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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첫 날 파행, 여소야대에서 야당 같은 새누리당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6-09-01 17: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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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국회 첫 날 파행, 여소야대에서 야당 같은 새누리당  
▲ 정세균 국회의장이 1일 20대 국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20대 국회 정기국회 첫날 본회의가 파행을 맞았다.

여야는 어렵사리 추가경정예산 처리에 합의했지만 여당의 의사일정 보이콧으로 본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여소야대 국회가 가시밭길을 걸을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일 추경예산은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발이 묶였다. 당초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고 추경예산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새누리당이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여야는 8월31일 심야회동을 통해 가까스로 추경예산에 합의하고 본회의 첫날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여소야대 국면의 본회의 문턱은 예상외로 높았다.

새누리당은 정세균 국회의장의 국회 개회사를 문제 삼았다. 정 의장은 개회사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퇴진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요구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의사진행의 책무를 지고 있는 국회의장이 야당의 당론을 대변했다”며 “국회의장의 사과와 후속조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 해임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없지만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새누리당의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여소야대 국회의 갈등 양상은 본회의장 외에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8월31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야당 단독으로 진행된 데 이어 1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역시 오후부터 여당이 퇴장한 가운데 야당만 참석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조윤선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를 ‘부적격’ 의견으로 채택할 방침을 세웠지만 일정을 하루 미뤘다.

여야가 8월31일 밤에 추경예산 처리에 합의한 것은 그나마 '성과' 로 보인다. 2일 2017년도 예산안 제출을 하루 앞둔 극적인 합의였는데 추경예산과 내년도 본예산이 동시에 처리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피한 것으로 여겨졌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3당 간사인 주광덕 새누리당 의원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은 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10조8946억 원 규모의 추경예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초 추경안보다 다소 줄어든 것은 대우조선해양 퍼주기 논란의 대상이 된 외국환평형기금 예산이 2천억 원 삭감됐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운영자금 명목으로 외국환평형기금 예산을 받아 단기차입금 상환에 쓴 것이 드러나면서 외국환평형기금 예산이 대폭 줄었다. 최종 감액된 금액은 4654억 원이다.

대신 교육시설 개보수 예산이 2천억 원 늘었다. 학교 운동장 우레탄 교체, 격오지 여교사 관사 신축 등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예산이 사용된다. 이를 포함한 전체 증액 규모는 3600억 원이다.

추경 통과 과정에서 가장 진통을 겪었던 누리과정 지원예산이 교육시설 개보수 예산이라는 명목으로 증액된 것으로 보인다. 지방교육청이 교육시설 개보수 예산을 지원받으면 예산을 아껴 누리과정으로 발생한 부채발생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추경 합의에서 야당은 실리를, 여당은 명분을 챙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야당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여당을 배제하고 누리과정 지원 예산 6천억 원 증액을 통과시켰다. 여당은 강하게 반발해 추경 합의가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심야협상 끝에 교육시설 개보수 예산 2천억 원과 복지예산 1382억 원 증액에 여야가 합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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