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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진행 주시, 김상열 항공 진출 꿈 여전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3-11-03 16: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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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의 항공산업을 향한 열망이 예상 밖의 모습으로 결실을 맺을 수도 있어 보인다.

호반그룹은 최근 하림그룹 계열사 팬오션에 팔았던 한진칼 지분을 다시 사오면서 한진칼 2대주주에 올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이뤄지면 호반그룹은 한국 초대형 항공사(메가캐리어) 대주주로 항공업계에서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건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진행 주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14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상열</a> 항공 진출 꿈 여전
김상열 호반장학재단 이사장 겸 서울미디어홀딩스 회장이 꿈꾸는 항공산업 진출이 결실을 맺을 수도 있다

3일 항공업계 안팎에 따르면 전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 분리매각을 안건을 가결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합병을 두고 현재 유럽연합과 미국, 일본의 심사만 남겨두고 있는데 유럽연합의 요구였던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조건을 성사시키면서 최대 난관을 넘었기 때문이다.

호반그룹은 2023년 6월30일 기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11.6%를 보유하고 있다. 김 창업주는 이에 더해 최근 호반건설 자회사 호반호텔앤리조트를 통해 2022년 12월 취득금액과 비교해 손실 약 700억 원을 보고 팬오션에 매각했던 한진칼 지분을 다시 사왔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10월16일 이사회를 열고 한진칼 주식 390만3973주(5.8%)를 약 1628억 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율을 기존 11.6%에서 17.5%로 높이게 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18.74%)에 이어 두 번째로 지분이 많다.

조원태 회장은 현재 델타항공(14.9%)과 한국산업은행(10.58%) 등을 우호세력으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호반그룹은 이번 한진칼 지분 추가 취득으로 그동안 공개적으로 밝혀왔던 ‘단순투자’를 넘어 세계적 규모 항공사인 대한항공 경영 등에 관여할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하면 매출 20조 원 규모, 세계 7위 규모의 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2022년 연결기준 매출이 14조961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매출이 6조2067억 원 규모다.

2022년 기준 아시아나항공 매출의 53.1%를 차지했던 화물사업을 매각하더라도 한국 양대 국적사의 합병은 단순 매출 규모를 넘는 의미가 있다. 

한국항공협회 항공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년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운송실적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국 전체 국적사의 31%, 63% 수준을 차지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산하 LCC(저비용 항공사)까지 더하면 비중이 더 커진다.

업계 일각에서는 호반그룹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LCC에 눈독을 들이고 있을 가능성도 다시 언급된다.

이는 2022년 호반건설이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 940만 주(13.97%)를 5640억 원에 사들여 2대 주주에 올랐을 때부터 나왔던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다.

대한항공은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호반건설이 애초 이 LCC를 사들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한진칼 지분투자에 나섰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기업결합 작업이 마무리되면 자회사 3곳을 통합해 하나의 통합 브랜드 LCC로 출범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022년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카타르 도하를 방문해 항공전문지 플라이트 글로벌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통합 LCC 브랜드는 진에어, 통합 LCC 허브공항은 인천공항으로 할 계획”이라는 구체적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호반그룹은 앞서 2014년 금호산업 보통주 171만4885주(5.15%)를 사들인 뒤 다음해인 2015년 금호산업 인수전에 나서기도 했다는 점에서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취득이 단순 투자는 아니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호반그룹은 금호산업 지분을 취득할 때도 단순히 여유자금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김 창업주는 그동안 항공산업 진출에 꾸준히 의지를 보여왔다.

호반건설은 2015년 3월 아시아나항공을 거느린 금호산업 인수전에 그룹 계열사와 단독 입찰 계획을 내놓았고 같은 해 4월 금호산업 본입찰에도 유일하게 참여했다.

호반건설은 당시 채권단이 기대했던 가격보다 낮은 금액(6007억 원)을 써내 인수는 불발됐다. 김 창업주가 앞서 금호산업 인수자금으로 1조 원도 문제없다고 말한 점을 고려하면 마지막에 발을 뺀 것으로 풀이됐다.
 
호반건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진행 주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14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상열</a> 항공 진출 꿈 여전
▲ 2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 분리매각을 안건을 가결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다만 김 창업주는 금호산업 인수전 과정에서 항공산업 진출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김 창업주는 2015년 3월20일 대한상의 임시의원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해서 (끝까지 참여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완주 의사를 보였다.

호반그룹은 그 뒤로도 2019년 아시아나항공, 2020년 이스타항공이 매물로 나왔을 때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등 항공사 인수합병시장에서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호반그룹은 1989년 광주에 토대를 둔 지역건설사로 출발했다. 2000년대 후반 호남지역 주택도급사업과 동탄, 판교, 광교 등 신도시 공공택지 개발사업을 통해 주택사업을 키우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호반그룹은 2017년에는 대기업 반열에 올라섰고 2021년 공정자산총액이 10조 원을 넘어서면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2023년 국토부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0위에 들면서 10대 건설사에 합류하기도 했다. 

다만 호반그룹은 여전히 건설업 계열사인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김 창업주는 2019년 호반그룹 창립 30주년을 맞으면서 "소비자의 생활과 공간 관련 분야에서 더 다양한 사업을 펼치겠다"며 건설 외 다른 분야로 사업다각화에 힘을 실었다.

호반그룹은 2021년 대한전선을 인수해 해외 건설인프라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고 2022년 한진칼 지분투자에 나섰다. 그 뒤로도 두산공작기계 인수전,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전 등에 이름을 올렸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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