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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롭테크업계 부동산 침체에 투자 한파 이중고, 직방금지법안 보류에 숨 돌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3-12-21 16: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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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직방, 다방 등 프롭테크기업들이 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단체로 격상하는 내용을 담은 ‘직방금지법안’의 국회 상정보류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다만 부동산시장 경기침체로 온라인중개사업 업황이 어렵고 투자시장도 얼어붙어 있는 등 내년에도 쉽지 않은 사업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롭테크업계 부동산 침체에 투자 한파 이중고, 직방금지법안 보류에 숨 돌려
▲ 국회에서 직방금지법안이 보류되면서 직방 등 프롭테크업계가 한숨을 돌리고 있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열리는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 일명 ‘직방금지법’으로 불리는 공인중개사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상정되지 않았다.

통상 법안심사소위원회 안건은 회의 하루 이틀 전 양당 간사가 합의해서 결정하는데 상정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이 법안은 2022년 10월 발의된 뒤 1년 넘게 국회에서 계류했지만 최근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하지만 법안을 두고 혁신과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반대에 부딪힌 데다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표몰이’ 정책이라는 시선도 가시지 않았다.

결국 직방금지법안은 이날 심사에 빠져 내년으로 넘어가면서 사실상 21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직방금지법안은 소위 상정 불발이 아니더라도 애초 통과되기 어려운 법안이라는 시선이 국회 안팎의 중론이다.

국토교통부가 개정안에 반대견해를 보이고 있고 대한건축사협회 의무가입을 규정한 건축사법 개정안에 대한 헌법소원이 아직 진행 중으로 결론이 나지 않은 것도 무시하기 어렵다. 

프롭테크업계로서는 법안 처리가 미뤄진 것이 다행으로 여겨진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공인중개사법 일부개정안은 현재 임의단체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단체로 격상해 공인중개사의 협회 가입을 의무화하고 협회의 지도·관리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협회에 실질적 지도, 관리권한을 부여해 내부정화를 통해 사기나 부정한 방법 등을 사용한 무질서한 중개행위를 방지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직방 등 프롭테크기업들은 협회에 중개사들을 단속·처벌할 권한을 부여하면 특정 플랫폼을 사용하지 못하게 중개사들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법안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실제 공인중개사협회는 2019년 가입회원들이 협회 자체 플랫폼인 ‘한방’이 아닌 직방, 다방 등 다른 플랫폼에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해 공정거래위원회 시정명령을 받은 적이 있다.

법조계 ‘로톡 사태’ 등 다른 업계를 봐도 법정단체인 협회가 소속 회원들의 온라인 플랫폼 가입 등을 막은 사례가 있다. 3년 전 차량공유플랫폼 타다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결국 서비스가 중단돼 시장에서 퇴출됐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차량대여사업자의 운전자 알선 예외규정을 엄격히 하고 플랫폼 운송사업자를 제도화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프롭테크업계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직방금지법 등으로 시장에서 설 자리가 좁아지면 투자유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바라봤다. 

안성우 직방 대표이사는 앞서 2022년 11월 ‘직방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법정단체화 추진에 관해 “이런 방향은 규제를 혁신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아닌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법안이 통과되면 영향이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특히 “투자자들도 규제를 통한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경험했기 때문에 우려하는 상황”이라며 “경기가 좋지 않아 스타트업에 관한 투자 발길이 끊기고 있는데 (공인중개사법 개정안과 같은) 이슈가 있으면 투자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 오게 된다”고 말했다.

기존 공인중개사시장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온라인중개사업뿐 아니라 사업운영 자체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롭테크업계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부동산시장 경기침체에 이미 투자시장 위축에 직면해 있다.
 
프롭테크업계 부동산 침체에 투자 한파 이중고, 직방금지법안 보류에 숨 돌려
▲ 이상영 명지대 교수(왼쪽부터),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이석준 우미건설 부회장, 배석훈 큐픽스 대표, 안성우 직방 대표,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2023년 11월30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호텔에서 열린 '프롭테크 5주년 비전 콘퍼런스' 패널토론에 참석하고 있다. < 한국프롭테크포럼 유튜브채널 프롭TV 영상 갈무리 >

한국프롭테크포럼이 11월29일 발간한 ‘한국프롭테크 스타트업 오버뷰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프롭테크기업이 유치한 투자액은 1조2040억 원으로 2021년(2조6943억 원)보다 55%가량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프롭테크기업 유치 투자액은 1307억 원으로 훨씬 더 급감하는 추세를 보였다.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 등 사업확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시장 경기침체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직방은 최근 온라인중개제휴서비스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 직방파트너스 인력의 절반가량을 감축하는 권고사직을 진행하고 있다. 불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직방은 지난해 삼성SDS 홈사물인터넷사업부문 인수 등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실 370억 원을 내며 적자 폭이 커졌다.

직방은 앞서 2021년 직방파트너스를 세우고 온라인중개사업에 직접 진출했다. 직방파트너스가 공인중개사들과 계약을 맺고 온라인중개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기술 등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나누는 방식이다. 

온라인플랫폼 다방을 통한 부동산 매물소개서비스 등에 집중하고 있는 스테이션3는 지난해 시장 위축으로 매출이 줄었다. 다방은 2022년 매출 231억 원을 내 2021년(246억 원)보다 매출이 6% 감소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1월30일 한국프롭테크포럼이 주최한 ‘프롭테크 5주년 비전 콘퍼런스’에서 “평년 주택 거래량이 120만 건 안팎인데 올해는 약 50만 건에 불과했다”며 “중개 플랫폼에 들어와 집을 보는 사람이 줄어드는 등 프롭테크 산업은 부동산 경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2023년 들어 10월까지 폐업한 공인중개사사무소는 1만1797곳, 휴업한 곳은 1134곳으로 집계됐다. 한 달에 평균 공인중개사사무소 1200곳이 문을 닫았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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