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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점 향하는 미국 연준 통화정책, 한은 이창용의 '라스트마일'은 현재진행형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4-02-02 15: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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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코로나19 확산 이후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 통화긴축 기조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한국과 미국 통화정책 수장의 태도가 올해 들어 엇갈리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장은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으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여전히 금리 인하 가능성에 강하게 선을 긋고 있다.
 
종착점 향하는 미국 연준 통화정책, 한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78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의 '라스트마일'은 현재진행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통화정책 운용의 초점을 물가에 맞추고 있는 만큼 쉽사리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이 총재가 통화정책 운용의 초점을 ‘물가’에 두고 있는 만큼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안착하지 않는 이상 쉽사리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연준이 2분기부터는 기준금리 인하에 들어갈 것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물가와 고용지표 흐름을 고려할 때 짧은 라스트마일(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 구간)이 될 공산이 높다는 점에서 5월 혹은 6월 금리인하 시작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3회로 제시한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며 “인하 개시 시점도 2분기부터라는 기존 전망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1월3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3월 금리인하에 대해 부정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올해 금리 인하 방침을 명확히 한 점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FOMC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의 위원들이 금리인하가 적절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금융시장 여건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완화적 수준으로 접어들었다고 평가받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인 것이다.

하지만 이 총재는 미국과 다른 행보를 보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총재는 1일 한국최고경영자포럼 기조연설에서 “미국, 유럽 등 국가들이 빨리 내린다고 해서 저희가 빨리 내릴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준 통화정책에 강한 영향을 받고 있는 한국은행이 미국과 다른 길을 걷겠다고 선언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두 나라가 동일하게 목표치로 삼고 있는 물가상승률 2%에 안착하는 시점이 서로 차이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에 주요 지표로 참고하는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 2.9%를 나타내며 11개월 연속 둔화했다. 특히 2년9개월 만에 최저치인 2%대에 진입했다.

한국도 올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 근원물가 상승률은 2.5%까지 내려오기는 했으나 미국과 달리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최근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의 변동성을 꼽으며 “2월과 3월 물가 상승률이 다시 3% 안팎으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가 나왔지만 2~3월 물가 궤적이 부총리의 말처럼 더 떨어지는 궤적은 아니다”며 “9월과 10월 정도는 돼야 좀 많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2.5% 정도는 밑돌아야 안심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12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에 이르는 시점을 올해 연말로 예상했다.
 
종착점 향하는 미국 연준 통화정책, 한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78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의 '라스트마일'은 현재진행형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달리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하반기부터 한국은행이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이 총재가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조용구 연구원은 “전날 이 총재의 발언은 꽤 강했다”며 “지금과 같은 조심스러운 태도면 시장의 예상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행이 더 보수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업계는 3분기부터는 이 총재도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정도로 경기가 둔화하면 대외수출도 안 좋아진다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인하를 하면 한국의 인하 압력도 커질 수 있다”며 “내수가 워낙 안 좋아 미국이 금리 인하를 하면 우리도 슬그머니 따라 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조용구 연구원은 “지금 환율도 기대한 것보다 높아 금리 인하는 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한국은 금리 인하를 3분기에 한 번, 4분기에 한번 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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