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바이오·제약

정용진, 눈밖에 난 이마트 대표 결국 교체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2-07 11:58:37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정용진, 눈밖에 난 이마트 대표 결국 교체  
▲ 지난해 10월 허인철 이마트 대표(좌)가 국정감사에서 답변을 마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허 대표의 불성실한 태도는 논란을 일으켰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우)이 증인으로 소환됐다.

그룹 오너 전용기 등 ‘회장님’의 항공여행 때 전문적으로 서비스를 담당했던 한 승무원은 “회장님 앞에서는 대표이사나 신입사원이나 똑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마치 고양이 앞에 선 쥐처럼 설설 기더라는 얘기다.


허인철 이마트 대표가 물러나는 과정이 그 비슷한 모양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해 눈밖에 나고 결국 사퇴에 이르게 됐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7일  이마트의 허인철 영업총괄 대표이사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으로 이갑수 부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정용진, 눈밖에 난 이마트 대표 결국 교체  
▲ 이갑수 이마트 대표
이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 2009년부터 고객서비스본부장으로 모든 매장 영업을 총괄해온 영업·마케팅 전문가로 통한다. 이 신임대표는 1957년생으로 부산고와 경희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신세계에 입사해 백화점 판촉 및 상품기획(MD) 등 업무를 두루 거쳤다. 1999년말 이마트로 자리를 옮긴 뒤 마케팅, 가전레포츠, 판매본부 등에서 현장 업무를 익혔다,

이에 앞서 허 대표는 지난달 28일 열린 경영이사회에 참석해 사표를 제출했다. 그룹에서는 만류했으나 뜻을 굽히지 않았고, 이명희 그룹회장에게 미리 사표 수리를 승낙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는 1986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1997년 신세계로 자리를 옮겼다. 그 뒤 경영지원실 경리팀장, 관리담당 등을 맡아 재무전문가로서 능력을 발휘해 그룹의 신임을 얻었다. 2012년 이마트 대표에 올랐는데, 당시 매출 감소로 골머리를 앓던 이마트를 살려낼 구원투수로 전격 기용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 대표의 사표 제출의 기미는 지난해 말 단행된 신세계 정기임원인사에서 일부 감지됐다.


신세계는 그동안 허 대표로 단독으로 이끌던 이마트에 김해성 신세계 경영실장을 경영부문 대표로 임명했다. 허 대표는 이 인사에 따라 영업총괄부문 대표로 권한이 축소됐다. 김 신임 대표는 2006년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맡은 후 매출을 4배 이상 올려 주목 받은 인물이다. 2012년 사장 승진에 이어 1년 만에 그룹 주요계열사인 이마트 대표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마트는 이 인사를 놓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영업부문은 허 대표가, 경영부문은 김 대표가 맡는 ‘투톱체제’를 구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실상 허 대표에 대한 ‘좌천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허 대표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모르쇠’로 대응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 때문에 정 부회장이 증인으로 소환되기에 이르렀고, 이 때문에 미운털이 박혀 좌천된 것이라는 얘기다. 

허 대표는 지난해 10월 이마트 등 기업형 슈퍼마켓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해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내가 맡은 회사와 상관없다”는 등 불성실한 답변만 했다. 이런 태도에 화가 난 의원들은 애초에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던 정 부회장을 국감장으로 불러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대표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죄하는 등 한차례 곤욕을 치렀다.


허 대표의 태도는 유통 라이벌인 롯데그룹 전문경영인들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국감이 시작되기 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계열사 사장단에서 자신들이 대신 증인으로 나가는 조건을 내거는 등 신 회장을 위해 육탄방어를 했다. 그 결과 신 회장은 증인 소환을 면제받았다.

그룹 관계자는 “허 대표가 국정감사 답변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최근 모친상을 당한 것을 계기로 퇴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 대표도 사의를 표명한 직후 “이미 마음먹고 있었던 일”이라며 “이명희 회장님께 전화를 드려서 승낙을 받았다”고 말했다. 허 대표가 실질적 그룹총수인 정 부회장이 아닌 이 회장에게 직접 사표 수리를 승낙 받은 점도 허 대표와 정 부회장 사이의 관계악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최신기사

국정기획위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은 부인 어려운 현실, 여러 방안 검토"
과기정통부, AI정책 컨트롤타워로 국가인공지능위 강화하는 입법 예고
경찰-식약처 윤활유 의혹 SPC삼립 시화공장 15일 합동점검, 5월 끼임 사망사고 공장
LG전자 중국 스카이워스·오쿠마와 유럽 중저가 가전 공략하기로, 기획·설계부터 공동작업
경제6단체 "노란봉투법안 크게 우려", 민주당 "합리적 대안 마련"
현대그룹 '연지동 사옥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볼트자산운용 선정, 매각 후 재임대해 사..
SK증권 "넷마블 하반기도 안정적 매출 전망, 기대작 본격적 출시 예정"
대신증권 "영원무역 2분기 자전거 브랜드 스캇 적자 줄어, 실적 부담 경감"
미래에셋증권 "하이브 3분기까지 이익률 압박 지속, 해외서 현지확 작업 진척"
대신증권 "한국콜마 2분기도 이익 개선세 지속, 하반기 미국 2공장 본격 가동"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