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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가 공동으로 의뢰한 조선업계 공동컨설팅 최종보고서가 늦어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8월 초에 조선업계 재편방향을 담은 보고서 초안을 마련했으나 조선3사의 반발 탓에 최종보고서 제출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3사는 컨설팅 보고서가 조선업계 구조조정의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강점을 보고서에 반영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 맥킨지 컨설팅 보고서, 최종안 확정 늦어져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6월에 맥킨지에 의뢰한 조선업계 공동컨설팅의 최종보고서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맥킨지는 늦어도 8월 중순에 컨설팅 보고서를 완성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도 최종안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킨지에 조선업계 컨설팅을 의뢰한 조선3사가 컨설팅 초안을 본 뒤 내용을 일부 수정해야 한다는 등 반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맥킨지는 8월 초 보고서 초안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 초안에 현대중공업은 선박에 강점을 보유하고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에, 대우조선해양은 특수선(방산)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맥킨지는 초안을 바탕으로 조선3사의 의견을 반영해 최종보고서를 만들기로 했으나 이 과정에서 조선3사 추가로 각 회사의 사업전망과 전략 등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어 최종보고서 확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킨지 컨설팅 보고서가 향후 조선업계 구조 재편작업의 근거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선3사가 보고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6월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을 밝힐 때 “(조선업계의) 맥킨지 컨설팅 결과에 따라 조선업종 내에서 사업재편과 설비 감축 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최종보고서가 완성되면 조선업 재편작업이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재편작업은 정부와 채권단의 강제적인 방법이 아닌 금융권의 차등지원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정 기업이 다른 조선사들보다 일부 사업부분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면 금융기관이 해당 기업의 특정 사업부에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등을 지원하지 않아 스스로 사업을 정리하게 한다는 것이다.
선수금환급보증(RG)은 조선사들이 선주로부터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 금융권으로 반드시 받아야 하는 지급보증이다. 금융권이 조선사에 RG를 발급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해당 사업을 지속하기 힘들게 된다.
◆ 조선3사, 경영능력 입증에 총력
조선3사는 맥킨지 컨설팅 최종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경영능력을 입증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중공업은 러시아 국영선사인 소프콤플로트가 유조선 12척을 발주하는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사업규모는 모두 6억6천만 달러로 현대중공업은 9월 안에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조선부문에서 모두 12억 달러를 신규수주했는데 러시아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단번에 수주량이 50% 이상 늘어나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와 선박 합자회사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정성립 사장이 직접 해외 발주처 사장들을 만나 해양플랜트 인도시점을 협의하는 등 경영상 난맥을 해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인도지연으로 1조 원 이상의 유동성 위기가 올 것으로 전망됐으나 해외 선주들로부터 선수금을 조기에 받아 경영위기설을 불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선3사 가운데 올해 유일하게 수주를 하지 못한 삼성중공업도 올해 안에 대규모 수주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8월에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현재 발주처와 단독으로 협상하고 있거나 매매의향서(LOI) 체결 단계에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 만큼 53억 달러 수주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25억 달러 규모의 모잠비크 코랄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와 12억 달러 규모의 인도 게일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