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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실적 부진에도 글로벌 확장, 김연섭 ‘퀀텀점프’ 준비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12-21 15: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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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2023년 롯데그룹 아래로 들어오며 글로벌 배터리소재 선도기업으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았지만 실적 측면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첫 사령탑을 맡은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로서는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대표는 글로벌 생산거점 구축계획을 구체화하며 중장기 성장성을 강화할 주춧돌을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실적 부진에도 글로벌 확장, 김연섭 ‘퀀텀점프’ 준비
▲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가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21일 증권업계 안팎의 분석을 종합하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크게 뒷걸음한 실적을 거두며 한 해를 마감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1~3분기 누적 매출 5795억 원, 영업이익 107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4.6%나 후퇴했다. 

얼마 남지 않은 4분기 역시 실적이 크게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은 만큼 올해 연간 실적도 1~3분기 누적 실적에서 나타난 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2023년 연결기준 컨센서스(실적 추정치 평균)는 매출 8195억 원, 영업이익 187억 원이다. 2022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2.4% 늘지만 영업이익은 77.9% 줄어드는 것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출범과 함께 사령탑에 오른 김연섭 대표로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성적표다. 

롯데그룹은 배터리소재사업 역량을 강화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취지 아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결정한 뒤 기업결합 심사 승인 등을 거쳐 올해 초 계열사 편입을 완료했다. 

이후 일진머티리얼즈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사명을 지금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바꿨고 김연섭 대표도 새로 출범하는 회사의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다.

롯데그룹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는 2조5377억 원이 소요된 올해 국내 최대 인수합병건으로 꼽힌다. 두 번째로 큰 인수합병건은 한화그룹의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약 2조 원이 투입됐다. 

애초 롯데그룹의 인수금액이 다소 과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그만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배터리소재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워햐 한다는 그룹 내부의 의지가 강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출범 첫 해 실적이 후퇴하며 김 대표로서도 아쉬운 상황을 맞게 됐다.

중국업체들로부터 비롯된 글로벌 동박 공급 과잉이 실적 부진의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수요 성장세 둔화 역시 동박 업황이 악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실적 부진이 경영 실책보다는 외부 요인에 따른 것인 만큼 김 대표를 향한 그룹 내부의 신임은 여전히 굳건하다는 시각이 많다. 김 대표는 롯데그룹 화학군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를 통해 교체되는 상황에서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 자리를 지켰다. 

업황의 단기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동박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자신하며 글로벌 생산거점 구축하고 생산능력을 확대할 채비를 하고 있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시장 규모는 올해 1300만 대 수준에서 2030년 5743만 대 수준으로 급격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규모도 2023년 930GWh에서 2030년 3745GWh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시적 부침은 있으나 전기차 배터리 소재와 관련한 장기적 성장 전망은 여전히 밝은 셈이다.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동박 시장 규모 2023년 50만 톤에서 2030년 223만 톤으로 4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김 대표는 현재 연산 6만 톤 수준의 동박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최대 연산 24만 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실적 부진에도 글로벌 확장, 김연섭 ‘퀀텀점프’ 준비
▲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스페인 몬로이치에 건설을 추진하는 연산 3만 톤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스마트팩토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가장 먼저 구체화되고 있는 계획은 스페인 공장 건설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스페인 카탈루냐주 몬로이치에 5600억 원을 들여 연산 3만 톤 규모의 하이엔드 동박 제조 스마트팩토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몬로이치 시당국과 카탈루냔 무역투자청(ACCIO) 등과 관계를 다지며 행정적 협조를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8일과 12일 이사회를 통해 각각 2098억5573만 원, 1053억7082만 원을 스페인 자회사의 시설투자에 활용하기로 결정하며 스페인 공장 건설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스페인 카탈루냐는 지중해와 인접해 사계절 온화한 기후가 특징으로 연중 기온차가 적어 하이엔드 동박 생산과 품질 관리에 최적의 입지를 갖춘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태양광과 같은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전력망을 보유하고 있어 유럽연합(EU)이 요구하는 RE100 기준을 충족하는 데도 유리하다. 

김 대표는 스페인 공장을 통해 유럽 고객사의 현지화 요구를 만족시키고 하이엔드 동박 수요에 대응하는 핵심 거점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제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배터리 고객사들의 ‘퍼스트 벤더’가 되겠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이 밖에도 현재 가장 성장 잠재력이 높은 전기차 시장인 북미에도 직접 생산시설을 구축해 현지시장에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 대표는 7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출범 뒤 치른 첫 번째 기자간담회를 통해 북미 생산거점 후보지 몇 곳을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계획이 구체화되면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동박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글로벌 동박시장에서 생존 가능한 선두업체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며 “스페인 공장은 1단계 연산 3만 톤 생산라인이 2025년 무렵 가동되고 최종적으로 연산 10만 톤 체제까지 증설이 가능하며 미국은 공장 위치가 확정되면 2026년부터 동박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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