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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가 제일' 워런 버핏 불공정거래로 뒤통수, '버핏 추종' 서학개미 화들짝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 2023-11-10 16: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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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오마하의 선각자’로 불리는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의 불공정거래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그를 추종하는 서학개미들의 투자패턴에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선행매매, 고점매도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최근 버핏의 발언과 그의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버크셔)의 포트폴리오를 유심히 들여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뢰가 제일' 워런 버핏 불공정거래로 뒤통수, '버핏 추종' 서학개미 화들짝
▲ 워런 버핏의 불공정거래 정황이 드러나면서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탐사 매체 프로퍼블리카(PROPUBLICA)가 워런 버핏의 불공정거래 의혹을 전날 보도한 뒤 CNBC, 비즈니스인사이더, 마켓워치 등 주요 언론들이 이를 옮기고 있다.

프로퍼블리카는 IRS(미국 국세청)로부터 유출된 자료를 분석해 버핏이 그동안 최소 3건의 불공정거래를 일삼은 정황을 포착했다. 

2009년 4월 버핏은 포츈지와 인터뷰에서 웰스파고에 대해 극찬했다. 버핏은 이보다 한 달 전인 3월에도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웰스파고를 긍정평가했고 이에 웰스파고 주가는 3월23일 24% 급등하기도 했다.

포츈지와 인터뷰가 게재된 뒤 버핏의 발언이 퍼져나갔고 투자자들이 ‘버핏 따라하기’에 동참하면서 웰스파고 주가는 4월21일~24일 동안 총 13% 상승했다.

그런데 4월24일 버핏은 2천만 달러(약 263억 원) 어치 웰스파고 주식을 개인 계좌에서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버크셔는 웰스파고 대주주 가운데 하나였다. 

버핏 자신이 작성한 버크셔 윤리강령에는 “버크셔가 보유한 종목을 임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보유할 수 없다”고 나와있다.

버크셔가 사거나 팔때마다 그 종목의 주가는 큰 영향을 받는데 버핏 등 임직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선행매매를 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다른 선행매매의 정황도 포착됐다. 

버핏은 2012년 10월 동안 개인계좌에서 존슨앤존슨 주식 3500만 달러어치를 매도했다. 이후 버크셔가 존슨앤존슨 비중을 지속적으로 매도하면서 존슨앤존슨 주가가 내렸는데 버핏은 손실을 피해갔다.

버핏은 그동안 “이해충돌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버크셔가 매매하는 주식은 개인계좌로 매매하지 않는다”고 강조해왔다.

이 밖에 월마트 주식에 대해서도 비슷한 매매를 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IRS의 자료를 종합하면 버핏은 최소 4억6600만 달러어치 주식을 2000~19년에 걸쳐 개인계좌에서 거래했다. 그러나 여기엔 매도 건만 기재돼 있어 향후 매수 건까지 밝혀지면 거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선행매매 건수가 더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앞서 버핏이 후계자로 삼으려던 데이빗 소콜도 비슷한 물의를 일으키며 약 1년 전 버크셔를 떠난 바 있다. 버크셔 내부 감사 결과 소콜의 내부자 거래 혐의는 확정됐다.

당분간 버핏은 위선자라는 비난을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버핏 자신이 ‘돈을 잃는 건 상관 없다, 그러나 평판을 잃지는 말아라’ 등 발언을 해왔기 때문이다.

국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버핏 따라하기’, ‘버핏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등 콘텐츠가 있을 정도로 버핏의 인기가 많은데 맹목적 따라하기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버핏의 기업 관련 발언 등에는 다른 의도가 숨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버핏의 언행 불일치는 종종 목격된다. 버핏은 그동안 가상화폐를 신랄하게 비판해 왔지만 버크셔의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성과가 좋았던 투자처가 가장자산 관련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최근 버핏의 행보와 버크셔의 주식 변동내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버핏은 올해 5월8일 연례 행사에서 “친환경 전환 정책 속도를 전시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버크셔의 최근 주식 변동 내역을 보면 전기차 관련 종목들은 대부분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가 제일' 워런 버핏 불공정거래로 뒤통수, '버핏 추종' 서학개미 화들짝
▲ 버크셔 헤서웨이는 2분기 제너럴모터스 비중을 크게 줄였다. < iStock >

버크셔는 올해 2분기 쉐브론, 제너럴모터스, 셀라니스(Celanese Corporation)의 보유 비중을 각각 기존 대비 7%, 45%, 39% 줄였다. BYD의 비중도 지난 10월25일 1% 줄였다. 

버핏의 위선자 논란이 거세지면 버크셔가 매수했던 종목들의 수급 기대감도 줄어들 수 있다.

버크셔는 전기차 관련 지분을 매각하고 건설 관련 종목들을 대거 사들였다. DR 호턴 5억9700만 주, NVR 1100주, 레나르(Lennar Corp.) 15만2천 주를 각각 매수했다.

은행주 캐피탈 원 파이낸셜의 지분도 기존 대비 25.69% 늘렸다. 버핏은 4월12일 미국 은행위기 당시 ‘더 많은 은행이 파산할 수 있다’며 우려섞인 발언을 한 바 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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