 4남으로 태어났다. 모친인 김정일 여사는 2016년 12월15일 타계했다.

2019년 별세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2006년 별세한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형이다. 조수호 전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형수다. 여자 형제로 조현숙씨가 있다.

조양호 전 회장의 자녀들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총괄 부사장 등이 조정호의 조카다.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차녀 구명진씨와 결혼해 슬하에 조원기, 조효재, 조효리씨 등 1남2녀를 뒀다. 처제가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장모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둘째딸 이숙희씨다. 처가가 삼성, LG와 관련이 있어 조정호가 한진, 삼성, LG의 3대 그룹을 연결하는 인간고리 역할을 한다는 말도 있다.

◆ 상훈

2023년 12월5일 제2회 한국기업거버넌스 경제부문 대상을 받았다.

◆ 기타

2023년 12월28일 기준 메리츠금융지주 지분 48.34%를 지니고 있는 최대주주다. 2024년 2월20일 종가 기준으로 지분 가치는 7조3506억 원이다.

조정호는 2023년 회계연도에 배당으로 2307억 원을 받을 예정이다. 이는 개인배당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3237억 원)에 이어 국내 2위다.

장녀 조효재씨는 메리츠금융지주 지분 0.08%를 보유하고 있다. 조원기씨와 조효리씨는 메리츠금융지주 관련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조정호는 2023년 상반기에 메리츠금융지주에서 17억27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 5억 원, 상여 12억1100만 원, 기타소득 1500만 원이다.

미국 영주권 보유자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어록
[Who Is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왼쪽)이 2012년 3월13일 프로골퍼 후원식에서 박상현 프로와 악수를 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
“국내 최초의 보험지주 금융그룹으로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보다 알차고 강한 전문 금융그룹으로 거듭나자.” (2011/08/01, 메리츠금융그룹 회장 취임사에서)

“양질의 사람들이 와서 일하고 싶은 회사, 명성이 높은 회사를 만들자.” (2009년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사장을 임명하며)

“소매금융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해 자산운용에 승부수를 걸겠다.” (1997/06/10,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수년 동안 쌓아온 성과가 단 한 번의 실수로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냉엄한 곳이 바로 증권시장이다. 종합적 위험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전담팀을 만들었다.” (1997/06/10,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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