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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7일 서울 서초R&D센터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V20'을 공개했다. |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스마트폰사업에서 삼성전자나 애플과 경쟁하기보다 틈새시장을 공략해 ‘의미있는 3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더욱 분명히 했다.
조 사장은 신제품 ‘V20’에 대중적인 흥행요소보다 전문가용 미디어기능과 듀얼카메라, 인터페이스 등 차별화된 사용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의 수요를 이끌 수 있는 요소를 대거 적용했다.
이런 전략이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부진의 탈출구가 될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조 사장은 7일 서울에서 열린 V20 출시행사에서 “V시리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를 둔 제품”이라며 “최상의 멀티미디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해 V10을 출시하며 새 프리미엄 라인업인 V시리즈를 차별화된 소비자가치 제공에 초점을 맞춘 멀티미디어 특화 스마트폰으로 강조했다. 후속작에서 이런 요소를 더 강화했다.
V20은 전면과 후면 듀얼카메라, 고품질 음성녹음과 영화의 고품질 재생기능, 별도의 알림창 ‘세컨드 스크린’ 등 경쟁업체의 스마트폰에 없는 기능이 대거 탑재됐다.
조 사장은 스마트폰사업에서 삼성전자나 애플 등 주요업체와 경쟁하기보다 LG전자 제품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창적인 정체성을 강화해 특정한 사용자층을 공략하겠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한다.
V20에서 선보인 다양한 특수기능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은 ‘의미있는 3위’를 목표로 조 사장이 차별화에 대한 고민을 이어간 결과물인 셈이다.
조 사장은 “V20을 기점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며 “경쟁사 제품과 비교하는 것보다 V20이 그 자체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8월 출시한 신제품 갤럭시노트7에 곡면화면과 방수기능을 적용한 것을 빼면 이전작과 성능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애플이 7일 미국에서 공개하는 아이폰7도 일부 모델에 듀얼카메라를 적용하고 내부 성능을 높이는 것 외에 디자인과 기능 측면에서 이전작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조 사장은 G5에 모듈식 디자인과 후면 듀얼카메라를 최초로 적용하며 하드웨어 차별화를 추진한 전략을 V20에서 이어가며 LG전자만의 독자적인 수요를 개척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모험’이 장기적으로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을 일으키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될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조 사장은 중저가제품과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모두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나 검증된 디자인 등 대중적인 흥행요소보다 하드웨어로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V20에 적용된 전문가용 미디어기능과 듀얼카메라 등은 모든 사용자층의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대중적 흥행요소보다 멀티미디어 경험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틈새시장 공략에 중점을 두고 있다.
LG전자는 V20에 특수 알루미늄과 실리콘 등 특수소재를 적용한 차별화된 일체형 금속 디자인을 탑재하면서도 뒷면 커버를 분리해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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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V20'에 적용된 특수 알루미늄 소재 외관. |
하지만 고품질 음향칩과 듀얼카메라모듈, 신소재 등 단가가 높은 부품이 대거 적용돼 V20이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에 크게 기여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새로 적용한 금속 알루미늄 외관의 수율과 생산량을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이전에 G5가 최초적용한 금속케이스의 수율 차질로 판매가 늦어진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LG전자는 경쟁작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10월까지 잠정적으로 리콜과 판매중단에 들어가며 V20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수요를 빼앗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됐다.
그런데 초반 물량확보에 실패해 V20의 본격적인 판매시기가 갤럭시노트7과 겹치게 되면 경쟁에 따른 마케팅비용도 늘고 판매량도 줄어 이런 수혜를 입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조 사장은 “그동한 개발과 생산에서 쌓은 노하우를 반영해 V20의 수율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G5와 같은 어려움은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