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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인수 뛰어든 ‘제2의 머스크’ 오스틴 러셀, 러시아 뒷배 의혹 발목 잡혀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11-03 16: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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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인수 뛰어든 ‘제2의 머스크’ 오스틴 러셀, 러시아 뒷배 의혹 발목 잡혀
▲ 오스틴 러셀 루미나 테크놀로지 CEO가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IT 가전 전시회 CES2023에서 자사 자율주행 센서가 탑재된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의 차량 '라이징오토(Rising Auto) R7' 앞에 서 있다. <루미나 테크놀로지>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던 오스틴 러셀 루미나 테크놀로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포브스 측에 인수거래 마감일을 늦춰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자금으로 포브스를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미 규제 당국의 의혹 때문에 러셀 CEO가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루미나 테크놀로지를 창업할 당시 러시아 기업인으로부터 대규모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러셀 CEO의 과거 행적이 재조명되고 있다. 

2일(현지시각) 미국 악시오스에 따르면 러셀 CEO의 변호사 대리인단은 11월1일로 예정됐던 인수거래 마감일을 2주 정도 연장해 달라고 현재 포브스의 대주주인 IWM(Integrated Whale Media)에 요청했다. 

러시아 관련 자본이 대거 포함된 투자자 그룹이 영향력 있는 매체를 인수하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러시아측 자금이 대거 투입된 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러셀 CEO가 미국에서 국가 차원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는 러셀 CEO가 포브스를 인수하는 거래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는 안보를 위협하는 기업 거래를 조사할 권한을 가진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은 외국인투자위원회에 포브스 인수 거래를 조사하라는 촉구 서한을 보내면서 “미국의 주요 언론 매체가 러시아 등 국가와 연계된 기업에 의해 운영되도록 하는 것은 미국에게 최선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의 10월20일자 보도에는 인수 과정에 러시아 기업인이 개입한 정황이 더욱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 기업인 마고메드 무사예프가 지난 6월 미국 뉴욕에서 지인들과 나눈 대화를 담은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녹취록에는 무사예프가 “포브스를 인수한 건 바로 나”라고 말한 내용이 담겨 있다. 
 
포브스 인수 뛰어든 ‘제2의 머스크’ 오스틴 러셀, 러시아 뒷배 의혹 발목 잡혀
▲ 오스틴 러셀 루미나 테크놀로지 CEO가 6월13일 미국 뉴욕시에서 러셀 CEO(좌측)가 포브스의 최고홍보책임자(CCO) 랜달 레인과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포브스 유튜브 갈무리>
무사예프는 오스틴 러셀이 CEO로 있는 루미나 테크놀로지에 시드자금 2천만 달러(약 264억4330만 원)를 제공한 인물이다. 러시아 정부와 밀월관계에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4월 러시아 관련 자본이 포브스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가 미국 정부의 제동으로 무산된 적이 있는데 무사예프가 러셀 CEO를 ‘바지사장’으로 앞세우고 러시아 자본이 미국 주요 미디어를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악시오스와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그려진 러셀 CEO의 모습은 ‘자수성가로 큰 돈을 벌어 포브스를 인수한다’던 과거 보도들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러셀 CEO는 20대 약관의 나이에 루미나 테크놀로지를 상장시키며 억만장자에 올랐다. 

루미나 테크놀로지가 보유한 자율주행 기술이 세계 최고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기술과 대비되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비견되기도 했다. 

그는 천재 창업가로도 각광받던 인물이다. 

15살 무렵부터 스프링클러의 물을 재사용하는 지하수 재사용 시스템으로 특허를 출원하는 등 어릴 때부터 기술 분야에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루미나 테크놀로지를 창업해서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센서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한 나이는 17살,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물리학과 1학년에 재학할 때였다. 

창업가를 지원하는 장학재단 ‘피터 틸 프로그램‘에서 학교를 중퇴하는 조건으로 10만 달러(약 1억3200만 원)를 지원받아 학교를 나온 뒤 회사를 차렸다. 
 
포브스를 인수한 이유도 악시오스와 워싱턴포스트의 보도 내용과는 사뭇 달랐다. 

러셀 CEO는 “포브스는 브랜드와 미디어 업계에서 내가 늘 존경하는 미디어였다”며 인수 후 포브스 경영에 참여하는 대신 자선 사업에만 관여할 것으로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주요외신은 천재 창업가의 미디어 구매 스토리 뒤편에 어떤 흑막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러셀 CEO는 포브스 인수 거래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자금 출처를 묻는 워싱턴포스트의 질문에 “공개하지 않을 법적 의무가 있다”며 정확한 투자 내역을 알리지 않았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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