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현지시각 4일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한일 경제협력체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 SK > |
[비즈니스포스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일 경제협력체가 유럽연합(EU)과 같은 단일 시장 형태로 발전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5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종현학술원이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 마련한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참석해 구체화된 한일 경제협력체 구상을 내놨다.
최 회장은 ‘한일 관계의 새 시대, 그리고 한미일 3자 협력’을 주제로 열린 첫 세션에서 “한국과 일본은 그동안 WTO 체제에서 많은 혜택을 누려왔지만 지금은 그 혜택이 사라지고 있다”며 “큰 시장인 중국이 이제 강력한 경제로 바뀐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의 협력이 이를 타개할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이 고령화 문제와 인구감소, 낮은 경제성장률과 같은 문제에 함께 직면해 있다는 점도 짚었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 비슷한 경제문제로 오늘날의 경제적 위상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다”며 “이를 해결할 방법이 유럽연합과 같은 경제협력 모델이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의 역사도 언급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협력에 따른 시너지 가능성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유럽연합도 처음에는 프랑스와 독일이 철강과 석탄 같은 분야에서 시작한 경제연합이었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며 “한국과 일본도 에너지와 반도체 등 분야에서 협력한다면 많은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강력한 경제동맹르 맺어 큰 시장으로 성장한다면 주변국인 중국과 러시아도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게 돼 결국은 북한 문제 등 동북아 전체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이날 열린 갈라 디너에서도 한일 경제협력체의 효과와 더 나아가 한미일 3국의 경제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더 나아가 한일 경제협력체가 미국과 함께 협력한다면 한·미·일 3국의 경제공동체는 30조 달러 이상의 거대 경제권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TPD는 한·미·일 3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세계적 석학, 싱크탱크, 재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북아와 태평양 지역의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 경제안보 협력의 해법을 모색하는 집단지성 플랫폼이다. 2021년 처음 개최된 이래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올해는 △ 한·미·일 3자 협력 △미·중 전략 경쟁과 대만 문제 △ 과학 혁신의 지정학적 영향과 글로벌 공급망의 미래 △ 북핵 위기 △ 지정학적 전환점: 우크라이나, 중동, 그리고 아시아 등의 주제로 4일부터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번 행사에는 미국의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첫날에는 척 헤이글 전 미 국방장관, 타미 덕워스 상원의원(일리노이주), 빌 해거티 상원의원(테네시주), 토드 영 상원의원(인디애나주) 등이 참석했고 둘째날에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스티븐 비건 전 미 국무부 부장관, 론 클레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 존 오소프 조지아주 상원의원 등이 TPD를 찾았다.
일본에서는 모리모토 사토시 전 일본 방위상, 후지사키 이치로 전 주미 일본대사, 스기야마 신스케 전 주미 일본대사,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 등이 참석했으며 한국에서는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 김성환 전 외교부 장관, 박철희 국립외교원장 등이 자리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