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는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을 더해 가전과의 연결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은 스마트폰과 가전의 상호연결성에 기반한 시너지를 통해 소비자들을 묶어두는 전략으로 모바일 기기 사이 소프트웨어 연결을 중심으로 한 애플 생태계에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이 애플 생태계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전자>
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노 사장은 갤럭시S24에 생성형 인공지능을 적용함으로써 가전을 제어할 때 활용될 수 있는 음성인식과 메시지 기능을 고도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T전문매체 안드로이드 오소리티는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갤럭시S24 시리즈에 생성형 AI를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생성형 AI 기술은 음성인식과 메시지 등 스마트폰 핵심 기능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은 갤럭시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성능을 개선해 가전 연결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스마트폰과 가전에 탑재되는 음성인식비서인 빅스비에 생성형 AI를 접목함으로써 기능을 대폭 개선할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 스마트폰은 기존에도 삼성전자 가전을 구동할 수 있었지만 생성형 AI 접목을 통해 더욱 복잡한 명령을 가전에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특징은 점차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이용자의 요구에 맞춰 가전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갤럭시 스마트폰과 가전 사이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일례로 사용자가 삼성전자TV로 영화를 감상하던 가운데 다른 가전이 알람을 울리며 방해할 수 있다. 이때 갤럭시 스마트폰에 “하이 빅스비, 멈춰”라고 말하면 두 기기 모두 사용자의 음성에 반응하지만 빅스비는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TV 재생을 멈추지 않고 가전의 알람만 꺼주는 식이다.
모바일 기기와 가전의 시너지는 갤럭시 스마트폰 자체의 고객맞춤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갤럭시 스마트폰에 고객맞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 상무는 3분기 실적발표 뒤 컨퍼런스 콜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사용해 갤럭시 스마트폰 등 사용자 개개인의 사용패턴과 선호도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2024년부터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성형 AI는 고객에게 맞춤형 기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대규모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스마트폰만으로는 데이터 수집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기능과 형태가 다양한 삼성전자의 가전은 갤럭시 스마트폰이 고객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다채로운 고객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삼성전자 가전 사이의 연결성이 제공하는 시너지는 스마트폰 고객을 갤럭시 생태계에 묶어두는 락인(Lock-in)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가 다른 스마트폰업체 제품으로 이탈하면 삼성전자 가전과의 시너지를 온전히 누리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가진 거대한 가전 고객층은 이런 시너지 전략을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가전 연동 관련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의 이용자를 2022년 9월 기준 약 2억3천만 명에서 2027년 5억 명까지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갤럭시S23 시리즈.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 스마트폰의 가전 연동성과 대규모 삼성 가전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애플이 모바일 기기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구축하고 있는 생태계에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
노 사장은 과거 공식석상을 통해 애플이 모바일 기기로 구축한 생태계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애플 모바일 기기는 강력한 소프트웨어 기능에 기반해 기기간 작업이 끊김없이 이어지는 연속성을 제공해준다. 이러한 연속성은 단단한 고객 묶어두기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2023년 4월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아이폰 이용자 가운데 스마트워치 소유자 80% 가량이 애플워치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해 스마트폰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를 놓고 매튜 오르프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연구원은 “아이폰 사용자는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의 뛰어난 상호연결성에 주목해 애플 제품을 채택할 가능성이 다른 브랜드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애플워치를 착용하고 있으면 암호입력없이 아이폰의 잠금을 해제하는 등 편의성을 제공해준다.
다만 애플 생태계는 가전으로 확장될 수 없다는 점에서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한계는 생성형 AI의 부상과 함께 부각되고 있다.
정재연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팀장 부사장은 10월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개발자 컨퍼런스(SDC 2023)에서 “집에서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때 음성인식비서 빅스비에 물어보면 TV가 울리며 스마트폰의 위치를 알려주는 등 모바일 기기와 가전이 연결되면서 시너지를 제공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IT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가전 등은 모두 스마트싱스를 통해 통신한다”며 “노태문 사장은 더 강력하고 원활한 기기연결성을 계속해서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