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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합당 초기부터 내홍 커져, 이준석 총선 행보 '산 넘어 산'

이준희 기자 swaggy@businesspost.co.kr 2024-02-19 12: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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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합당 초기부터 내홍 커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686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준석</a> 총선 행보 '산 넘어 산'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왼쪽)와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오른쪽)이 1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개혁신당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합당 초기부터 이준석·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이번 총선에서 도약을 노리는 개혁신당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준석 공동대표가 당내 갈등을 잘 수습하지 못하고 총선에서 목표한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대권까지 바라보는 그의 정치적 위상도 흔들릴 공산이 크다.

허은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19일 최고위원회에서 선거 캠페인에 대한 권한을 이준석 공동대표와 김용남·김만흠 정책위의장이 협의해 시행하기로 하는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위임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허 수석대변인은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 캠페인, 선거 정책 결정권의 신속성을 담보하고자 이준석 대표가 공동정책위의장과 협의해서 시행하고자 하는 안건이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이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내고 의결 전 퇴장했다. 선거 정책 결정 위임 건을 논의하는 비공개 회의장 안에선 최고위원들의 고성이 오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최고위원은 “이게 이준석 사당화하자는 거지 뭐냐”며 고성을 냈고 이낙연 공동대표는 말없이 회의장을 빠져 나왔다.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 최고위원 퇴장 뒤 선거 정책 결정 위임안은 남아 있는 지도부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김종민 최고위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떠난 ‘원칙과상식’의 이원욱·조응천 최고위원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져 합당 전 ‘새로운미래’ 계열 내부에서도 생각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김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백브리핑에서 “선거캠페인이라고 하는게, 선거운동 전체를 다 누가 이준석 개인한테 맡기고 그러면 이건 민주정당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며 “전두환이 지금 나라가 어수선하니까 국보위 만들어서 여기다 위임해달라고 국회 해산한거랑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18일에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공동대표가 양당의 통합 정신을 깨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김 위원은 이준석 공동대표가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선거정책 전반을 지휘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그것은 선거운동의 전권을 위임해 달라는 것”이라며 “2월9일 통합신당 합의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으로 정했다. 선거운동의 전권은 이낙연에게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공동대표가 권한상 우위에 있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킨 것이다. 

그러면서 이낙연 공동대표가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전권을 준다 하더라도 ‘최고위원 검토’라는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공동대표 측이 ‘기동력’을 이유로 당내 절차에 따른 허락을 받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자 “기동력이 아무리 있어도 엑셀만 있는 차는 사고가 난다. 가끔 한 번씩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차를 탈 수가 있느냐”며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19일 최고위원회에선 당원 자격 심사위원회 설치의 건도 처리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명확히 하기 위해 정강·정책에 반하거나 해당 행위를 한 인사에 대한 입당 심사를 실시할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자 한다”며 “(기존) 양당에서 설치된 부분이라 모든 분이 찬성해서 의결했다”고 말했다.

이는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당원자격 심사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공천 문제를 놓고도 이준석계와 이낙연계의 입장이 갈렸다. 

개혁신당에 입당한 배 전 부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장애·여성 인권활동가로서 비례대표가 되고 싶다”고 하자 이준석 대표는 “법적 대표인 내 권한 내에서 공직후보자 추천, 당직 임명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어왔다.

그러자 18일 배 전 부대표는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제게 일종의 정치적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양당 패권 세력이 해왔던 행태와 별반 다르지 않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준석 공동대표는 “배 전 부대표는 전장연의 불법적인 시위를 옹호해왔고 전장연의 반성폭력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주요 직위를 역임했다”며 “함께하기 위해서 생각을 정정하거나 과거 발언에 대해 책임지고 설명해야 한다”고 재반박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준석 공동대표는 “전장연은 과거 이석기 의원 석방대회와 반미자주대회에도 참여하던 단체인데 왜 그 단체의 핵심간부가 뜻하는 바를 펼치기 어려운 개혁신당에 들어오고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지원하겠다고 인터뷰 하면서 입당하겠다는 것인지 상식적인 수준에서는 이해가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배 전 부대표를 두고 “법적 대표인 내 권한 내에서 공직 후보자로 추천하거나 당직 임명 등의 가능성은 없다”고 밝힌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우리는 배복주 씨를 절대 보호하거나 그와 같이 가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 그가 누구인지조차 모른다. 공천하자는 사람도 없다”면서도 “다만 문제가 있는 사람을 배제하려면 절차대로 해야 민주주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거가 있으면 검토해서 처리하면 된다. (이준석 대표의) 이런 방식은 과거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를 몰아낸 것과 뭐가 다르냐”고 쏘아붙였다.

