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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도 삼성전자 따라 '파운드리 분사' 없이 간다, TSMC와 경쟁에 약점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12-15 10: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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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도 삼성전자 따라 '파운드리 분사' 없이 간다, TSMC와 경쟁에 약점
▲ 인텔이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별도 회사로 분할하는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인텔 반도체공장 내부 사진. <인텔>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인텔이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조직을 별도 회사로 분할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과 동일한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형태는 대만 TSMC와 달리 고객사와 이해관계 충돌 및 신뢰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단점으로 꼽히지만 자금 상황 등 현실적 측면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지로 보인다.

로이터는 15일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를 회사 안에 유지할 것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며 “별도 회사로 분리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팻 겔싱어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지금의 사업 구조가 현재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가장 적합한 방향이라고 판단한다며 충분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자체 시스템반도체 설계사업과 함께 회사 내 사업조직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에 약점으로 꼽힌다. 반도체 설계기업들이 위탁생산을 맡기는 제품의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 TSMC는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설계하지 않고 고객사 제품만 위탁생산하며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는 점을 파운드리 사업의 중요한 장점으로 앞세우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나 인텔도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해 TSMC와 동일한 구조를 갖추도록 한다면 이러한 약점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팻 겔싱어가 파운드리 분사 계획에 관련해 선을 그은 것도 이와 관련한 관측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그는 “인텔의 반도체 설계 사업과 생산은 두 개의 다른 회사처럼 운영되고 있다”며 파운드리 공급사로서 고객들에 확실한 신뢰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하지 않는 것이 약점에 해당한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인텔도 삼성전자 따라 '파운드리 분사' 없이 간다, TSMC와 경쟁에 약점
▲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인텔이 TSMC와 경쟁에 불리한 상황에도 파운드리를 별도 회사로 분리하지 않는 데는 자금 확보와 같은 현실적 문제가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대규모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특성상 두 회사가 파운드리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지금 수준의 매출과 수익으로는 이러한 비용을 감당하기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TSMC는 이미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투자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인텔은 아직 다른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자금을 새 성장동력인 파운드리 사업에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분사를 추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2025년부터 파운드리 사업에서 자체 투자 재원을 마련할 만한 수익성 확보를 목표로 두고 있다. 그러나 목표 달성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파운드리 사업을 분할한 뒤 별도 상장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나 인텔이 이를 무리하게 추진할 만한 이유도 크지 않다.

인텔은 특히 파운드리 사업에 TSMC나 삼성전자보다 훨씬 늦게 진출해 고객사 기반이 적다는 점에서도 이를 별도 회사로 분리하기 어렵다.

팻 겔싱어는 로이터를 통해 “현재 인텔의 반도체 공장은 대부분 자체 제품 생산에 사용되고 있다”며 “따라서 같은 회사에서 설계와 생산 사업을 운영하는 일이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인텔 파운드리 사업이 내년 2분기에는 적자를 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적 개선 가능성에도 낙관적 전망을 전했다.

팻 겔싱어가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분리하지 않는 이유로 ‘현재의 시장 상황’을 언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실적을 개선한 뒤 별도 회사로 분할이 추진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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