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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체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위기 넘을 수 있을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9-13 13: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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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체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위기 넘을 수 있을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르면서 삼성전자의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위기대응에도 적극 나서 경영능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이 전장부품 등 신사업에서 공격적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최근 불거진 갤럭시노트7 리콜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추가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나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역할을 더욱 확대하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도 가속화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 이재용, 삼성전자 성장전략 시동

블룸버그는 13일 “이 부회장은 갤럭시노트7 리콜사태가 악화하자 이사회에 합류해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전략적 결정을 내리는 데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다음달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다.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은 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경영 전반에 폭넓은 경험을 쌓았고 그동안 실적반등과 사업재편에 이뤄낸 성과로 능력을 증명했다”며 “과감한 투자로 성장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식적 경영참여를 더 미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발표하는 동시에 1조1500억 원 규모의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미국 HP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어졌던 조직 효율화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나서 삼성전자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만큼 성장전략을 마련하는 데도 더욱 적극적 행보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가전과 스마트폰 등 기존 주력사업이 둔화하며 신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자동차 전장부품팀을 새로 꾸렸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사외이사로 있는 이탈리아 자동차회사의 전장부품사업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재용체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위기 넘을 수 있을까  
▲ 삼성전자가 리콜을 실시한 '갤럭시노트7'.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외교관’ 역할을 하며 글로벌 업체의 수장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리콜 사태로 빚어진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경영능력을 발휘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폭발사고가 세계 곳곳에서 잇따르자 제품을 모두 수거해 신제품으로 교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기관의 개입 등으로 후속조치가 강화되며 판매재개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전자는 이번 위기에 대응해 내년으로 예상됐던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앞당겼다”며 “오너일가가 지휘봉을 잡으며 조직의 결속력을 강화해 위기대응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이전부터 ‘품질경영’을 강조하며 결함이 있는 제품을 전량 폐기하거나 사업부의 최고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내렸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 선임을 계기로 경영전면에 공식적으로 나선 만큼 갤럭시노트7 리콜사태에 대응한 추가조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떠오른다. 

◆ 삼성전자 대표이사도 취임할까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이른 시일 안에 대표이사나 이사회 의장을 맡을지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권오현 DS부문 부회장과 신종균 IM부문 사장, 윤부근 CE부문 사장이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세 사람 모두 올해 주주총회에서 3년 임기로 재선임됐다. 현실적으로 이 부회장이 이들의 임기가 만료되기 전 대표이사를 맡게 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신 사장과 윤 사장은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각각 무선사업부와 가전사업부 대표에서 물러나 역할이 줄어든 만큼 삼성전자 대표이사체제에도 추가변화가 생겨날 수 있다.

권 부회장은 최근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의 부품사업을 총괄하게 되며 역할을 강화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대표이사가 아니어도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이 부회장이 이르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재용체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위기 넘을 수 있을까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에 오를 경우 내부 이사 및 주주들과 소통을 강화하며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책임경영 의지를 더욱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셈이다. 

이 부회장이 올해 연말인사에서 회장에 취임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들은 이 부회장이 한국의 유교적 전통에 따라 이건희 회장이 살아있는 한 회장직을 물려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계기로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삼성전자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책임경영 의지”라며 “삼성전자의 적극적 성장전략과 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당연한 수순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며 “갤럭시노트7 사태의 위기돌파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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