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공매도 거래가 전면 금지된 첫날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나란히 급등했다.
코스피지수가 5% 이상 오르며 단숨에 2500선 위로 올라섰다. 코스닥지수도 7%대 급등세를 보이면서 코스닥시장에 3년 반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첫날인 6일 국내증시가 일제히 급등했다. <연합뉴스> |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134.03포인트(5.66%) 상승한 2502.37에 장을 마쳤다. 지수가 2500선 위로 올라선 것은 9월22일 이후 한 달 반만의 일이다.
특히 이날 상승폭(134.03포인트)은 코스피지수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상승률(5.66%) 기준으로도 2020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날 발표된 공매도 전면 금지 결정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날부터 2024년 6월 말까지 모든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가운데 외국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숏 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억지로 주식을 사 갚는 것) 성격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폭을 추가로 키웠다.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가 7109억 원어치, 기관투자자가 2004억 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하면서 강세를 이끌었다. 개인투자자는 912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그동안 공매도 압력이 강했던 2차전지 업종이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이 업종이 상승했으나 상승 강도는 차별적이었다”며 “2차전지, 헬스케어, 일부 민감주 등 공매도 잔고가 많은 종목군이 초강세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2위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22.76%)이 20% 이상 움직일 정도로 2차전지주 상승폭이 컸다. 포스코홀딩스(19.18), 삼성SDI(11.45%) 주가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LG화학(10.62%) 주가도 많이 올랐다.
활기가 시장 전반에 퍼지면서 시가총액 주요종목이 일제히 상승했다. 삼성전자(1.87%), SK하이닉스(5.72%), 삼성바이오로직스(3.83%), 삼성전자우(1.06%), 현대차(2.60%), 네이버(2.49%) 주가가 올랐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7% 이상 올랐다. 2차전지 영향력이 큰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57.40포인트(8.39%) 급등한 839.4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는 급등에 따른 사이드카(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란 증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로 주식시장이 급등락할 때 발동된다. 코스닥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2020년 6월16일 이후 3년 반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코스닥시장에도 외국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숏 커버링 매수세가 들어왔다. 외국인투자자가 4702억 원어치를 홀로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는 4877억 원어치, 기관투자자는 63억 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공매도 잔고 비중이 컸던 2차전지 업종이 일제히 상승 랠리를 펼쳤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 2위인 에코프로비엠(30.0%)과 에코프로(29.98%)가 나란히 상한가까지 급등했다. 포스코DX(27.0%), 엘앤에프(25.30%) 주가도 20% 이상 크게 움직였다.
마찬가지로 공매도 압력이 높았던 헬스케어 종목 주가가 많이 올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5.95%), HLB(14.38%), 알테오젠(4.51%) 등 주가가 상승했다. 경기 민감주인 로봇주 레인보우로보틱스(14.36%)도 급등했다.
이 밖에 JYP엔터테인먼트92.76%), 펄어비스(5.45%)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모두 상승했다.
외국인투자자 순매수세와 최근 달러 강세 완화흐름에 힘입어 따라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다.
이날 환율은 직전 거래일보다 25.1원 크게 내린 1297.3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밑돈 것은 8월3일 이후 약 3달 만의 일이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