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연말 임원인사에서 외부인재를 대폭 등용하면서 쇄신의 칼을 빼들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뒤 실시한 첫 정기 연말 임원인사에서 외부인재를 대폭 등용했다.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은 새로 선임한 부사장 가운데 과반을 외부인사로 채우면서 그동안 정치권에서 지적해온 이른바 ‘내부 카르텔’ 타파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부사장 5명을 임명하고 상무보 이상 임원을 20% 감축하는 ‘2024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30일 밝혔다
◆ 쇄신에 방점 찍은 부사장 인사
이번 인사에서는 신임 부사장 5명 가운데 3명이 외부인재로 채워졌다.
특히 조직의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법무실장에 외부 전문가가 영입됐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KT의 새 법무실장으로는 검사 출신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인 이용복 부사장이 임명됐다.
이 부사장은 사법연수원 18기로 1992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검사로 재직했으며 이후 변호사로 다양한 민·형사사건을 담당했다.
김영섭 사장은 KT가 그동안 ‘순혈주의’를 내세우면서 ‘내부 카르텔’ 문제가 팽배하다는 외부 비판을 받아왔다는 점을 고려해 이 부사장을 발탁한 것으로 읽힌다.
KT는 특정 하청업체들에 용역을 몰아줬다는 혐의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 등으로 전직 경영진이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어 혁신과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 사장은 LGCNS 대표이사를 지낸 외부출신으로 KT에 들어온 직후부터 조직에 새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작업에 힘썼다. 특히 취임 직후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사장,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사장, 신형옥 경영지원부문장 부사장을 보직해제한 바 있다.
또한 김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기술역량 강화를 위한 인재영입에도 공을 들였다.
김 사장은 기술혁신부문장(CTO)로 IT전문가로 꼽히는 오승필 부사장을 영입했다.
오 부사장은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 현대카드를 거치면서 IT기술 관련 노하우를 풍부하게 지닌 인물로 평가받는다. KT는 IT 및 인공지능 거버넌스 체계 구축에서 오 부사장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영지원 부문장으로 신문방송학 교수를 지낸 임현규 부사장도
김영섭 사장이 영입했다.
임 부사장은 대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미디어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KT는 임 부사장이 경영지원 업무의 고도화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영섭 사장은 주요 보직에 내부 인재를 승진시켜 직원 사기저하를 막는 데도 신경을 썼다.
커스터머 부문장에는 직무대리였던 이현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B2C(기업간 거래) 마케팅총괄 역할을 맡게 됐다.
이현석 부사장은 단말기 마케팅 분야 전문가로 디바이스본부장과 충남·충북 광역본부장을 지내며 마케팅 흐름과 시장 전략분석에 탁월한 성과를 낸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또한 네트워크 전문가인 대구·경북광역본부장 안창용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해 엔터프라이즈 부문장으로 보임됐다.
안 부사장은 광역본부장 재임당시 B2C-B2B-네트워크 조직을 한 방향으로 결집하는 조직운영 리더십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KT는 안 부사장이 네트워크 운용 전문성을 바탕으로 B2B 사업의 창의적 디지털 혁신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 기술역량 강화와 신뢰회복을 위한 조직개편
KT는 기술역량 강화와 신뢰회복을 화두로 이번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연구개발 역량을 통합한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했다.
KT는 인공지능 등 핵심기술 역량을 강화해 B2B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연구단계에서 서비스 구현까지 전체 과정을 혁신하기 위해 기존의 IT부문과 융합기술원(R&D)을 통합해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했다.
또한 다른 부문과 업무가 중복되는 그룹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부문을 해체하는 등 본원적 기능 중심의 조직개편도 진행됐다.
KT는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인사책임자(CHO) 등을 최고경영자 직속으로 편제하고 경영지원 기능을 더욱 체계적으로 조직화하기로 했다.
또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고객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 아래 임원을 20% 축소하는 결정도 내렸다.
상무 이상의 임원은 98명에서 80명으로 상무보는 기존 312명에서 264명으로 규모를 대폭 줄였다.
김영섭 사장은 그동안 KT그룹 계열사의 핵심보직이 KT임원들의 퇴임 뒤 종착지로 활용됐던 기존의 관행을 타파하고 전문성과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인사를 배치한다는 기준도 세웠다. KT그룹 계열사는 본사 임원 인사 후속으로 곧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섭 사장은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KT가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도약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KT 그룹 임직원과 함께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