이준석계와 이낙연계 두 세력 사이의 충돌이 격화하자 정당보조금·기호3번 등을 위해 이견을 뒤로하고 ‘선통합, 후조정’을 감행한 것이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국민의힘 대표에 출마할 때부터 2030세대 남성들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과 배 전 정의당 부대표 등까지 포함된 빅텐트가 구성되자 핵이들의 지지이탈이 가속화됐다. 

더구나 기호3번이라는 현실적 목표를 위해 ‘사고 친 공익 현역병 군입대’ 법안을 낸 양정숙 의원을 영입하자 2030세대 지지층의 불만은 더 커졌다. 

양 의원은 지난해 4월 공익 요원이 문제를 일으켰을 시 현역병으로 입대하게 하는 법안을 냈다. 이에 현역병 입대를 징벌로 취급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졌고 이에 양 의원은 법안을 하루 만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이준석·이낙연 공동대표가 한 지붕아래 보금자리를 마련했음에도 16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개혁신당 지지율은 4%에 머물렀다. 같은 여론조사업체의 2월 첫 주차 조사에서는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은 각각 3%를 기록한 바 있지만 합친 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산술적 합계보다 낮게 나타난 것이다. 

16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2월13일부터 2월15일까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3.7%다.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이준석 공동대표의 꿈은 ‘금뱃지’에 머물러있지 않다. 이 대표가 2019년 낸 책 ‘공정한 경쟁’을 보면 갖고 싶은 별명은 ‘한국의 오바마’로 대통령까지 바라보고 있다. 

이준석 공동대표가 유력한 대선주자로써 도약하기 위해선 우선 국민의힘에서 제3지대로 나와 치르는 이번 총선에서 개혁신당을 잘 이끌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야만 한다. 

이번 선거에서 공언했던 ‘최소 30석’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선거 전략에 능통하다던 그를 향한 평가도 꺾일 가능성이 크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준석 공동대표를 항해 ‘말 뿐이 없다’고 비판한 지점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이다. 
 
개혁신당 합당 초기부터 내홍 커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686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준석</a> 총선 행보 '산 넘어 산'
▲ 개혁신당 홈페이지 '예비후보' 게시판. <개혁신당 홈페이지 갈무리>

그러나 현재로서는 당내 계파간 내홍이 짙어져가는 데다 부진한 지지율 등을 고려했을 때 개혁신당의 이번 총선 전망이 밝지 않다.

개혁신당 홈페이지에 마련된 ‘예비후보’ 게시판도 최고 조회수가 1300여회가 되지 않을 정도로 관심을 얻지 못하는 데다 게시글도 11개에 머물러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제3지대 4개 세력이 모인 개혁신당의 결합을 ‘위장 결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19일 여의도 국회 앞 중앙당사로의 출근길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개혁신당에) 지난 2월15일 기준으로 보조금 6억 6천만 원이 지급됐는데 이건 큰돈”이라며 “결국 돈 때문에 못 헤어지는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생각이 전혀 같지 않았던 사람들이 위장 결혼하듯이 창당한 다음, 국회의원 숫자를 하루 전에 맞춰 돈(보조금)을 받아 가는 것은 분식회계를 해서 보조금 사기를 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게 정말 정치 개혁인가. 이건 기존에 있었던 대형 정당들도 안 하던 방식 아닌가. 창피해서 안 하던 방식이다”고 꼬집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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