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GC녹십자가 국내 ‘5대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말까지 뚜렷한 돌파구도 없는 만큼 GC녹십자로서는 내년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의 미국 진출을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올해 3분기까지 실적에서 유일하게 실적 감소한 곳으로 꼽힌다. |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국내 5대 제약사 가운데 가장 부진한 실적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3분기 실적에서는 5대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GC녹십자는 2023년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누적 매출은 1조2217억 원, 영업이익은 428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매출은 6%, 영업이익은 58.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한양행·종근당 등 국내 상위 5대 전통제약사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누적 연결매출을 기준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유한양행은 같은 기간 매출 1조3824억 원, 영업이익 508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매출은 7.2%, 영업이익은 149.9% 증가했다.
GC녹십자는 올해 주요 수입원으로 꼽히던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GC녹십자의 3분기 실적과 관련해 “GC녹십자가 3분기 시장추정치를 하회한 주요 이유는 헌터라제 해외 매출 부진 때문”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및 북아프리카 재정보험 악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GC녹십자는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 감축 등에 나섰다.
GC녹십자는 올해 10월 임직원들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면서 인력 구조조정 및 조직 통폐합으로 전체 조직 가운데 10%를 감축하고 있다.
GC녹십자가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창립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증권가에서는 GC녹십자의 부진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GC녹십자는 2023년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169억 원, 영업손실 107억 원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32% 늘어나지만 영업손실이 이어지는 것이다.
심지어 증권사들은 GC녹십자의 4분기 실적 전망 눈높이도 낮추고 있다.
6개월 전만 하더라도 2023년 4분기 매출 4372억 원, 영업손실 26억 원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출 4169억 원, 영업손실 107억 원으로 매출 예상치는 203억 원 감소했고 영업손실 규모는 81억 원 확대됐다.
GC녹십자로서는 내년 미국의 품목허가를 진행하고 있는 혈액제제의 성공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혈액제제 제품 모습. |
GC녹십자는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제도를 통해 혈액제제인 IVIG-SN 고농도 10%의 품목 허가를 신청하면서 허가 획득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의 공장 실사를 마친 상태로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에 따라 내년 1월13일까지 최종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특히 미국 혈액제제 진출은 2015년부터 ‘IVIG-SN’ 저농도인 5% 제품으로 허가를 추진해왔지만 번번히 실패해왔다.
미국 혈액제제시장 규모가 큰 만큼 허가를 받게 되면 실적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GC녹십자는 이미 미국법인인 GC바이오파마USA를 통해 직판 체제를 꾸려둔 데다 10월 미국에서 열린 ‘IgNS 2023’에 참여해 제품 홍보를 통해 상용화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글로벌 혈역제제 시장조사기관 MRB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104억 달러(약 13조 원)에 이르는데 GC녹십자가 미국에서 시장점유율 1%만 차지하더라도 1300억 원 규모의 매출이 가능하다.
이는 GC녹십자의 3분기 연결 매출의 30% 수준이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GC녹십자가 2024년 미국에서 혈액제제 허가 획득에 성공하면 2024년 하반기부터 미국에 출시돼 매출 및 이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